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중국)=유효정 기자]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마주한 현실을 피할 수는 없다. 다만 이 곳에선 안경만 쓰면 가상의 세계로 떠날 수 있다. 이 곳은 'MWC19 상하이' 전시회가 열린 중국 상하이 신국제엑스포센터다.
26일부터 3일간 열리는 MWC19 상하이 전시회에 참여한 차이나모바일·차이나유니콤·차이나텔레콤 등 중국 주요 통신사, 화웨이·비보·ZTE를 비롯한 중국 모바일 브랜드 기업이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그리고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여러 참관객을 '현실같은 가상의 세계'로 초대했다.
차이나유니콤은 'N 리얼(real) MR' 글라스를 시연했다. '혼합 현실 안경'이라고 설명된 이 제품은 마치 일반 선글라스처럼 생겼지만 안경을 쓰기 전에 봤던 현실에 '가상의 효과'를 더해준다. 직접 착용해보니, 갑자기 전시장 공중에 뜬 구름 속 비행기가 나를 향해 돌진한다. 일반적으로 봐 온 VR 글라스 대비 컴팩트한 외형이다.
차이나텔레콤은 'AR 스마트 매뉴팩처링' 기술을 보여줬다. AR 글라스를 쓴 작업자는 생산 혹은 조립, 테스트 중인 제품의 부품과 상세한 설명이 안경 속 화면에 뜬다.
ZTE는 선글라스 같은 안경 기반의 'AR 증강현실' 솔루션을 선보였다. 두 명의 게이머가 이 선글라스를 쓰고 스마트폰을 조작하면 각자의 안경 속 화면에선 현실의 공간 위에 생긴 두 명의 전사가 격투를 벌인다. 컴팩트한 사이즈는 착용감 만족도를 높인다.
비보가 내놓은 AR 안경은 게임을 넘어 모바일 오피스, 얼굴인식 등 다양한 기능을 선보였다. 모바일 오피스란 안경을 쓴 채로 가상의 공간에서 함께 일하는 듯한 효과를 내는 솔루션이며, 얼굴인식은 안경을 쓰고 상대방의 얼굴을 보는 것 만으로 정보가 뜨는 기술이다. 5G를 통해 4K와 8K 콘텐츠를 몰입도 있게 볼 수 있게 되면서 이같은 서비스가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비보는 이를 이용해 쇼핑을 할 수 있는 'AR 사물인식' 기능도 선보였다. AR 안경을 쓰고 물건 앞에 서면 물건에 대한 설명이 안경 속 화면에 뜬다. 비보 관계자는 "비보 스마트폰을 이용한 맞춤형 애플리케이션"이라고 설명했다.
화웨이는 VR 스키(VR Skiing)로 참관객의 이목을 끌었다. 마치 설원을 가르는 것처럼 스키를 체험할 수 있다. 화웨이는 또 차이나모바일 부스에서 VR 글라스를 전시했다. 5G 스마트폰과 연동해서 쓸 수 있다.
차이나모바일은 VR 기술을 이용한 '5G 스마트 스포츠'를 통해 안경을 쓰고 스튜디오에 앉은 사람들이 마치 운동장의 축구 선수 옆을 같이 뛰듯이 상황을 볼 수 있는 시연을 펼쳤다. 화면으로 이전에는 볼 수 없던 다양한 각도에서 경기를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관전의 생동감을 높일뿐 아니라 오심의 확률을 줄일 수 있다.
차이나모바일 부스에선 가상의 선생님도 등장했다. 한 선생님이 여러 곳에서 동시에 강의를 할 수 있는 '5G 실시간 듀얼 교사 교학' 기술이다. 투명한 유리창에서 실제 키만한 선생님 영상이 보이지만 또렷한 화질로 마치 진짜 사람이 있는 것 처럼 보인다. 교육 자원이 부족한 곳 등지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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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유니콤의 부스 한 켠엔 무인쇼핑 체험을 할 수 있었다. 스마트폰 앱을 깔고 입장할 때 QR코드를 스캔한 이후 물건을 집어 나오기만 하면 알아서 내 카드에서 결제가 된다. 물론 미리 연동해 둔 카드다.
AI와 5G가 결합하면 생명도 살릴 수 있었다. 차이나유니콤과 화웨이는 각각 원격 수술 기술을 시연했다. 수천 km 떨어진 곳에서도 의사의 손길을 그대로 느끼며 원격 수술이 가능했다. 5G와 로봇 기술이 더해져 가능해진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