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vs 테슬라…빠른 전기차 충전 인프라 대결

현대자동차그룹과 테슬라가 속도 빠른 전기차 충전소 구축에 경쟁적으로 나섰다. 현대차그룹은 한국도로공사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전국 주요 고속도로 휴게소에 초급속 충전소를 구축하고 있고, 테슬라는 쇼핑몰 중심으로 기능을 업그레이드한 슈퍼차저 충전소 설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초고속 전기차 충전소 브랜드를 ‘E-Pit(이-핏)’으로 정했다. 빠르고 편안한 프리미엄 전기차 충전소라는 뜻이다.

E-pit 충전소는 다음 달 전국 12개 고속도로 휴게소에 우선 설치될 예정이다. 2019년 12월 현대차그룹이 도로공사와 전기차 충전소 설치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은지 1년4개월만이다.

26일 직접 찾은 경부고속도로 안성휴게소 부산방향과 서울방향은 모두 E-pit 충전소 건설이 한창이었다. 충전소와 휴게소 건물을 가까이 배치한 점이 특징이다.

준공을 앞 둔 안성휴게소 서울방향 내 현대차그룹 E-pit 전기차 충전소

현대차그룹 초급속 전기차 충전소 E-pit 가상 이미지 (사진=현대차그룹)

안성휴게소 서울방향은 충전기와 케노피, 전광판 등의 공사는 마무리 단계였다.

직접 확인해보니 충전소 케노피에서 충전기별 충전 가능 현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초급속 뿐만 아니라 급속충전도 가능한 곳도 표기됐다. 현대차는 최근 800V 고전압 초급속 충전소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 E-pit 충전소와 현대 EV스테이션 강동 등이 800V 고전압 충전을 지원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800V 충전을 지원하는 현대차 아이오닉 5와 기아 EV6 등은 초급속 충전기를 이용하면 배터리 0에서 80%까지 18분 이내에 충전할 수 있다.

충전기 사용 공간이 꽉 차면, 충전소 전광판은 다음 사용 고객을 위한 번호표를 배부받을 수 있다는 안내를 한다. 번호표를 받으면 자신의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는 예측 시간을 파악하는데 큰 도움될 전망이다.

안성휴게소 부산방향은 아직 충전기 설치가 되지 않았다. 이곳은 4월 30일까지 준공을 한다는 계획이다. 직접 이곳을 살펴보니, 휴게소 흡연구역과 거의 인접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앞으로 이 문제는 현대차그룹 E-pit 충전소 운영에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공사가 진행중인 안성휴게소 부산방향 내 현대차그룹 E-pit 충전소. 충전소 근처에 흡연구역이 있어 향후 관리의 최대 난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테슬라코리아는 여건 상 고속도로 휴게소 안에 슈퍼차저를 설치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슈퍼차저를 이용해야 하는 테슬라 차량 고객은 추가로 고속도로 톨게이트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테슬라는 고속도로에 인접한 대형 쇼핑몰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오는 31일 롯데프리미엄아울렛 기흥점, 일산 N2워시 세차장,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 등에서 성능을 개선한 V3급 슈퍼차저 운영을 시작으로 전국 24곳에 V3 슈퍼차저를 설치할 계획이다.

롯데프리미엄아울렛 기흥점 내 테슬라 V3 슈퍼차저는 지하3층 주차장에 위치했다. 이곳 지하주차장 입구가 곧바로 지하3층과 연결되기 때문에, 통로를 올라가거나 내려갈 필요가 없다. 충전소 근처에 화장실이 있고,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면 식당가와 바로 연결된 점이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