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처럼 전염병 유행을 예보할 수 있다면?

전염병 조기경보 시스템 '마이크로소프트 프리모니션'

컴퓨팅입력 :2020/09/24 11:30    수정: 2020/09/24 13:42

전지구적으로 새로운 전염병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새로운 바이러스는 인간뿐 아니라 동물과 나무의 생명을 위협하며 지구 상 모든 생명체를 괴롭힌다. 날씨 예측처럼 전세계 각지에서 발생할 전염병을 예측할 수 있다면 어떨까. 이 꿈같은 질문에 답을 내놓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가 위대한 도전을 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2일(현지시간) 온라인으로 개최한 '이그나이트2020' 컨퍼런스에서 병원체 유행을 예측해 새 질병의 유행을 사전차단하도록 하는 질병 조기경보 시스템 '마이크로소프트 프리모니션(Premonition)'을 공개했다.

마이크로소프트 프리모니션의 로봇 스마트트랩

2016년 처음 시작된 마이크로소프트 프리모니션은 기상 예측에서 힌트를 얻었다. 기상예측은 세계 각지에 광범위한 기상 관측 장치를 설치하고, 고성능 컴퓨터로 데이터를 분석해 날씨 변화를 전망한다.

마이크로소프트 프리모니션은 지구 생물군계나 주변 생명체에서 미생물, 바이러스, 질병을 옮기는 동물 등의 분포와 진화를 예측한다. 날씨예보 시스템처럼 생물군계 모니터링을 위한 센서를 대규모로 배포하고, AI로 감시해 병원체를 일찍 발견하고, 대규모 전염병 유행 전 발병을 예측하는 것이다.

에단 잭슨 마이크로소프트 프리모니션 수석 디렉터는 "마이크로소프트 프리모니션은 알려진 병원체에 반응하는 것에서 지속적으로 진화를 찾아내는 것으로 패러다임을 바꾼다"며 "이런 신호는 잠재적 위협을 조기에 발견하고, 더 빠르게 대응해 바이러스 발생 전에 새로운 개입을 개발하도록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에단 잭슨 마이크로소프트 프리모니션 수석 디렉터

프리모니션은 로봇 감지 플랫폼과 인공지능, 예측 분석, 클라우드 규모의 균유전체학 등을 결합해 모기처럼 질병을 옮기는 존재를 자동으로 모니터하고, 로봇으로 환경 샘플을 수집해 생물학적 위협이 있는지 유전체를 검사하는 고급 조기 경보 시스템이다.

날씨 예측과 마찬가지로 분석 파이프라인은 클라우드 규모의 컴퓨팅을 사용하고, 마이크로소프트 애저에서 애저 IoT, 애저 데이터레이크의 최신 기능을 활용한다. 현재 프리모니션의 파이프라인은 생물학적 위협에 대해 환경 샘플에서 80조 염기쌍 이상의 게놈 불질을 스캔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프리모니션으로 수집된 데이터를 통합하고 분석하는 데 애저를 사용하는 '마이크로소프트 프리모니션 클라우드'를 새로 선보였다. 이 서비스는 조기접근프로그램을 통해 수주일 내 외부에서 사용 가능해진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신종 전염병의 약 60~75%는 동물에서 사람으로 이동하는 병원균에 의해 발생한다"며 "지카, 뎅기열, 웨스트나일 등과 최근의 코로나19 같은 바이러스가 포함된다"고 밝혔다.

2016년 미국에서 지카 바이러스가 등장할 때까지 마이크로소프트의 프리모니션팀은 새로운 모니터링 접근방식을 연구중이었다. 이 팀은 빠르게 작은 프로토타입을 생산했다. 원형 고층 콘도를 축소한 모형처럼 생긴 이 프로토타입 장비는 로봇 스마트트랩이다. 로봇 스마트트랩은 모기를 유인해 자율적으로 식별하고, 포획하도록 설계됐고, 방대한 데이터를 공중 보건 관리당국에 제공한다. 이 장치의 목표는 질병을 전염시키는 모기가 언제, 어디에 있을 지 결정하도록 돕는 것이었다.

프리모니션 프로젝트의 로봇 스마트트랩을 설치하는 모습

텍사스 휴스턴시 해리스카운티는 마이크로소프트 프리모니션을 초창기에 배포했다. 해리스카운티 공중보건 당국은 마이크로소프트 프리모니션 파트너십을 확장해 진일보한 생물위협 탐지 네트워크를 구축할 예정이다.

존스홉킨스대학교 분자미생물학 및 면역학 교수이자 곤충학자인 더글라스 노리스는 마이크로소프트 프리모니션의 영향을 설명하면서 '게임 체인지'라고 했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노리스 교수는 "모기 관련 질병 치료와 관련해 지금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은 반응적(reactive)"이라며 "수많은 모기를 발견하면 스프레이를 많이 뿌리는 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예측 시스템이 있다면, 며칠 안에 모든 데이터와 모델을 바탕으로 모기의 대량 발생을 알아내고 모기에게 물리기 전에 미리 치료하고 약을 살포해 공격할 수 있다"며 "그를 통해 질병 전염을 일으키는 모기떼의 공격을 받지 않게 된다"고 밝혔다.

노리스 교수는 "이것은 인간과 환경을 위한 더 건강한 접근 방식"이라며 "특히 코로나19가 전세계 공중 보건 부서의 인력과 예산한도 문제를 드러내는 상황에서 더욱 비용 효율적인 접근방식"이라고 덧붙였다.

마이크로소프트 프리모니션은 인간의 건강이 주위 환경에 달려있다는 생각을 강화화는 '원헬스'의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한다. 공중 보건 시스템이 개입의 효과와 다양한 접근 방식의 비용을 더 잘 측정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마이크로소프트는 강조했다.

잭슨 수석 디렉터는 "우리의 건강, 우리 사회와 경제의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부분의 존재는 작다"며 "모기와 진드기 같은 절지 동물이나 더 작은 미생물은 밀리미터, 마이크로, 나노미터 단위"라고 설명했다.

마이크로소프트 프리모니션의 로봇 감지 플랫폼은 이런 작고 보이지도 않는 위협의 데이터를 포착하고, 수집, 집계해 분석하도록 해준다.

잭슨 디렉터는 “오늘날 우리가 가지고 있는 모든 센서 네트워크는 데이터를 수집해 날씨를 예측하고, 전력망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해 부하를 분산하고 트래픽 정보를 수집해 예측할 수 있도록 하는 네트워크"라며 "실제 수백 수억 개의 센서인 모든 센서 네트워크는 이러한 중요한 종을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가 이야기하는 이러한 생명체는 기본적으로 전 세계에 배포한 모든 센서에 보이지 않는다"며 "우리 환경에 있는 존재에 대해 엄청난 사각 지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016년 지카 바이러스 전파가 극성을 부리던 기간 동안 해리스카운티는 10개의 로봇 스마트트랩을 훈련시켜 관련 모기를 식별하고, 선택적으로 포획했다. 정확도는 약 90%였다고 한다. 균유전체 분석을 통해 모기 표본에서 미생물과 바이러스를 탐지하고 그들에게 물린 동물의 유형을 확인했다.

업그레이드된 마이크로소프트 프로모니션 배포로 해리스카운티는 '지속적인 생물학적 상황 인식'을 제공하는 대규모 센서 네트워크를 갖게 된다. 해리스카운티 공중보건 우마이르 샤흐 박사는 “지도를 보고 현재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며 "날씨에 비유하면 현재 존재하지 않는 것이며, 24시간 예측을 통해 환경에 대한 특정 개입을 조기에 계획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지카와 같은 신종 병원체가 해리스카운티 전역에서 빠르고 균일하게 탐지되고 억제될 수 있는 미래를 원한다"며 "이 파트너십은 또한 환경 샘플에서 알려진 병원균과 신종 병원균을 탐지하는 새로운 게놈 기능을 평가할 것이며, 이것이 현 코로나19와 같은 질병에 특히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공중 보건의 미래는 혁신에 달려 있다"며 "혁신적인 과학, 혁신적인 엔지니어링 및 혁신적인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마이크로소프트 프로모니션을 이용하는 해리스카운티의 다음 단계는 '지금부터 24 시간 후가 아니라 지금부터 한 달 후에 위협이 언제 어디서 나타날지'를 예측하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에단 잭슨는 "이를 위해 우리는 역학 모델을 리팩토링하고 재설계해 해리스카운티에 '지금부터 한 달 후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위치'를 알려줄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5년 간 마이크로소프트 프리모니션 기술은 플로리다키스부터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외딴 숲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서식지에서 테스트됐다.

에단 잭슨은 "생물학은 어렵고, 우리는 제대로 하고 싶다"며 "과학은 서두를 수 없다"고 말했다.

프리모니션 시스템은 최첨단 절지 동물 격리 레벨(ACL-2) 시설인 '프리모니션 프로빙 그라운드'에서 개발됐다. 이 공간은 야생모기를 키우고 디지털화해 관찰한 뒤 식별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장치 설계를 평가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레드몬드 캠퍼스는 병원체에 대해 협력 파트너에서 수집하고 염기서열을 분석한 환경 샘플을 컴퓨터로 스캔하는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학계와 산업계는 질병 발병 전부터 위협을 차단하는데 도전하고 있다. 기초 과학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적정 기술을 개발하려면 산학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

미국 국립과학재단(NSF)은 최근 반더빌트대학교, 존스홉킨스대학교, 워싱턴대학교, 피츠버그대학교 등의 건강 측정 및 평가 연구소에 학술 파트너를 포함하는 'NSF 컨버전스 액셀러레이터' 보조금을 수여했다. NSF 컨버전스 액셀러레이터는 혁신을 가속하기 위한 10대 아이디어 중 하나다.

NSF는 "컨버전스 액셀러레이터 프로젝트는 인간의 건강과 유행병 대비에 오래 지속가능한 기여를 제공할 것"이라며 "심층 생물군계 데이터가 기하급수적으로 확장됨에 따라 생명확학은 게놈 정보로 압도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컨버전스 액셀러레이터는 이런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자율적으로 통찰력을 도툴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엘은 아스피린으로 유명한 제약회사면서 세계적인 농업 기업 중 하나다. 모기 개체수를 억제하는 치료법을 공중 보건에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벡터 제어 분야의 선도 기업과 협력해 2040년까지 말라리아 근절을 목표로 연구중이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2018년 전세계 인구의 거의 절반이 말라리아 위협에 노출돼 있다.

자클린 애플게이트 바이엘 환경과학 사장은 "마이크로소프트 프리모니션을 사용해 데이터, 인포메이션 툴, 리소스 등을 새로운 방식으로 활용해 벡터 전략을 훨씬 더 규범적이며 최적화되도록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공중 보건의 개입이 정확해지면 제한된 자원으로 또 다른 공중 보건 문제에 대한 국가 역량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코로나19 때문에 전세계의 벡터 제어 작업이 중단되고, 의료 시스템이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생물학적 위협 예측 시스템을 사용하는 것이 어느때보다 중요하다"며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사전 대응 가능한 모든 방법은 진정으로 환영된다"고 말했다.

프리모니션의 새 하드웨어를 연구하는 니콜라스 빌라

마이크로소프트 프로모니션의 수석 하드웨어 설계자인 니콜라스 빌라는 차세대 로봇 스마트트랩 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컴퓨터 버그를 제외한 모든 곤충은 그의 배경지식에 없었다. 그는 시각장애 어린이에게 프로그래밍의 기초를 가르치는 교육도구인 토리노 프로젝트, 파킨슨병 환자가 경험한 떨림의 진동완화효과를 연구하는 엠마 프로젝트 개발을 주도했었다.

니콜라스 빌라는 "제 배경은 주로 사람에게 직접 영향을 미치고, 사람이 다른 방식으로 배우고, 놀고, 건강해지는 방식을 바꾸는 대화형 기술이었다"며 "생물과 곤충을 다루는 법을 배우는 일은 완전히 새로운 세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프로모니션 프로젝트의 동기부여라면 많은 작업이 기술적이지만, 그 영향은 매우 인간적인 작업이란 것"이라며 "오늘날 인류가 직면한 매우 중요한 문제를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흥미로운 규모로 해결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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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단 잭슨은 "마이크로소프트 프로모니션은 프로젝트를 처음 시작했을 때의 근본적 질문인 '환경을 통해 흘러다디는 병원균을 이해하는데 모기를 사용할 수 있을까'와 매우 다른 관점을 갖게 됐다"며 "프로젝트 과정에서 기존 기술로 생물군계 모니터링을 대규모로 작동시킬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알고리즘과 새로운 데이터 주도형 모델, 검증 기반을 처음부터 구축하고, 알고리즘과 모델을 학습시켰으며 나사와 패널 같은 부품부터 클라우드 아키텍처에 이르기까지 새로 만들었다"며 "그 학습에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지만, 이제 작은 것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해 거대한 것을 예측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