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IT기업들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직장 문을 닫고 원격 근무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일부 기업들은 직원들에게 아이나 가족을 돌볼 수 있도록 유급 휴가를 제공하고, 업무 일정을 유연하게 조정해 주는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정책에 대해 자녀가 없는 직원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런 갈등은 직원들의 나이가 젊고 직원 대상으로 파격적인 혜택과 특전을 제공하는 일부 IT 기업에서 더 두드러지게 나타난다고 뉴욕타임스는 밝혔다.
페이스북에서 갈등 심해
부모 직원과 아이가 없는 직원 사이의 갈등이 가장 크게 불거진 기업은 페이스북이다. 페이스북 전체 회의에서 일부 페이스북 직원들은 코로나19 대응 업무 정책이 "주로 학부모 직원에게 이익이 된다"고 주장했다. 페이스북은 지난 3월부터 아이나 연로한 친척을 돌봐야 하는 직원 대상으로 최대 10주간의 유급 휴직을 쓸 수 있도록 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의 CEO은 “우리 삶과 일에 너무 많은 변화가 있었기 때문에, 2020년 상반기 직원 직무 성과에 대해 점수를 매기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달 20일 페이스북의 최고 운영 책임자 셰릴 샌드버그가 회사 전체의 화상 회의를 주최했는데 일부 직원들은 화상 회의 후 댓글을 통해 "불공정하다"고 불만을 제기했고, 다른 학부모 직원들은 "사내 학부모들을 당신의 좌절과 분노의 통로로 만들지 말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에 샌드버그는 휴가 정책과 성과 동결이 주로 부모 직원들에게 이익이 된다는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히며, 모든 직원에게 평상시보다 큰 보너스가 주어졌으며, 원격근무용 장비를 구입하기 위해 추가 봉급이 지불됐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페이스북 직원들은 갑론일박은 계속됐다.
트위터, 세일즈포스 등에서도 갈등 생겨
또, 트위터에서는 아이가 없는 한 직원이 아이를 돌보기 위해 휴가를 떠난 다른 직원에게 자신의 몫을 하지 않는다고 비판하자 회사 내부 게시판에서 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세일즈포스는 학부모 직원에게 6주간의 유급 휴가를 제공한다고 발표하자, 많은 직원들이 환영했다. 하지만, 신원 비공개를 요청한 세일즈포스의 관리자 한 명은 자녀가 없는 두 명의 직원이 회사의 정책이 자신들보다 부모 직원들을 우선시 하는 것 같다고 불평했다고 밝혔다.
위 기업 뿐 아니라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등도 자녀를 돌보는 직원이나 아픈 친척에게 유사한 유급 휴가를 연장하는 조치를 취했다.
물론 과거에도 자녀가 없는 직원들의 불만이 있긴 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그 갈등이 더 증폭됐다고 뉴욕타임스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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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직원이 일을 관두면 당신의 업무는 더 늘어날 것”
라즐로 복(Laszlo Bock) 구글 전 인사관리 책임자는 모든 사람에게 어려운 상황이지만, "이것을 불공평하다고 느낀다고 말할 만큼 화를 내는 것은 인내심 부족, 공감력 부족, 권리 의식 부족을 나타낸다."고 밝혔다.
에린 켈리(Erin Kelly) 미 매사추세츠 공대 교수는 이와 같은 갈등은 학부모 혜택이 전체 직원들에게어떤 혜택을 줄 수 있는 지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 회사에서 발생한다며, "학부모 직원의 휴가에 좌절감을 느끼는 아이가 없는 직원에게 물어야 할 질문은 동료가 일을 그만두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아느냐는 것인가?"이라며, "당신 업무가 더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