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의 부진 속에 프리미엄 생활가전과 TV의 선전으로 처음으로 연간 매출 60조 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은 2009년 이후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LG전자는 25일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이 61조3천962억 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0.9%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84.5% 증가한 2조4천685억 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실적은 프리미엄 전략과 원가경쟁력을 앞세운 가전 사업의 호조 덕이다. 특히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 부문은 지난해 매출 19조2천261억 원, 영업이익 1조4천890억 원으로 영업이익률 7.7%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다.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부는 영업이익 1조5천667억 원으로 최고 영업이익률 8.4%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에는 영업이익이 3천668억 원으로 전년 동기(-352억 원) 대비 흑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6조9천635억 원으로 전년 동기 14조7천777억 원보다 14.8% 증가했다.
■생활가전·TV '훨훨'…스마트폰 11분기째 적자
H&A사업본부는 매출액 4조3천294억 원, 영업이익 807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국내시장에서 트윈워시, 건조기, 스타일러 등과 같은 신성장 제품의 판매가 늘었고 중남미, 아시아 등 성장시장에서 호조를 보이며 전년 동기 대비 6.8% 증가했다.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것은 ‘LG 시그니처’,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등 초프리미엄 브랜드에 대한 마케팅 투자가 늘었기 때문. 인공지능(AI), 로봇 등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가 선제적으로 집행되는 가운데, 전략 시장인 미국에서 프리미엄 제품을 앞세워 현지 인프라 투자를 확대해 시장지배력 강화에 나선 게 반영됐다.
HE사업본부는 매출액 5조4천751억 원, 영업이익 3천835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올레드 TV, 울트라HD TV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늘며 전년 동기 대비 14.2%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성수기 마케팅 비용 증가에도 불구하고 올레드 TV등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 확대로 전년 동기 대비 133.8% 증가하면서 높은 수익성을 유지했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 커뮤니케이션(MC) 사업부는 매출액 3조655억 원, 영업손실 2천132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V30의 출시로 전분기 대비 9.2% 증가했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주요 부품 가격 상승과 V30 마케팅 비용이 발생하며 영업적자가 이어졌다. 다만, 지속적인 사업구조 개선으로 지난해 연간 영업적자는 직전 연도 대비 5천9억 원 개선됐다.
VC사업본부는 매출액 8천567억 원, 영업손실 411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기차 부품 사업이 성장했으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사업에서 일부 주력 거래선의 완성차 판매가 일시적으로 감소해 전년 동기와 유사한 수준이다. 미래 성장을 위한 선행투자로 영업손실이 이어졌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올해도 프리미엄 가전·신사업 확대…폰 사업은 '체질 개선'
가전 시장은 프리미엄 제품과 에너지 고효율 제품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H&A사업본부는 트윈워시 세탁기, 노크온 매직스페이스 냉장고 등을 앞세워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를 확대한다. 또 무선청소기 코드제로 A9, 퓨리케어 공기청정기 등 프리미엄 소형가전과 트롬 건조기, 스타일러 등의 신성장 제품의 수요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한다.
TV 시장은 올해 2개의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가 예정되어 있어 전년 대비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HE사업본부는 올레드 TV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를 확대하는 한편, 원가 개선 활동을 지속해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유지할 계획이다.
MC사업본부는 프리미엄에서 보급형에 이르기까지 스마트폰 라인업을 재정비해 수익성을 끌어 올린다. 또 플랫폼 효율화, 모듈러 디자인 설계 등 LG만의 연구개발(R&D) 혁신과 제조혁신으로 제품 경쟁력을 높이는 등 사업 체질을 지속 개선한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본격적으로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면서 전기차 부품 시장은 지속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VC사업본부는 GM ‘쉐보레 볼트 EV’의 성공 사례를 발판으로 전기차 부품 수요가 늘어나는 것에 대해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최근에 글로벌 시장에 런칭한 인공지능 브랜드 ‘씽큐(ThinQ)’를 통해 인공지능 분야 선도기업 이미지를 강화하는 한편, 미래사업의 한 축인 로봇 분야에서도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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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LG전자는 최근 미국 정부가 세탁기와 태양광 패널을 대상으로 세이프가드를 결정한 것과 관련해 현지 거래선과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현지에 공급하는 물량에 대해 차질이 없도록 할 계획이다.
LG전자 측은 "미국 테네시주에 건설중인 세탁기 공장은 내년 초에서 올해 4분기로 앞당겨 가동하고 세이프가드에서 제외된 대용량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판매를 확대해 시장지배력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며 "태양광 패널은 경쟁력을 갖춘 고효율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을 지속 공략할 방침"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