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해라 vs 어디 반말이냐”…국회 과방위, KBS 사장 불출석 두고 ‘설전’

한국당 "KBS 사장 불출석은 국회 무시" VS 민주당 "출석 요구 신중해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이 양승동 KBS 사장의 전체회의 불출석을 두고 맞붙었다.

박성중 자유한국당 의원은 발언을 가로막는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향해 “조용히 해라. (동료 의원이 발언하는데) 예의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이상민 의원은 “어디다 반말이냐”고 되받아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는 15일 오후 방송통신위원회 업무보고를 진행했다. 그러나 본격적인 업무보고가 시작되기 전부터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양승동 KBS 사장의 방통위 업무보고 불출석이 원인이다.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 모습.

이날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여야 간사가 합의해서 양승동 사장의 출석을 요구했는데, 국회법에 따르지 않은 불출석은 국회의 절차를 무시하는 것”이라며 “양승동 사장의 출석이 없는 방통위 업무보고는 의미가 없기 때문에, 양 사장이 출석한 상태에서 다시 전체회의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국회 과방위 의원들은 간사 간 협의를 통해 양승동 사장의 참석을 요청했다. 청와대가 KBS의 ‘시사기획 창’에 대한 재방·불방 등에 외압을 행사, 방송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훼손했다는 지적에 대해 질의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양 사장은 전날인 14일 오후 문자메시지를 통해 전체회의 불참을 알렸다.

KBS 측은 외압 의혹은 현재 수사기관에 고발돼 있고, 프로그램의 제작 및 취재에 대해서는 제작진이라 하더라도 관여할 수 없기 때문에 국회에서 언급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점을 이유로 제시했다. 특정 사안에 대한 사실 확인이라는 명목으로 공영방송 사장에 대한 수시 출석 요구가 정당화되면, 궁극적으로 방송의 자유와 독립에 대한 심각한 훼손을 초래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즉각 반발했다. 윤상직 자유한국당 의원은 “국회 과방위 여야 간사가 합의해서 일주일 전에 증인 출석을 요구했는데, 하루 전에 문자를 보내 불출석한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지적했고, 송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은 “KBS에 엄중히 경고해야 하고, 오늘 업무보고를 정회하고 다시 날짜를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성수 의원은 양승동 사장의 불출석에 합리적인 사유가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김성수 의원은 “외압 의혹에 대해 국회 소속 자유한국당 의원 일부가 KBS를 고발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KBS는 피고발인이 되고 자유한국당 의원은 고발인이 되는 상황에서 질의응답이 부적절하다는 의견에 일견 동의한다”며 “피감 기관으로서 국회 과방위가 KBS에 질의할 기회가 많은 만큼, (외압 의혹에 대한) 진위가 가려진 이후 KBS 사장을 국회로 불러 증인 신분으로 답변케 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방통위 업무보고의 현안이 KBS 외압 의혹에 한정되지 않은 만큼, 양 사장의 불출석은 별개로 회의는 지속돼야 한다는 의견도 개진됐다.

신용현 바른미래당 의원은 “KBS가 (외압 의혹에 대해) 떳떳하다면 국회에 나와서 얘기하겠다고 했는데, 이제 와서 (불출석으로) 문제를 키우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다만 오늘도 국회가 파행된다면 좋은 일이 아닌 만큼, 방통위 업무보고는 따로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종훈 민중당 의원 역시 “(전체회의가 계속 파행되는 것에 대해) 국민에게 부끄럽다”며 “(양승동 사장 불출석에 대한) 협의는 협의대로 하고, 전체회의는 지속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이날 방통위 업무보고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정회 요구 및 퇴장에도 불구하고 속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