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동차 배터리 시장에서 국내 3사(LG화학·SK이노베이션·삼성SDI)가 모두 두 자릿수 이상 성장세를 기록하며 시장 입지를 굳히고 있다. 3사 점유율 합계는 지난해 16.2%에서 올해 35.1%로 두 배 이상 상승했다.
5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LG화학은 지난 8월까지 글로벌 시장에 판매된 전기자동차 배터리 점유율 순위에서 1위 자리를 지켰다.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도 각각 4위와 6위를 기록해 3사 모두 상위 10위권 내를 유지했다.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 넘게 증가한 15.9기가와트시(GWh)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용량은 4.1GWh와 2.7GWh로 나타났다.
LG화학은 주로 테슬라 '모델3(중국산)', 르노 '조에', 포르쉐 '타이칸 EV' 등의 판매 호조가 성장세를 이끌었다.
삼성SDI는 아우디 'E-트론 EV', 포드 '쿠가 PHEV', BMW '330e' 등의 판매 증가에 힘입어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SK이노베이션은 기아차 '니로 EV'와 '쏘울 부스터', 현대차 '포터2 일렉트릭'의 판매량 상승 효과가 컸다.
2·3위 업체인 중국 CATL과 일본 파나소닉의 시장 점유율은 감소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주요 시장인 중국·미국을 중심으로 전기차 수요가 줄어든 것이 작용했다. 다만, 감소폭은 3분기 들어 점차 줄어드는 양상이다.
특히 주목할 것은 최상위 업체들과 하위 업체 간 격차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8월까지 국내 3사를 포함한 톱6 업체의 점유율 합계는 84.1%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1%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김광주 SNE리서치 대표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특정 상위 업체들의 시장 지배력이 갈수록 커지면서 업계 전반에 양극화 현상이 점차 심화하고 있다"며 "비주류 업체나 신생 업체가 새롭게 시장 입지를 구축해 나가는 것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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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올해 8월까지 차량 등록된 전기차 배터리 에너지 총량은 64.7GWh로 전년 동기 대비 9.9% 감소했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에 국내 3사가 꾸준히 선방하면서 오히려 이들이 점차 본격적인 고성장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도 제기된다"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시장 흐름을 지속적으로 면밀히 관찰하면서 기반 경쟁력을 배양히고 성장 동력을 점검하는 것이 주요 과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