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휴게소에 설치된 전기차 급속충전기 운영 문제가 여전히 난관 속에 직면해있다.
일반차량의 전기차 충전소 무단 주차 문제는 시간이 지나도 여전하다. 늘어나는 전기차 수에 대비한 충전기 확충 작업도 지지부진하다.
설상가상, 충전소 옆 흡연부스 운영문제도 골칫거리다. 또 정부는 고속도로 충전소 안내표지에 충전시설 안내 표기를 강화한다는 방침을 전했지만, 이 역시도 제대로 힘을 얻지 못하고 있다.
지디넷코리아는 휴가철을 맞아 4일 충청남도 당진시 행담도휴게소, 전라북도 군산휴게소 서울 방향 등 일부 고속도로 휴게소를 찾아 충전기 운영 실태를 파악했다.
■충전기 수 확보가 필요한 행담도휴게소
서해대교 부근에 위치한 행담도휴게소는 평소에 아름다운 호수 경관과 석양을 볼 수 있어 관광객들의 인기를 받고 있다. 그만큼 다른 휴게소에 비해 방문객 수가 월등히 많은 편이다.
행담도휴게소에는 전기차 급속충전기 수가 총 2대 마련됐다. 휴게소 북쪽 해변가주차장 서쪽 1기, 동쪽 1기가 설치됐다.
4일 찾은 행담도휴게소 해변가 주차장 동쪽은 인파가 몰렸지만, 서쪽은 한산했다. 휴게소 내 주차안내요원들의 통제가 있었기 때문에 서쪽 주차장으로 향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주차장 요원들의 통제 때문에 서쪽 주차장 충전기는 빈 상태였지만, 동쪽 주차장 충전기에는 충전을 위해 대기하는 전기차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방문 당시 동쪽 주차장 충전기에는 쉐보레 볼트 EV가 급속충전중이었다. 이 차량 오른편에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차량이 충전을 위해 대기하고 있었다. 당시 날씨는 35도를 넘겨 무더웠다.
다행히도 볼트 EV는 충전을 마치고 곧바로 휴게소를 빠져나왔다. 20분 넘게 대기하던 코나 일렉트릭 차량은 무사히 충전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행담도휴게소 내에 충전기 수가 3기 이상 확보되지 못하면, 해당 휴게소 내 충전대란이 빠른 시일내에 현실화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국내 완성차 전체 전기차 판매량은 1만4천682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나 일렉트릭은 지난 5월 고객 인도 시작 이후 7월까지 2천697대가 판매됐고, 볼트 EV는 3천994대 판매됐다. 두 차종 모두 서울에서부터 부산까지 한번 충전으로 주행 가능한 주행거리(볼트 EV 383km, 코나 일렉트릭 406km)를 갖췄다. 게다가 한번 충전으로 385km 갈 수 있는 기아차 니로 EV도 고객 인도가 시작된 만큼, 전기차로 장거리 주행하는 인파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최근 발표한 고속도로 휴게소 충전 인프라 대책에서 휴게소별 최소 1기 이상 급속충전기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정책은 급속도로 늘어나는 전기차 판매 수를 반영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완성차 4개사(현대차, 기아차, 르노삼성차, 한국GM)의 상반기 전기차 합산 판매량은 총 1만1천743대로 지난해 상반기 전기차 판매량(5천41대)보다 두 배 이상 많은 기록을 보였다. 최소 휴게소별로 2기 이상은 확보돼야 충전 대란을 막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반 차량 충전소 주차 문제는 여전
충청남도와 전라북도 경계선에 위치한 군산휴게소 서울방향에는 전기차 급속충전기 1대가 운영중이다.
이곳을 찾아보니 충전소 주차면에 ‘전기차 충전소’ 또는 ‘EV 충전소’ 표기가 마련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일반인들이 해당 충전소를 일반 주차 가능 구역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방문 당시 충전소 주변에는 기아차 모하비 1대와 쌍용차 체어맨 1대 등이 주차됐다. 차량 중간에 빈 공간이 있지만, 최근 출시된 전기차들이 들어가기 힘들 정도로 비좁다. 전기차 스스로 충전을 위해 이면주차하기 힘든 구조다.
고속도로 전기차 충전소 내 일반 차량 주차 문제는 군산휴게소만 아니라 화성휴게소 등 다른 휴게소에서도 똑같이 발생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음달 일반 차량의 공공 전기차 충전구역 주차 등을 금지하는 ‘충전방해금지법’이 실행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해당 법안은 알 수 없는 이유로 실행 자체가 내년 초로 연기된 상황이다.
전기차 운전자들은 내년 초까지 충전소 내 일반차량 주차 불편 문제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시점에서 일반 차량의 전기차 충전소 주차를 단속하거나 견인할 수 있는 법적 효력이 없다.
■충전소 시설 표기, 흡연부스 설치 등의 문제점도 여전
국토교통부는 지난 6월초 전기차 및 수소차 충전 편의를 위해 휴게소 이정표마다 전기차 충전 시설을 표기하는 제도를 시행했다.
하지만 이 제도는 시행 두 달이 넘어도 지지부진하다는 평가다. 아직까지도 수도권 주요 고속도로 휴게소에는 충전기가 설치됐다는 표기가 없다. 일부 휴게소에는 환경부가 만든 전기차 충전소 이정표가 마련됐지만, 남녀노소 쉽게 식별하기 어려울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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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게소 내 충전소 옆 흡연부스 설치 문제도 골칫거리다. 문막휴게소 인천방향과 하남 만남의광장 휴게소 등에서는 흡연부스와 충전소 간 거리가 50m 정도 된다. 이 때문에 충전중인 전기차에 담배 냄새가 유입된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지디넷코리아와의 통화에서 빠른 시일내에 문막휴게소 흡연부스를 옮기겠다고 밝혔지만, 하남 만남의광장 휴게소 운영자 측은 해당 휴게소가 그린벨트 지역이라는 이유로 흡연부스 이전에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