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ISS, 강하면서 유연한 ‘순수 타이타늄’ 제조기술 개발

고강도 순수 타이타늄 형태 변화 가능…추후 다양한 분야 적용 가능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이 강하면서도 유연한 성질을 동시에 갖는 ‘타이타늄’ 제조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27일 밝혔다.

KRISS 홍성구 책임연구원과 재료연구소(KIMS) 원종우 선임연구원팀이 개발한 이번 기술은 상충하는 특성인 강도와 성형성을 함께 향상할 수 있는 순수 타이타늄을 다양한 형태로 가공할 수 있는 기술이다.

1차, 2차 쌍정 발생시 소재에서 발생하는 결정방향 변화를 분석한 결과(위쪽)와 연구팀이 압연장비 앞에서 순수 타이타늄의 최적 공정에 대해 논의하는 모습.(사진=KRISS)

신기술을 통해 제작된 순수 타이타늄 판재는 경량성·고강도 및 고성형성을 갖춘다는 점에서 여러 산업 분야에 이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KRISS는 신기술을 통해 제조된 순수 타이타늄을 판형 열교환기에 사용할 경우, 열교환기의 경량화·열교환 효율 향상·제조 비용 절감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합금이 아닌 순수 타이타늄은 부식에 강하고 생체 친화성이 높아 다양한 분야에서 유용하게 사용되지만, 형태 변형이 자유로운 타이타늄을 얻는 일은 부담이 큰 작업으로 꼽혔다. 강도와 성형성은 순수 타이타늄의 순도에 따라 좌우되는데, 일반적으로 한 성질을 향상시키면 다른 하나는 저하되기 때문이다.

이에 연구팀은 금속 소재에서 흔히 발생하는 현상인 쌍정을 통해 소재 결정의 방향을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쌍정이란 특정 결정면을 기준으로 대칭 위치에 원자가 재배열되는 현상을 말한다.

KRISS는 “쌍정을 이용해 순수 타이타늄 판재의 강도 및 성형성을 향상하는 기술의 개발은 이번이 세계 최초”라며 “향후 판재가 아닌 모든 형태의 타이타늄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연구팀은 이번 기술로 제조된 순수 타이타늄 판재가 강도와 성형성 면에서 향상됐다는 점도 확인했다.

KRISS 홍성구 박사는 “쌍정은 매우 일반적이고 압연을 거치면 파괴되는 탓에 지금까지 특별한 활용이 고려되지 않았다”며 “쌍정의 파괴를 막을 수 있는 이번 성과는 기본적인 현상을 활용하여 현장에서 쉽게 소재의 향상을 이뤄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KIMS 원종우 박사는 “순수 타이타늄 압연기술은 경량성, 고강도, 고성형성 및 소재 절약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와 파급효과가 매우 크다”며 “날로 엄격해지는 환경규제에 맞춰 판형 열교환기는 물론 수많은 응용기술에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