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업계 "인터넷산업 규제 법안 재검토해야"

"어떤 제도 만들어질지 예측 불허...국민 알권리도 침해"

인터넷입력 :2020/05/11 12:10    수정: 2020/05/11 14:30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인기협)·벤처기업협회(벤기협)·코리아스타트업포럼(코스포) 3단체가 최근 전체회의를 통과한 인터넷산업 규제 법안에 대한 정부 재검토를 요청했다.

이들 단체는 지난 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전체회의를 통과한 인터넷산업 규제법안인 ▲전기통신사업법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방송통신발전 기본법 각 일부개정법률안과 시행령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묻는 질의서를 공동으로 발송했다고 11일 밝혔다.

과방위를 넘은 전기통신사업법 일부 개정안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기준 이상의 CP에게 ‘서비스 안정 수단’ 조치 의무 부여 ▲해외 CP에 국내 대리인 지정 의무 부여 ▲요금 인가제를 신고제로 전환 ▲CP에게 디지털성범죄물의 삭제 및 접속차단 등 조치 의무 부여 ▲도매 의무제도 유효기간 2022년까지 연장 등 내용이 담겼다.

해외 메신저 서비스를 통해 음란물이 유통된 ‘n번방’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한 법안인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은 ▲국내외 정보통신사업자들이 디지털 성범죄물 유통방지 책임자를 의무적으로 두고 ▲기술을 적용해서 불법 음란물을 탐지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방송통신발전 기본법 개정안은 국가의 방송통신재난관리기본계획에 민간의 데이터센터(IDC)를 포함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인기협, 벤기협과 코스포의 회원사인 기업들은 대부분 위 3개 법률 개정안의 수범자이다. 그러나 각 법률 개정안은 중요한 내용을 모두 정부의 시행령에 포괄적으로 위임하고 있어 향후 어떤 제도가 만들어질지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인터넷업계에서는 불법촬영물의 유통 방지를 위해 사업자가 인공지능(AI) 기술 등을 통해 모든 이용자의 게시물 및 콘텐츠(예를 들어 이메일, 개인 메모장, 비공개 카페 및 블로그, 클라우드, 메신저 등) 전체를 들여다봐야만 하는 상황이 만들어졌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들 단체는"각 법률 개정안들은 기업들뿐만 아니라 국민의 생활에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고, 제도의 변경에 따라 국민의 생활에 막대한 영향이 미칠 수 있음에도, 공청회 등 제대로 된 의견수렴과정도 없이 급하게 처리되고 있어 국민의 알권리도 침해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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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각 법률 개정안이 정부가 예상하는 정책적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 확인함과 동시에, 소속 회원사들의 향후 기업활동에 대처해야 할 방향에 대해 사전검토를 진행하기 위해 각 법률 개정안을 소관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에 각 법률 개정안 및 시행령에 위임된 내용에 관한 입장을 묻는 질의서를 발송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세 단체는 질의에 대한 각 부처의 회신결과를 바탕으로 각 법률 개정안의 내용과 실제 정책방향의 정합성을 검토하고 개정 이후의 시행령 제정과정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