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VR) 헤드셋 기기 ‘오큘러스 퀘스트2’가 없어서 못 구하는 물건이 됐다. 한정판으로 나오는 명품처럼 중고 제품이 정가보다 비싸게 거래된다. 제한 수량으로 판매가 시작되면 곧장 품절되기 일쑤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이 국내 유통권을 가진 페이스북의 최신형 VR 기기 오큘러스퀘스트2 판매가 품절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초 SK텔레콤 5GX 홈페이지, 11번가, 원스토어 등에서 첫 판매를 시작했을 때 약 1만대로 추산되는 물량이 사흘 만에 모두 팔렸다. 지난 4일 오후 다시 판매가 이뤄졌으나 준비된 물량이 5분도 지나지 않아 품절됐다.
■ 없어서 못 파는 VR 헤드셋
오큘러스퀘스트2의 경우 전작보다 성능이 월등히 좋아진 반면 가격을 낮춰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도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국내 공급 물량이 수요를 못 쫓아가는 상황이다. 때문에 한정된 수량이 판매되면 곧장 물건이 동나는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시장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오큘러스퀘스트2 인기가 높다는 점은 중고 거래에서 나타난다. 미개봉 제품이더라도 중고품은 가격이 싸야하는데 오히려 웃돈을 얹어 거래되는 현상도 빚어지고 있다.
과거 국내에 애플 아이폰이 처음 도입됐을 때 예약 차수에 따라 한참을 기다려 구입했던 것과는 다른 분위기다. 오히려 최근 닌텐도를 구하지 못해 더 비싼 값을 치루고 구매하는 이들이 줄을 선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2차 판매 물량을 구입한 한 소비자는 “아마존같이 해외를 거쳐 직접 구입하는 가격보다 싸고, 국내 공식 판로에서 1년 AS(사후서비스)가 있기 때문에 물량이 풀리기만을 기다렸다”면서 “41만4천원에 구입한 제품인데 중고 시장에서 40만원 후반대까지 거래되고 있다”고 말했다.
■ 새로운 콘텐츠 플랫폼 시장수요 확인
이와 같은 제품의 인기가 VR 콘텐츠의 대중화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전체 판매 수량이 많지는 않지만 VR 헤드셋 기기에 대한 시장 수요를 확인시켰기 때문이다.
VR과 같은 실감 콘텐츠의 경우 시장 수요가 분명하지 않아 게임 개발사 등이 적극적으로 나서는데 한계가 있었다. 새로운 디바이스를 갖추고 완전히 새로운 플랫폼을 통해 이용해야 하는 만큼 이른바 진입장벽을 넘어야 새로운 이용자 생태계가 조성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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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오큘러스퀘스트2의 판매 인기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이목을 끈다. 동시에 VR 콘텐츠 이용 확산 속도에도 불이 붙을지 관심이 쏠린다. 마치 스마트폰이 도입된 이후 모바일 앱 생태계가 조성된 것처럼 VR도 같은 흐름을 보일지 주목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콘텐츠 개발사 한 관계자는 “VR의 단점으로 꼽히는 어지럼 등의 문제를 오큘러스퀘스트2가 많이 줄였기 때문에 국내에 유통되기 전부터 얼리어답터 중심으로 입소문 마케팅 효과가 있었다”면서 “판매 인기에 걸맞는 콘텐츠를 많이 만들어내는 선순환 구조를 갖추는 게 최우선 과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