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불법승계 의혹', 다음달 22일 첫 재판

정식 재판 앞서 공소사실에 대한 입증 계획 논의

디지털경제입력 :2020/09/08 08:45    수정: 2020/09/08 08:52

경영권 불법 승계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 절차가 오는 10월부터 시작된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판사 임정엽 건성수 김선희)는 다음달 22일 오후 2시 중법정 311호에서 이 부회장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이 부회장은 뇌물공여 혐의 1심 때도 주로 311호 법정에서 재판을 받았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재판에 들어가기에 앞서 공소사실에 대한 피고인의 입장을 확인하고 향후 입증 계획을 논의하는 자리다.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어 이 부회장의 출석 여부는 불투명하다.

이번 사건 수사 단계에서 이 부회장 변호를 맡았던 특수통 검사 출신 변호사들은 대거 사임계를 제출했다. 선임 계약기간이 수사단계까지였으며 향후 공판단계에서 변호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판사 출신 변호인단을 새로 꾸릴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 부회장 변호인 명단에는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10명이 포함됐으며, 세종, 화우 등 대형 로펌들도 공판에 함께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검찰은 이 부회장 사건의 공소유지를 위해 서울중앙지검 특별공판2팀을 꾸린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수사를 맡아온 이복현 부장, 최재훈 부부장이 중간간부인사로 각 대전지검·원주지청으로 전출되면서 김영철 의정부지검 형사4부장이 팀장을 맡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뉴시스)

앞서 검찰은 지난 1일 이 부회장과 전·현직 삼성 임원 등 11명을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시세조종행위, 업무상 배임, 외부감사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 부회장의 혐의는 사실관계나 쟁점이 복잡한 사건인 점 등을 고려해 재정합의 결정이 내려졌다. 재정합의는 사안의 중요성이나 사회에 미칠 중대한 영향 등을 고려해 단독 재판부의 사건을 법관 3명으로 구성된 합의부에서 심리하도록 하는 절차다.

검찰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변경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치밀하게 계획된 지배구조 개편 작업의 일환으로 이뤄졌다고 보고 있다. 삼성물산 경영진들은 이 부회장과 미래전략실 승계 계획안에 따라 회사와 주주 이익을 보호해야 할 의무를 위반했다고도 보고 있다.

이에 검찰은 지난 6월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검찰 수사심의위원회가 수사 중단 및 불기소를 권고에도 불구속 기소 결정을 내렸다.

반면 삼성 측은 삼성물산 합병이 ▲정부규제 준수 ▲불안한 경영권 안정 ▲사업상 시너지 효과 달성 등 경영상 필요에 의해 이뤄진 합법적인 경영활동이라는 입장이다. 투기펀드인 엘리엇 등이 제기한 여러 건의 관련 사건에서 이미 법원 판결 등을 통해 적법 판단을 받아, 수사팀의 공소사실은 범죄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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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변호인단은 "수사팀은 수사심의위에서 압도적으로 수사중단·불기소를 결정하니 검찰이 수사심의위에 상정조차하지 않았던 업무상 배임죄를 추가하는 등 무리를 거듭하고 있다며 "실체적 진실을 찾아가기보다는 처음부터 삼성그룹과 이재용 기소를 목표로 정해 놓고 수사를 진행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항변하기도 했다.

삼성은 사법 리스크가 장기화되면서 향후 기업 활동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부회장과 삼성 경영진이 국정농단 재판과 함께 두 개의 재판을 병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인수합병(M&A), 대규모 투자 등 굵직한 사안을 집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