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위, 프로듀스101 투표 조작 제재 또 미뤘다

재판 결과 나오면 심의 재개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프로듀스101 시리즈의 투표 조작 안건에 대한 제재 수위 결정을 또 미뤘다. 해당 방송 관계자가 프로그램 내용을 조작했다는 내용의 재판이 진행 중이란 이유에서다. 방심위는 1심 판결이 나온 후에 심의를 재개할 예정이다.

19일 방심위는 방송심의소위원회를 열고 '프로듀스101' 시리즈에 대한 제재 수위를 논의하려고 했으나, '의결보류'를 결정했다.

이날 상정된 안건은 기존 방심위가 심의했던 안건과는 다른 새로운 안건이다. 민원인의 접수로 상정된 안건으로, 민원인들은 ▲프로듀스101 시리즈 방송이 심의 규정을 어겼고 ▲경찰 수사 결과 프로듀스101의 다른 시리즈에서도 조작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으며 ▲피고인 또한 혐의를 인정했기 때문에 방심위의 신속한 심의를 촉구했다.

프로듀스X101

그러나 방심위원들은 이날 안건으로 올라온 회차 외에도 조작된 방송이 있을 것으로 판단, 적어도 법원의 1심 판결이 나온 후 심의를 다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프로듀스X101과 관련된 안건은 지난해 8월 22일과 12월 18일 두 차례 방송심의소위원회에 상정된 바 있다.

당시 방심위 사무처는 프로듀스X101 방송에서 연습생 간 득표수가 2만9천978표, 7천494표, 7천495표, 10만4천922표 차이가 나는 특정 표차가 반복됐고, 방송 이후 제작진이 SNS를 통해 득표수에 오류가 있었음을 밝혔지만 이같은 득표수가 조작됐다는 민원이 들어와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14조(객관성)'를 적용해 심의 안건으로 상정했다.

규정에 따르면 방송은 사실을 정확하고 객관적인 방법으로 다뤄야 하며, 불명확한 내용을 사실인 것으로 방송해 시청자를 혼동케 해서는 안 된다.

통상 방심위는 안건에 대해 규정 위반 정도의 중함을 판단하기 위해서 법정제재를 결정하기 전 '의견진술' 기회를 준다. 그러나 방심위는 지난해 12월 18일에 진행된 CJ ENM 엠넷 측의 의견진술이 턱없이 부족해 제재수위 결정을 미뤘다.

방심위는 엠넷 측에 추가 자료를 요청했으나, 그 내용은 지난 의견진술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방심위원들은 "재판 결과를 받아본 후 회사의 입장을 듣고 제재 수위를 결정하는 것이 좋겠다"며 해당 안건에 대해 '의결보류'를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