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부지역 일대의 통신 서비스를 마비시킨 KT 아현국사 화재 원인을 5개월 간의 경찰 조사로 끝내 찾지 못했다. 화재가 발생한 지하 통신구가 심하게 훼손돼 검증할 수 있는 화재원인을 특정지을 수 없다는 이유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심한 연소변형으로 구체적 발화 지점을 한정할 수 없다는 감정결과와 함께 발화 지점이 특정되지 않아 과학적으로 검증이 가능한 발화원인도 밝혀지지 않았다”고 30일 밝혔다.
지난해 11월24일 화재 발생 다음날부터 경찰은 소방, 한국전력 등과 합동으로 1차 현장 감식을 시작했고 이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유관기관과 현장조사와 합동회의를 진행해왔다.
또 KT 지하 통신구 관리자 등 관련자 21명에 대한 참고인 조사와 관련 법규 검토, 전문가 자문을 포함한 광범위한 조사 과정을 거쳤다.
내사 결과 약 9시간에 이른 화재로 통신구 내부가 심하게 훼손돼 발화지점과 발화원인을 규명하지 못해 경찰은 내사종결키로 했다.
국과수의 감정 결과에 따르면, 통신구 내부의 전기적 원인에 의한 발화가능성도 있지만 구체적인 발화 지점과 원인에 대한 판단을 내릴 수 없는 수준이다.
또한 연소 잔류물에서 인화성 물질은 발건되지 않았고, 화재발생 당일 출입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방화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봤다.
화재원인이 밝혀지지 않으면서 KT 관계자 등의 형사처벌은 이뤄지지 않는다. 원인을 특정지을 수 없는 화재 발생을 두고 근무태만 등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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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방송통신발전기본법에 따른 과기정통부의 시정명령 부과와 같은 행정처분이 있지만, KT는 이에 따른 조치를 모두 마친 상태다.
서대문서는 아현국사 화재 원인 조사는 종결하지만 이와 관련한 제도 개선 건의사항을 내놨다. 국민생활과 밀점한 통신시설이란 점을 고려해 법상 관리등급을 따지지 않고 스프링클러와 같은 대비시설과 CCTV와 같은 시설보안을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