글로벌 디지털자산 투자 업체 그레이스케일이 자사가 운용하는 340억 달러(약 38조2천억원) 규모 비트코인 신탁을 상장지수펀드(ETF)로 전환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그레이스케일의 비트코인ETF 전환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승인을 받을 경우, 금값 연동 ETF 상품인 GLD에 이어 두 번째로 규모가 큰 상품 연동 ETF가 된다.
5일(현지시간) 그레이스케일은 블로그를 통해 자사 비트코인신탁 상품 'GBTC'를 ETF로 전환하는 데 100% 전념할 계획임을 명확히 밝힌다고 밝혔다.
그레이스케일은 디지털커런시그룹(DCG) 자회사로 디지털자산관리 분야에사 선구자적인 업체다. 2013년 비트코인 신탁 상품을 출시한 이후 이더리움 신탁 'ETHE' 등을 추가해 현재 다양한 암호화폐 투자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미국 규제 당국이 비트코인 ETF를 승인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레이스케일이 제공하는 비트코인 신탁 상품은 주식 시장의 투자자들이 손쉽게 비트코인에 투자할 수 있는 방법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그레이스케일은 투자자들이 주식 거래에 사용하는 계정을 통해 자사 비트코인 신탁 상품을 구매할 수 있게 지원하고 있다.
그레이스케일은 비트코인 신탁 상품을 ETF로 전환하게 되면, 투자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현재 비트코인 신탁 투자자들은 2차 시장에 보유한 지분을 판매하면 6개월 간 기다려야 하지만, ETF 투자자의 경우 이런 제한 없이 바로 처분 가능하다는 게 가장 큰 이점이다.
또, 이런 구조 때문에 비트코인 신탁은 실제 비트코인 가격에서 '프리미엄'이나 '디스카운트'가 발생하기 쉬운데, 이는 투자자가 암호화폐의 가격을 추종하는 상품에 투자하고자 하는 경우에 적절하지 못하다. 반면, ETF는 실제 암호화폐와 암호화폐 기반 상품 간 가격 격차가 즉시 조정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그레이스케일의 비트코인ETF가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의 승인을 얻을 경우, 개인, 금융업 종사자, 기관투자자들이 쉽게 '증권 형태'로 된 비트코인 투자에 접근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비트코인ETF로 전환에 성공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미국 SEC가 비트코인ETF에 우호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SEC는 가격변동성이 크고 시장 조작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는 이유로 현재까지 모든 비트코인 ETF 승인 요청을 거절해 왔다.
캐나다 등 주변 국가에서 비트코인ETF를 승인한 사례가 있는 만큼, 미국SEC가 입장을 변경할 가능성도 있다. 캐나다는 지난 2월 첫 번째 비트코인ETF 상품인 BTCC를 승인했다. BTCC는 출시 2개월 만인 현재 12억 달러의 자금이 몰렸다.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신탁이 ETF로 전환될 경우, 상품 ETF 시장에서 상당한 지위를 차지할 전망이다. GBTC의 규모는 580억 달러 규모의 'SPDR 골드트러스트(GLD)'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상품ETF가 된다. 주간 거래량 측면에서도 'SPDR 골드트러스트', 아이셰어스 실퍼트러스트(SLV)에 이어 세 번째로 유동성이 높은 상품 ETF에 이름을 올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