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터넷기업협회(인기협)·벤처기업협회(벤기협)·코리아스타트업포럼(코스포) 3단체가 최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전체회의를 통과한 인터넷산업 규제 법안을 20대 국회에서 통과시키지 말고, 21대로 넘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충분한 사회적 논의 없이 만들어진 졸속 법안이라는 비판이다.
이 단체들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20대 국회 임기말 쟁점법안 졸속처리를 중단하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지난 7일 국회 과방위 전체회의에서는 인터넷산업 규제법안이라고 할 수 있는 ▲전기통신사업법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방송통신발전 기본법 각 일부개정법률안과 시행령이 통과됐다.
전기통신사업법 일부 개정안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기준 이상의 CP에게 ‘서비스 안정 수단’ 조치 의무 부여 ▲해외 CP에 국내 대리인 지정 의무 부여 ▲요금 인가제를 신고제로 전환 ▲CP에게 디지털성범죄물의 삭제 및 접속차단 등 조치 의무 부여 ▲도매 의무제도 유효기간 2022년까지 연장 등 내용이 담겼다.
해외 메신저 서비스를 통해 음란물이 유통된 ‘n번방’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한 법안인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은 ▲국내외 정보통신사업자들이 디지털 성범죄물 유통방지 책임자를 의무적으로 두고 ▲기술을 적용해서 불법 음란물을 탐지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방송통신발전 기본법 개정안은 국가의 방송통신재난관리기본계획에 민간의 데이터센터(IDC)를 포함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 단체들은 "n번방 사태가 불거지고 관련 법안들이 무더기로 쏟아져 나왔고, 이 법안들에 대해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청취나 숙의의 시간과 절차도 없이 해당 법들이 통과했다"며 "지난 5월 4일 발의된 법안은 국회법상 입법예고기간인 10일 이상의 입법예고도 하지 않았고, 과방위 수석전문위원의 검토보고서조차 없으며, 발의법안은 상임위원회 전체회의를 통해 회부되고 상정돼야 하나 이 절차 역시 생략되는 등 형식적, 절차적 요건을 모두 지키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번에 함께 통과된 방송통신발전기본법 개정안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단체는 "지난 5월 6일 법안2소위에 상정된 방송통신발전기본법 개정안 2건은 통신재난을 대비해 통신사에 대한 규제수준을 상향하는 내용이었으나, 심사 안건에 오르지 않았던 부가통신사업자도 대상에 넣는 법안이 사전 협의 없이 심의과정에서 삽입됐고, 그 결과 데이터센터 운영사업자 등 부가통신사업자로 확대 통과됐다"며 "충분한 사회적 논의 없는 법안의 졸속처리는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한다"고 덧붙였다.
n번방 방지법에 대해서는 "부가통신사업자 대상의 불법촬영물등 유통방지 의무 조항의 경우 실제 ‘n번방’ 사건의 통로가 된 해외 사업자에 대한 규제집행력은 전혀 진보된 바 없이 국내 사업자에 대한 과도한 규제만 배가시키고 있으며, 실제 다크웹의 패킷 전달 통로인 통신사의 책무는 전혀 규정하고 있지 않는 등 문제의 본질을 전혀 해결하지 못하면서 또 다른 규제만을 양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단체는 "헌법과 국회법에 따른 형식적, 절차적 요건을 위반하고 또한 법률에 규정해야 할 중요 사항을 모두 대통령령에 포괄적으로 위임하는 등 위헌적 요소가 다분하며, 체계적으로 중복 규제에 해당하는 규제의 양산은 국민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하기는커녕 관련 산업에 악영향만 미칠 뿐"이라고도 말했다.
이날 박성호 인기협 사무총장은 "정부와 국회가 플랫폼에 책임을 떠넘기는 법안"이라며 "특히 n번방 방지법은 플랫폼이 디지털성범죄물을 막기 위해 기술적, 관리적 조치를 해야 한다고 했지만 그 내용이 명확하지 않다. 입법에 있어서 법은 명확해야 한다는 근본적인 원칙을 위반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박 사무총장은 "해당 법안들은 국민의 인권 침해 소지가 있고,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 저하를 막을 수 있다"며 "다시한 번 공정한 사업을 위한 대책을 제시해달라"고 호소했다.
아울러 "지금까지 국내 인터넷 기업들은 기술 발전에 생기는 문제에 대해서 긴장감과 사명감을 갖고 대처해왔다"며 "부작용이 가장 적은 방법, 사회 이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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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진 코스포 대표는 "과방위 통과 법안들은 스타트업의 싹을 자르고 진입장벽을 높게 만들 수 있다"며 "국내 스타트업들을 고사시킬 수 있기 때문에 해당 법안 통과를 반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기업활동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예측 가능성이라고 할 수 있는데, 해당 법안들이 통과되면 스타트업이 사업하기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스타트업의 규제 장벽을 해소하기 위해 국회가 노력을 기울여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