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가 차세대 디스플레이 후보 기술로 '퀀텀닷 나노 발광다이오드(Quantum dot Nano Light Emitting Diode·QNED)'에 대한 연구·개발에 착수했다.
QNED는 나노미터(1㎚=10억분의 1미터) 크기의 초미세 반도체 입자인 퀀텀닷(Quantum dot)과 갈륨질소 발광다이오드(GaN Light Emitting Diode)를 활용하는 디스플레이를 말한다.
이는 양사가 연구·개발 중인 또 다른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인 '퀀텀닷 유기발광다이오드(Quantum dot-Organic Light Emitting Diode)' 보다 이론상 긴 디스플레이 수명과 높은 휘도, 낮은 전력소비, 번인 제거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발광다이오드(Light Emitting Diode·LED)는 양극의 특성을 지닌 P형 반도체와 음극의 특성을 지닌 N형 반도체의 이종접합 구조로 만들어진다. 전압을 가하면 N층의 전자가 P층으로 이동해 빛 에너지를 발산하는 식으로 동작하며, 원재료인 화합물에 따라 파장(색을 결정)이 달라진다.
QNED의 발광원인 갈륨질소 LED는 무기화합물인 갈륨질소를 활용해 빛의 삼원색(적색, 녹색, 청색) 중 가장 높은 에너지를 가진 청색 빛을 낸다. 반면, QD-OLED는 발광원으로 LED가 아닌 유기화합물 기반의 청색 OLED 소자를 활용한다. 유기화합물은 소재의 특성상 무기화합물보다 산소나 수분에 취약하고, 수명(번인 발생)이 짧다는 단점이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가 QD-OLED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QNED에 대한 연구·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쟁사 LG디스플레이가 이미 대형 OLED 시장을 WOLED(White OLED) 기술로 선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QD-OLED도 WOLED(청색·적색·황색 OLED 소자를 동시에 발광)와 마찬가지로 번인에 대한 취약점(특히, 청색 OLED 소자)이 있는 만큼 선행 연구·개발을 통해 번인이 없는 무결점의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내놓겠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QNED 기술은 향후 LED가 스스로 빛의 삼원색을 구현하는 자발광 디스플레이로 진화할 것으로 예측된다. 각각의 LED가 스스로 색을 구현하는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Micro LED·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처럼 갈륨질소 LED가 각각의 화소의 역할을 담당하게 되는 것이다.
QNED 기술은 갈륨질소 LED를 나노미터 크기의 입체구조로 제작하면, 이론상 하나의 소자에서 다양한 빛의 파장을 동시에 얻을 수 있어 마이크로 LED 대비 생산단가 측면에서도 유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카이스트는 지난 2012년 갈륨질소 화합물을 활용한 나노미터 크기의 LED 소자를 육각 피라미드 구조로 제작해 청록색, 노란색, 주황색, 백색 등 다양한 빛을 구현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다만,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직 QNED 기술의 채산성을 보장할 수 없는 만큼 우선은 갈륨질소 LED를 발광원으로 활용하는 디스플레이 기술을 개발해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액정표시장치(Liquid Crystal Display)와 WOLED 디스플레이처럼 발광원(백라이트유닛)에서 발생한 빛이 컬러필터를 통과해 색을 구현하는 방식이다.
구체적으로 갈륨질소 LED를 막대기 형태의 '나노로드(Nanorods)'로 구성하고, 여기서 발생한 빛이 퀀텀닷 시트와 컬러필터를 거쳐 빛의 삼원색을 형성하는 방식으로 초기 QNED 디스플레이의 개발을 진행할 예정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가 올해 연말까지 QNED 파일럿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이르면 내년 말부터 중소형 디스플레이로 QNED의 시험생산에 돌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지난해 삼성디스플레이가 차세대 TV 디스플레이로 투자계획을 밝힌 QD-OLED와 QNED는 생산공정이 유사해 대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편, 초기 QNED는 삼성전자 DS 부문 LED 사업팀이 갈륨질소 LED 기반의 나노로드를 제조하고, 삼성디스플레이가 이를 잉크젯 프린팅 장비로 옥사이드 박막 트랜지스터 위에 배치하는 방식으로 양산이 이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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