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타이칸은 한마디로 우주선 같은 전기차다. 빠른 가속능력을 자랑하지만 전자 스포츠 사운드 선택도 가능해, 마치 우주로 재빨리 향할 것 같은 승차감을 제공한다.
2일 경기도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포르쉐 월드 익스피리언스 2020 행사에서 연말 국내 출시예정인 전기차 타이칸을 만났다. 지난해 중국 최초 공개 행사서 직접 본 후 약 1년 만에 다시 용인에서 차량을 접하게 된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타이칸의 엔트리 모델인 ‘타이칸 4S’을 운행하고 있는 오너가 있지만, 이날 행사장에서는 4S보다 상위 단계 트림인 ‘터보’와 ‘터보 S’ 트림들이 준비됐다. 행사장에서 타이칸 터보로 직선주로 가속능력 테스트를 진행했고, 터보 S로 스피드웨이 일부분을 두 바퀴 도는 서킷 주행 체험을 해봤다.
직접 밟아보니 3.7초만에 100km/h 도달
타이칸 터보는 최고출력 680마력(ps, 500kW)의 힘을 낸다. 포르쉐코리아의 공식 자료에 따르면 0에서 100km/h까지 3.2초만에 도달한다. 최고 761마력(ps, 560kW)의 터보 S는 100km/h까지 2.8초만에 도달한다. 이 수치는 운전자 개인 능력과 도로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올 수 있다.
직접 풀가속으로 타이칸 터보의 가속 능력을 체험했다. 저절로 목이 헤드레스트 쪽으로 젖혀졌다. 이후 타이칸은 약 3.7초만에 100km/h를 넘었다. 체험 당일 비가 온 점을 감안해 나온 결과다. 전자 스포츠 사운드가 켜진 덕분에 더욱 박진감 넘치는 가속이 가능했다.
타이칸의 전자 스포츠 사운드는 정차중에서도 느낄 수 있다. 두 번째 가속 능력 체험 전 전자 스포츠 사운드를 잠시 꺼봤는데, 윈드쉴드 쪽 빗소리 외 아무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전자 스포츠 사운드를 다시 켜보니, 마치 내연기관 차량이 정차 한 듯한 사운드가 조금씩 들렸다. 이 때 차량 시트와 대시보드 쪽에서 나오는 진동은 없다. 운전자들이 크게 기분 나빠하지 않을 음량이다.
테슬라 모델 S보다 편안한 뒷좌석...무게중심 뛰어나
이번에는 타이칸 터보 S의 서킷 주행을 뒷좌석 등에서 체험할 수 있는 ‘택시 드라이빙’을 체험했다. 전문 드라이버가 직접 운전해 차량의 동력 성능과 코너 핸들링 등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이다.
이미 중국에서 경험했지만, 타이칸의 뒷좌석 착좌감은 경쟁 모델로 손꼽히는 테슬라 모델 S보다 좋다. 발이 닿는 공간에 배터리를 탑재하지 않았기 때문. 또 허리와 엉덩이를 잘 감싸준다.
이날 택시 드라이빙을 시연한 전문 드라이버에게 타이칸이 911보다 무게중심을 잘 잡아주는지 물었다. 질문을 들은 전문 드라이버는 “모든 무게 중심이 911보다 낮다 보니 전반적으로 주행하는데 안정감이 있다”는 설명을 했다. 특히 비가 오지 않을 때 타이칸을 주행하면 안정적인 무게중심을 느낄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전문 드라이버가 직선 주로에서 최대 197km/h까지 주행하자, 오히려 뒷좌석에서 전자 스포츠 사운드가 더 잘 들리는 느낌이다. 따로 타이칸은 포르쉐 2도어 차량처럼 WET 모드가 없지만, 코너 핸들링 때는 뒷바퀴가 미끄러지지 않을 정도로 안정적이었다.
특별한 풍절음도 잘 들리지 않았다. 타이칸의 공기 저항 계수는 0.22 Cd인데, 낮은 후드 디자인과 역동적인 사이드미러 디자인등으로 나온 결과로 보인다.
일상 주행에서 쓰이는 노멀 모드, 성격 변하는 스포츠 모드
이번엔 직접 드라이버의 통제를 받으며 서킷에서 타이칸 터보 S를 직접 운전해봤다.
포르쉐 월드 익스피리언스 행사는 경쾌한 가속성능 체험도 중요하지만, 안전을 제일 중요하게 생각한다. 특히 이번 행사장에 동원된 차량들은 다 독일에서 공수를 해왔기 때문에 사고가 나면 대체할 차량도 없다. 그만큼 안전이 제일 중요하다는 것이 포르쉐코리아 설명이다.
이를 위해 드라이버는 우선 노멀 모드로 주행을 해보라고 무전기를 통해 전달했다. 노멀모드로 주행을 해보니 특별한 모터 소음이나 주행 시 들려올 수 있는 하체 소음이 전달되지 않았다.
스포츠 모드로 주행하면 차량의 성격은 변한다. 0에서 100km/h까지 2.8초만에 도달하는 차량이다 보니, 가속페달을 살짝 밟아도 나도 모르게 130km/h까지 빠르게 도달한다. 확실히 전자 스포츠 사운드를 켠 상태로 주행하면, 기존 포르쉐 내연기관 차량들과 거의 비슷한 주행느낌이 난다.
포르쉐코리아는 올해 연말부터 타이칸 4S를 먼저 출시하고, 이후 내년부터 타이칸 터보와 타이칸 터보 S를 출시한다.
포르쉐코리아는 사전에 타이칸을 구매하려는 국내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꽤 높다고 설명했다. 당초 예상보다 더 높은 계약대수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까지도 나온다.
타이칸 터보의 유럽 WLTP 기준 공인 주행거리는 450km며, 터보 S는 412km다. 모두 93.4kWh 배터리를 갖췄다.
아랫등급인 타이칸 4S는 79.2kWh 용량의 배터리가 들어가는 퍼포먼스 모델과 93.4kWh 배터리의 퍼포먼스 플러스 모델로 나눠진다. WLTP 기준 주행거리는 퍼포먼스가 407km, 퍼포먼스 플러스가 463km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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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발표된 타이칸의 보조금 제외 판매가는 4S 1억4천560만원이며, 터보는 1억9천550만원, 최상위 모델인 터보 S는 2억3천360만원이다.
포르쉐코리아는 이마트 성수점과 이마트 양재점 등을 포함한 전국 10개 주요 장소와 전국 9개 포르쉐 센터 등에 320kW 수준의 초급속 충전기를 구축한다. 800V 고전압 충전이 가능한 타이칸을 출시하기 위한 과정이다. 엔트리급 트림 4S도 이같은 충전 시스템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는 것이 포르쉐코리아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