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 2019 결산] 모든 것이 5G로 通했다

차세대 통신 기술 등 '5G 에브리웨어' 확인...스타트업들도 주목

방송/통신입력 :2019/03/03 15:06    수정: 2019/03/03 19:32

박수형, 박영민 기자

<바르셀로나(스페인)=박수형 기자, 박영민 기자> 지난달 25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19'에는 198개 국가에서 10만9천명이 찾았다.

각 기업의 CEO 7천900여명을 비롯해 참관객 55% 이상이 각 기업이나 정부에서 임원 또는 고위직 이상으로 나타났다. 또 총 3천640개 글로벌 미디어가 앞다퉈 관련 소식을 각국에 전했다. 1만4천개의 전시 관련 일자리가 일시적으로 창출됐고, 경제적 효과는 4억7천300만 유로(약6천688억원)에 달한 것으로 분석됐다.

존 호프만 GSMA(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 최고경영자는 “지능형 연결이란 주제로' MWC 2019'는 5G에 대한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줬고, 5G 스마트폰을 제시하면서 새로운 서비스를 보여줬다”며 “예년에 비해 관심이 더 뜨거웠다"고 강조했다.

MWC 주최 측인 GSMA 평가처럼 올해 MWC는 모든 관심이 5G에 집중됐다. 수년간 5G 통신 논의를 주도해온 세계 최대 ICT 전시회 및 컨퍼런스 MWC는 올해 5G 상용화 원년을 맞이하면서 모든 것이 5G로 통했다.

사진 = 미국 씨넷

■ 삼성전자 등 5G 스마트폰 선보여

'MWC 2019' 개막에 앞서 글로벌 주요 단말 제조사는 연이어 5G 통신이 가능한 스마트폰을 선보였다.

포문은 삼성전자가 열었다. MWC 개막 일주일 가량 앞서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갤럭시S10 5G 버전과 5G 통신만 가능한 갤럭시폴드를 공개했다.

5G 스마트폰 공개 행사는 바르셀로나로 이어졌다. 개막일 전날 화웨이, 샤오미, 오포, ZTE 등이 각각 5G 스마트폰을 공개했다.

MWC 개막 전 마지막으로 공개된 5G 스마트폰은 LG V50씽큐다. 신제품 공개 전부터 올해 상반기 내에 미국 이동통신사에 공급키로 했던 5G 스마트폰이라 더욱 관심을 끌었다.

■ 접었다가 뗐다가…스마트폰 폼팩터 다변화

5G 통신 상용화를 앞두고 4G LTE 시대의 터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이전 세대 스마트폰과 달리 폴더블 디스플레이, 듀얼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형태의 스마트폰이 쏟아져 나왔다.

5G 통신으로 더욱 다양한 미디어 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을 고려해 전체적으로 휴대성은 유지하면서 디스플레이 면적을 넓히는 형태다.

당장 변형 디스플레이 형태의 스마트폰 수요가 높은 것은 아니지만, 5G 통신 상용화를 계기로 제조사의 하드웨어 기술력에 불이 붙었다는 점이 이목을 끄는 부분이다.

폴더블 디스플레이로 맞붙은 삼성전자와 화웨이는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 1, 2위 회사다. 아울러 MWC 메인 전시관 3홀 내에서도 삼성전자 IM 부스와 화웨이 모바일 디바이스 부스가 서로 마주보는 위치에서 치열한 자존심 경쟁까지 더했다.

다만 폴더블 스마트폰은 다른 스마트폰과 달리 전시 부스에 등장했지만, 유리벽 안에 따로 전시하면서 관람객의 별도 체험은 불가능했다.

불과 한달 전 CES에서 돌돌 말리는 디스플레이의 TV를 선보였던 LG전자는 별도 플립 커버 형태로 추가 장착이 가능한 듀얼 디스플레이를 선보였다. 폴더블 폼팩터 경쟁에 뛰어들지는 않았지만, 5G 시대 새로운 미디어 서비스를 제안한 점에 눈에 띈다.

■ 한국 주도 5G에 쏠린 눈

MWC는 글로벌 ICT 업계의 교류의 장이다. 하지만 올해 MWC는 글로벌 행사라는 점이 무색할 정도로 한국에 집중된 관심이 쏟아졌다.

한국은 5G 통신을 주도하고 본격적인 B2C 상용화에 가장 근접한 국가이기 때문이다. 또 시범 서비스를 넘어 이미 전파 송출과 망 설계 경험을 가진 나라로 유일했다. 불투명해 보였던 사업모델을 가장 구체화시킨 곳도 한국 이동통신 업계다.

갤럭시S10과 갤럭시폴드로 가장 먼저 5G 스마트폰 군불을 피운 삼성전자는 통신 장비 쪽에서도 존재감을 보였다. V50씽큐로 5G 스마트폰 대열에 합류하고, LG유플러스와 함께 전시 부스를 마련한 LG전자는 “5G는 LG와 함께 시작된다”는 메시지를 명확히 남겼다.

메인 전시관 피아비란그라의 3홀 정중앙에 자리를 잡은 SK텔레콤은 앞선 5G의 기술력을 넘어 각종 5G 서비스를 제시하면서 MWC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 잡았다.

KT는 ‘미스터 5G’로 불리기 시작한 황창규 회장의 기조연설 발표를 시작으로 5G 선도 통신사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 차원이 달라진 실감형 미디어

MWC에서 5G 논의가 시작된 수년 전에는 무선 환경의 데이터 전송 속도에 관심이 쏠렸다. 이후 초저지연성과 초광대역 특성을 반영한 IoT와 VR, AR이 돋보이기 시작했다. 자율주행차도 과거 MWC의 관심사였다.

5G 상용화를 코앞에 두고 열린 MWC19에서는 단순히 5G 특성을 반영한 기술 시연에 그치지 않고, 실제 서비스에 반영된 실감형 미디어가 주목을 받았다.

특히 AR을 반영한 5G 서비스가 두각을 나타냈다. 이를테면 디바이스 측면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렌즈2는 MWC 전시 아이템 가운데 대표적인 인기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SK텔레콤이 매직리프와 손잡고 AR글래스 유통에 나선 점은 MWC 참여 회사들이 손에 꼽는 깜짝 발표다.

AR과 VR은 새로운 명칭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혼합현실(MR) 이름으로 불리던 AR과 VR의 융합은 확장현실(XR)이란 새로운 용어로 불리기 시작했다. 단순히 기술의 발전을 반영한 명칭보다 일상에 더욱 가깝게 다가온 점을 뜻하는 점에서 주목된다.

■ 모바일 엣지 컴퓨팅, 5G 주요 기술로 부각

MWC19에서 기술적으로 급부상한 개념은 모바일 엣지 컴퓨팅(MCE)이다.

엣지 컴퓨팅은 스마트폰이나 IoT 센서와 같이 엔드포인트에서 발생한 데이터를 중앙 집중 방식의 클라우드로 보내지 않고, 데이터가 발생한 현장이나 근거리에서 처리하는 방식을 뜻한다.

5G 시대에 수많은 데이터가 발생하는 만큼 중앙 집중형 컴퓨팅으로 데이터를 처리할 경우 데이터 처리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 또 각각의 데이터에 대한 맞춤형 서비스에 제약이 생길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엣지 컴퓨팅 방식은 초연결 시대의 필수적인 인프라 패러다임 변화의 주인공으로 꼽히고 있다. 중앙 서버가 아닌 기지국 단위에서 컴퓨팅 방식을 도입해 현장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엣지컴퓨팅에 따른 통신서비스의 변화는 단말기에서도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4G LTE 시대 고사양의 스마트폰이 모바일 앱과 각 기기의 컴퓨팅 능력으로 각종 서비스를 구현했다면, 5G 시대에는 엣지컴퓨팅에 힘입어 저사양의 단말기도 고성능의 통신에 힘입어 여러 서비스를 스트리밍 형태로도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 5G 융합서비스 경쟁, 합종연횡 본격화

'MWC 2019'에서 꼭 짚고 넘어갈 점은 융합 서비스가 본격화됐다는 점이다. 과거 통신 서비스는 통신사가 구축한 네트워크 인프라를 통해 여러 써드파티들이 새로운 서비스를 구현하는 점이 주축을 이뤘다.

반면 5G는 융합 서비스가 꽃을 피울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과거와 큰 차이를 보인다. 음성통화와 문자메시지 등 기본적 커뮤니케이션 도구와 모바일 앱과 웹을 통한 서비스 외에도 통신 산업과 타산업의 융합을 통해 기존에 없던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MWC 2019'는 이같은 측면에서 새로운 관점의 전시가 속속 등장했다.

예컨대 과거 MWC는 특정 기업의 전시 부스에는 한 회사가 준비한 특색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웠다면, 올해 MWC는 한 기업의 부스에서 여러 기업의 이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국내 이통사를 보면 SK텔레콤은 도이치텔레콤과 상호 연결된 전시 아이템을 내놨고, KT는 여러 스타트업의 기술을 자사 서비스로 녹여냈다. LG는 그룹 계열사 간 협업에 따른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선보였다.

해외 통신사도 보다폰, 오렌지 등은 장비 벤더사 혹은 VR 협력사와 함께 준비한 아이템을 중점적으로 전시했고 통신장비 회사 외에 인텔, NEC, 레노버, VM웨어 등 솔루션 벤더도 타사와의 협력 아이템을 공개했다.

■ MWC 휩쓴 화웨이의 반격

화웨이는 수년째 MWC 주인공으로 자리잡고 있다. 올해 MWC에도 피아비란그라의 입구에 해당하는 1홀에 가장 큰 비즈니스 전시관을 차렸다. 또 2, 3, 4홀에도 제품과 서비스에 따른 별도의 전시관으로 글로벌 1위 통신장비 회사, 스마트폰 출하량 2위 회사의 위용을 숨키지 않았다.

미국과 통상 분쟁에 따라 보안 등을 이유로 마찰을 빚고 있는 점에도 정면돌파를 택했다.

MWC 개막 이틀째에 기조연설 무대에 오른 궈핑 화웨이 순환 회장은 미국 정부가 제기하고 있는 보안 문제를 두고 일일이 반박했다. 오히려 네트워크 장비 보안 표준을 마련할 것을 촉구하면서 서구권의 통신장비 회사를 압박하는 모습도 보였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보안 우려를 뒤엎고 각국 통신사의 우군을 품에 안는 모습도 보였다. 유럽의 주요 통신사를 비롯해 중동 지역 친미 국가에서도 화웨이의 편을 들고 나섰다.

중국 차이나모바일을 제외한 세계 최대 통신사인 보다폰은 적극적으로 화웨이를 지지하고 나섰다. 릭 리드 회장의 기조연설 외에도 보다폰의 전시장에는 화웨이의 장비를 통한 5G 서비스를 전면에 배치했다.

■ 스타트업들도 주목...격전지로 재조명

'MWC 2019'는 글로벌 ICT 대기업 만의 무대에 그치지 않았다. 참가 기업 수로만 따지면 스타트업의 격전지가 MWC의 첫 수식어가 될 날도 머지 않았다.

4년 후를 기약한다는 뜻의 4YFN 전시장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붐볐다. 8-1홀까지 마련된 피아그란비아와 달리 4YFN 전시장이 마련된 피라몽주익에는 MWC19 전체 관람객 수의 4분의 1 가량에 해당하는 2만3천명이 몰렸다.

국내에서도 200여개의 중소벤처기업과 스타트업이 MWC 무대의 문을 두드렸다. 스타트업 가운데 일부는 수년째 MWC에 참여하고 성과를 얻어가는 단골 손님이 됐다.

아울러 국내 정부 기관과 함께 공동부스를 차린 스타트업 외에도 국내 대기업과 함께 전시에 참여하는 회사도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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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MA 내에서도 스타트업 전시에 대한 기대를 더욱 키우는 분위기다. 5G를 통한 새로운 산업 인프라가 마련되는 만큼 여러 신규 서비스 아이디어를 스타트업이 이끌어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GSMA는 내년에 열리는 'MWC 2020'은 2020년 2월24일부터 나흘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하기로 확정했다. MWC는 오는 2023년까지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기로 확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