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늦출 수 없다"...코로나도 못 막는 OLED 투자

중국 업체들 투자 러시...삼성디스플레이도 A5 공사 재개

국내외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중소형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지만, 앞으로 급격한 시장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게 이유다.

11일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BOE, CSOT, Visionox 등은 최근 중국 내 중소형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공장에 대한 시설 투자를 재개했다.

CSOT와 Visionox는 지난달 6일에, BOE는 같은 달 13일에 디스플레이 장비 입찰을 재개했으며, CSOT와 Visionox는 지난 4일 노광기와 스퍼터 등의 디스플레이 장비 발주도 시작해 본격적인 시설 투자에 나선 상황이다.

삼성디스플레이 디스플레이시티 아산캠퍼스. (사진=삼성디스플레이)

김철중 미래에셋대우증권 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차이나비딩(중국 국제 입찰정보망) 기준으로 (중국 업체들의) 월별 신규 비딩(입찰) 건수는 1월 42건, 2월 39건, 3월 37건으로 회복 추세에 접어들었다"며 "코로나 이슈와 무관하게 중국 패널 업체들의 투자는 지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 "향후 1년 이내 Tianma, Visionox, CSOT, BOE 등이 추가적인 플렉시블 OLED 투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국 패널 업체의 LCD 투자는 점진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중소형) OLED에 대한 투자 비중은 지속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DSCC에 따르면 글로벌 액정표시장치(Liquid Crystal Display·LCD) 디스플레이 시장의 투자 비중은 지난해 61%에서 올해 43%로 둔화되고, 내년에는 29%로 크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플렉시블 OLED 디스플레이의 경우에는 투자 비중이 지난해 39%에서 올해 57%로 증가하고, 내년에는 71%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 같은 중국발 투자 러시에 세계 1위 중소형 OLED 업체인 삼성디스플레이도 신규 생산공장인 'A5(충남 아산디스플레이시티2)'에 대한 투자재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미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수주를 받은 삼성엔지니어링이 A5 건설을 재개한 상태로, A5 공장에 대한 투자계획은 지난 2017년 처음 발표된 바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삼성디스플레이가 A5 공장에 필요한 디스플레이 장비 발주를 시작해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 가동에 돌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나아가 증권가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경쟁 업체와의 초격차 전략을 위해 A5 공장 내에 와이옥타 생산라인을 마련하고, 잉크젯 OCR(Optically Clear Resin) 장비 기반의 새로운 라미네이션(접합) 공정도 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와이옥타는 플렉시블 OLED 패널에 터치 일체형 기술을 접목하는 방식을 말한다. 이는 OLED 패널 위에 별도의 터치센서 전극을 증착하는 기존 공정과 달리 OLED 패널 내부에 터치센서를 형성해 생산비용과 생산기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잉크젯 OCR은 OLED 패널과 커버글라스를 접합하는 공정에서 기존의 OCA(Optically Clear Adhesive) 필름 대신 투명한 액상의 접착제를 도포해 패널과 커버글라스를 접합하는 장비다.

기존 OCA 방식은 투명한 양면 필름을 붙이는 방식으로 디자인 구현도가 높고 수율 향상에 이점이 있었지만, 단가가 비싸다는 단점이 있었다. 잉크젯 OCR 장비는 OCA 대비 비용을 크게 줄이면서 투명 접착제의 흘러내림 현상이 적어 디자인 구현도(폴더블 가능)를 한층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이건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는 OCA 구매를 위해 연간 2천억원 이상을 사용하고 있다"며 "결국 OCA 공정 개선이 경쟁력 있는 폴더블 OLED 디스플레이 생산의 키 포인트라 판단된다. 상당 기간 정체되어 있던 삼성디스플레이의 A5 투자가 올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