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서만 보던 모습이 실제로 눈앞에 펼쳐졌다. '오큘러스 퀘스트2'를 쓰고 스페이셜 앱에 접속하니 각지에서 모인 간담회 참석자들을 볼 수 있었다. 실제 얼굴을 본 따 만든 아바타가 사용자에 따라 움직였고, 가상 공간 안에서 함께 프레젠테이션을 보거나 회의를 들으며 메모장을 작성할 수도 있었다.
페이스북코리아가 6일 자사 VR 기기인 오큘러스 퀘스트2를 활용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VR을 통해 기자간담회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페이스북은 오큘러스를 통해 VR과 AR(증강현실)에 대해 진심인 모습을 보여줬다. 이미 다양한 오큘러스 시리즈로 VR을 대중화시키고 있고, 스파크AR 플랫폼을 통해 AR을 활용한 마케팅 사례들을 늘리고 있다.
이날 정기현 페이스북코리아 대표는 더 많은 사람들이 VR과 AR을 접할 수 있도록 오큘러스와 같은 기기를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려고 노력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오큘러스가 VR 확산을 위한 매개체가 되길 바라는 희망인 것이다. 아직은 초기 단계이지만, VR과 AR이 일상 생활에 들어오며 접근성이 높아지길 바란다는 설명이다.
정 대표는 "사람 자체가 디바이스가 되는 플랫폼을 꿈꾸고 있다"며 "사용자들의 움직임을 파악하는 동시, 맥락도 파악해 사용자들의 의도대로 인터페이스가 구현되게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 자리에는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VR·AR 협업 플랫폼 기업인 스페이셜 이진하 공동창업자겸 CPO도 자리했다. 그는 뉴욕에서 오큘러스를 통해 간담회에 참석해 VR·AR의 미래에 대해 설명했다.
스페이셜은 모든 VR·AR 기기에서 작동하는 혼합현실 협업 플랫폼이다. 스페이셜을 통해 사용자들은 한 공간에 모여 회의를 진행할 수 있다. 특히 이 안에서 문서 작업, 3D모델, 프레젠테이션을 만들 수 있어 영화에서 많이 봐온 가상 공간의 회의를 직접 경험해볼 수 있다.
이날 이진하 CPO는 "4년 전, 컴퓨터 기술의 핵심은 연결을 넘어 협업이라고 생각하며 창업을 했다"며 "여러 환경에서 시간과 공간 뛰어넘어 함께 일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스페이셜은 코로나19 확산 이후로 좀 더 대중화됐다고 할 수 있다. 사용량은 코로나19 이전에 대비해 130배 늘고, 사용시간은 900만분을 돌파했다.
이 CPO는 "영상 회의 플랫폼은 한 한 공간에 모인 것 같은 느낌을 덜 주는데, 스페이셜은 함께 앉아 일하는 느낌을 준다"며 "사진 한 장으로 뉴럴 네트워크 엔진을 통해 나와 똑 닮은 아바타를 만들 수 있다는 것도 특징이다"고 말했다.
그는 "일을 혁신하자는 의미에서 시작했는데, 구성원들의 참여를 유발한다는 의미에서 효과적인 플랫폼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오큘러스 퀘스트 2 해상도가 뛰어나기 때문에 텍스트를 읽을 수 있는 능력이 뛰어나 도움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로 인해 이러한 VR·AR플랫폼이 반짝 뜨는 것이 아닐까라는 우려에 이 CPO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VR은 이미 중요한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오큘러스 퀘스트의 판매 속도만 봐도 알 수 있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스마트폰만큼 일정한 가치를 주는 플랫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VR 기기가 앞으로 더 가벼워지고 쓰기 편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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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CPO는 VR이 대중화되면서 채용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예측했다. 그는 "회사가 선택할 수 있는 인력 풀이 넓어지고 많아질 수 있다"며 "회사로 출근할 수 있는 직원을 뽑아야 한다는 개념이 사라지게 되고, 원격 근무가 더 활성화될 수 있다"고 봤다.
정 대표 또한 "페이스북이 올해 하반기 내 안경 형태의 AR 기기를 공개할 계획인데, 개선된 디바이스를 통해 VR 공간의 잠재력이 커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재택근무에 익숙해진 직원들은 사무실 출근이 풀렸음에도 불구하고, 집에서 근무를 선호하기도 한다. 원격 근무가 활성화되면서 VR을 통한 근무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