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기업 단체가 정부와 국회의 플랫폼 사업자 규제 일변도 정책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이하 인기협)는 “국회가 텔레그램 n번방 재발방지 대책, 글로벌 CP(콘텐츠 제공사) 대책, 통신재난 관리대책 등 다양한 사회문제의 해결책을 모두 플랫폼 규제를 통해 찾으려 한다”면서 “대한민국의 인터넷 산업이 4차 산업혁명시대에 홀로 퇴보하는 길임을 엄중히 인식하고 관련 업계와의 소통 등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해 발전적 입법을 추진해 달라”고 촉구했다.
인기협은 최근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을 계기로 디지털성범죄 재발방지 대책 중 하나인 인터넷 사업자의 책임강화 방안은 실효성에 의문이 많다는 입장이다.
인터넷 사업자들이 이미 자율적으로 서비스 내 불법정보를 정화하고 있음에도 사업자가 판단하기 어려운 불법촬영물 등에 대해 삭제, 접속차단 등 과도한 의무를 부과한다는 것이다. 또 투명성 보고서를 제출하게 하는 제도의 신설은 관련 사업자에게 문제해결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란 시각이다.
인기협은 “국가의 과도한 개입은 혁신을 저해하고 천편일률적인 서비스로 퇴보하게 함과 동시에 이용자의 불만과 불편을 야기하는 등 상당한 부작용이 예상된다”고 비판했다.
이 단체는 또 국내 사업자를 보호한다는 명분의 글로벌 CP 대책도 통신사 고유의 의무를 CP들에게 전가한다고 지적했다. 국내 사업자 규제라는 부메랑이 돼 돌아와 우리나라 CP, 스타트업 등 창업자들의 혁신의 날개를 꺾어 대한민국의 디지털 경쟁력 약화만을 가져올 것이 뻔하다는 것이다.
인기협은 “부가통신사업자에게 서비스 안정성 확보의무를 도입하려는 것은 지난 KT 아현지국 화재사태의 책임을 통신사가 아닌 부가통신사업자에게 전가했던 선례를 그대로 답습하는 책임전가행위의 반복”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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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최근 글로벌 CP의 국내 진출 등을 이유로 일정규모 이상의 부가통신사업자에게 기간통신사업자에 해당되는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면서 “그러나 법에 따라 시장 진입을 제한하는 특허 사업자와 달리 특허 받은 국가 자원도 진입규제 같은 보호막도 없이 완전히 다른 여건에서 글로벌 경쟁을 치르며 성장해온 부가통신사업자에게 비슷해 보이는 서비스를 한다는 이유만으로 동일한 규제를 적용하겠다는 것은 전혀 형평과 사리에 맞지 않는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인터넷 기업들이 진정 기술 개발과 서비스 혁신에 매진할 수 있도록 든든한 방패와 반석이 돼줄 진흥법안을 만들어 달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