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P금융, 자기자본 대출·기관투자 '빗장' 풀릴까

법제화 방안 공청회…금융위 "새 금융업으로 제도화"

금융입력 :2019/02/11 14:48    수정: 2019/02/11 14:49

금융감독당국과 P2P대출업계가 투자자 보호를 위해 법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가운데, 관련 법에 업계가 주장해 온 자기자본 투자(대출)와 기관투자자 참여에 관한 '빗장'도 열릴지 주목되고 있다.

그간 업계는 자기자본 투자와 기관투자자 참여를 허용해주면 경쟁력이 제고되고 산업이 발전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P2P대출업체의 자기자본 투자는 대부업과 큰 차별점을 갖지 못한다는 점, 기관투자자 참여가 향후 금융사들의 대출 규제 회피 수단이 될 수 있다는 문제점도 있어 그 수위가 어느 정도로 결정될 지는 미지수다.

11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 14층 세미나실에서 'P2P대출의 해외 제도 현황 및 국내 법제화 방안 모색' 공청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국회 정무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과 최종구 금융위원장, P2P대출업체인 테라펀딩 양태영 대표, 피플펀드 김대윤 대표, 렌딧 김성준 대표 등이 참석했다.

공청회에서 P2P대출업체들은 자기자본 대출을 허용해달라고 주장했다. 일부 대출 신청 건에 대해 투자자들의 자금을 매칭해 대출을 집행하는 것이 아닌, 업체가 갖고 있는 자기자본 안에서 대출을 실행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달라는 것이다.

피플펀드 김대윤 대표는 "입법 핵심은 투자자 보호를 잘 할 수 있으면서 동시에 산업을 안정적으로 성장하게 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자기자본 대출을 허용해달라"고 말했다.

렌딧 김성준 대표와 테라펀딩 양태영 대표 역시 자기자본 대출이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P2P대출업계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태영 대표는 "시중은행 신용대출 경우 온라인으로 신청하면 대출 승인이 떨어지고 곧바로 돈을 받지만 P2P대출은 자금을 모아서 대출을 해주다 보니 짧게는 몇 시간, 길게는 며칠이 걸려 경쟁력이 많이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양 대표는 또 "대출 신청이 들어왔을 때 먼저 자기자본으로 대출을 해결할 수 있다면 경쟁력이 제고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11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P2P대출의 해외제도 현황 및 국내 법제화 방안 모색' 공청회에 참석한 최종구 금융위원장.(사진=뉴스1)

이와 관련해 금융감독원 장경운 핀테크지원실장은 "일정 범위 내에서 허용해야 한다"고 답했지만 금융위원회 송현도 금융혁신지원과장은 "자기자본 대출은 곤혹스러운 부분"이라고 답변했다.

송현도 과장은 "이는 미리 대출이 나가는 선(先)대출이고 또 대부업과 P2P대출업체 간 차별점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송 과장은 "소액 대출자들을 계속 기다리게 하는 것도 이슈가 될 수 있다"며 "대출을 빨리 받을 수 있도록 어느 정도 모집이 되면 플랫폼의 자기자본을 투입해 마무리하는 것, 비율 등은 고민해봐야 할 지점"이라고 덧붙였다.

송 과장은 또 기관투자자 참여에 대해서 "업계가 안정적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관투자가 필요하다"며 "특정 기관이 100% 한 플랫폼에 투자를 하면 대출모집인이 돼 본질적인 관점에서 P2P대출이 맞나 하는 의문도 생길 수 있기 때문에 투자할 수 있는 비율을 결정해야 하고 특정 기관투자자의 특정 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 비율을 50% 이하로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송현도 과장은 P2P대출업체의 자격 요건 중 자본금 조건도 상향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부업에 따르면 자본금 3억원을 자격 요건으로 하고 있는데, 3억~10억 선으로 상향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 "P2P대출업체, 새로운 금융업으로 규제"

금융위원회는 P2P대출업체에 대해서 새로운 금융업으로 정의하고 규제하겠다는 기본적인 방침을 전달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새로운 금융업으로 정체성을 확립할 필요가 있어 별도의 법률을 제정해 P2P금융을 규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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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구 금융위원장은 "형성된 생태계의 안정성을 고려해 현 시장 구조와 영업방식을 최대한 인정하되 P2P금융의 독자적인 정체성을 감안해 그에 적합한 규율체계를 마련하겠다"며 "시장 여건과 영업 방식의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점을 감안해 규제나 제도의 설계에 있어 확장성과 탄력성을 충분히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법이 제정되더라도 시행령 제정에 시간이 걸리는 점을 감안, 금융위원회는 법제화 이후 내부적으로 유권해석해 P2P대출업체가 다양한 가능성을 시험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방침도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