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화해 무드에 맞춰 남북 정보통신 분야 협력 방안에 대해서도 다양한 논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KT와 SK텔레콤이 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6일 국회에서 열린 '남북 ICT 교류협력 방안 정책' 세미나 종합토론에서 윤성은 SK텔레콤 상무와 김순용 KT 상무는 남북 정보통신 교류에 대한 각사 건의사항을 제안했다.
KT는 북한 통신망이 고도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당분간 자회사인 KT스카이라이프가 맡고 있는 위성 통신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신을 포함한 각 분야에서 경쟁력 있는 기업이 우선적으로 북한과 협력 사업을 하게 해 초기 시장 성장을 효과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자사 중심의 위성 통신 인프라가 먼저 활용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KT 김순용 상무는 "ICT, 통신은 국제 제재 등 때문에 상대적으로 교통 분야 교류보다 진전이 덜한 상황"이라며 "교류 가능한 범위를 파악하기 위해 통신 쪽 실사단을 파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상무는 "(실사가 이뤄지지 않은 현재)북한의 초고속 통신 인프라 시설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있는데, 산림이 많아 유선 통신망 구축이 어느 정도로 추진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위성통신이 필수적인 역할을 할 수 있고, 개성 지역의 경우 위성방송을 서비스한 적이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어떤 분야에서든 '주전 선수' 중심으로의 비즈니스 접근이 필요하고, 통신도 마찬가지"라며 "북한을 그나마 잘 알고 있고 시장 인프라가 많이 준비돼 있는 사업자 중심으로 경협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SK텔레콤의 경우 유선통신보다 단기간 구축이 가능한 무선통신 인프라의 중요성, 그리고 초기 협력 사업으로서 애니메이션 등 콘텐츠 분야의 적합성에 대해 역설했다.
둘다 SK텔레콤이 경쟁력을 지닌 분야다. 이동통신 1위 사업자로서 지닌 무선통신 역량과 자회사 SK브로드밴드가 맡고 있는 콘텐츠 사업에 대한 언급이 나왔다.
SKT 윤성은 상무는 남북 정보통신 교류에 대해 "모바일 퍼스트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며 "무선망은 상대적으로 유선에 비해 신속하게 구축이 가능하고 효율적인 수요 창출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KT가 주장하는 남북 통합 위성 기간망 구축 건에 대해서는 "통신 용량의 안정성 등을 고려하면 한계가 있어 근본적 대안이 될 수 없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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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상무는 "이동통신 1위 사업자로서 남북 경협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라며 "2000년 초반에 평양 남부 지역 내 통신망 구축을 실무 단계까지 검토했던 사례도 있었는데, 이번엔 실질적인 진전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특히 "로밍 서비스나 ICT 인력 교육, 애니메이션 콘텐츠 협력 등 가벼운 아이템부터 협력하는 게 어떤가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