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국내 이동통신 3사가 화재 등으로 특정 통신사의 서비스가 끊기더라도 다른 통신사를 통해 통화·문자 등을 이용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했다. 2018년 KT 아현지사 화재 사고로 사상 초유의 통신 불통 사태를 겪은 정부와 통신사가 재발 방지를 위해 힘을 모은 결과다.
2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3사는 SK텔레콤 분당 사옥에서 ‘이동통신 재난 로밍 시연 행사’를 열고, 지난해부터 구축해온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동통신 재난 로밍’은 재난으로 통신 시설이 손상된 경우 피해를 입지 않은 타사의 망을 활용해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내용이다. 가령 화재로 A사의 기지국이나 교환기가 피해를 입은 경우, B사 통신사 망을 통해 바로 통화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이통 3사는 각 사별로 약 100만 회선을 수용할 수 있는 재난로밍 전용망을 구축했다. 통신 재난 발생 시, 재난 통신사의 사업자식별번호(PLMN)를 비재난 통신사의 기지국에서 송출해 로밍을 적용한다.
통신 재난이 발생하고 경보가 발령되며 문제가 발생한 통신사의 5G·LTE 이용자는 별도 조치 없이 타사의 LTE망을 통해 통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3G 이용자는 재난이 발생하지 않은 통신사의 대리점에서 특정 기간 동안 이용할 요금제에 가입하고, 착신전환 서비스를 적용해 기존 번호로 전화를 수신할 수 있다. 재난이 종료된 후 재난 발생 통신사에 유심비용과 재난 기간 동안 사용한 요금을 신청하면 사후에 보상받을 수 있다.
이날 재난 로밍 시연은 KT와 LG유플러스 기지국에 재난이 발생한 상황을 가정, SK텔레콤 기지국에 KT와 LG유플러스 단말을 연결해 음성통화나 메신저 이용을 시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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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에 참석한 장석영 과기정통부 제2차관과 강종렬 SK텔레콤 ICT 인프라 센터장, 이철규 KT 네트워크부문장, 권준현 LG유플러스 NW 부문장 등은 직접 로밍 통화를 하는 등 시스템을 점검했다.
장석영 과기정통부 2차관은 “이동통신 로밍이 재난 시 이동통신 서비스 안정성을 한 차원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재난은 사후 복구보다는 예방하는 것이 최선인 만큼 세계 최고 수준의 통신망에 걸맞게 재난대비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이 될 수 있도록 통신망 안전관리에 더욱 노력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