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S9' 날개 단 삼성, 새 전략 짜는 LG

삼성, MWC서 '갤S9' 공개…LG, G6 후속작 없을 듯

홈&모바일입력 :2018/01/17 08:54    수정: 2018/01/17 17:22

상반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선점을 위해 국내 제조사들이 전열정비에 나섰다. 올해에는 스마트폰 라인업과 공개 시점 등에 있어 예년과는 다른 전략을 내세우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S9'를 다음 달 26일(현지시간) 스페인에서 개막하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8)에서 선보이며 선제적 대응에 나선다. 지난해 보다 한 달 정도 앞당겨진 시점으로 최근 아이폰 '배터리 게이트'로 도마 위에 오른 애플과 초격차를 두기 위한 삼성전자의 승부수에 기대감이 모아진다.

최근 스마트폰 사업에서 부진을 겪고 있는 LG전자의 행보도 관심거리다. LG전자는 지난 연말 휴대폰 사업을 책임지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장을 교체하면서 대대적인 전략 수정에 나선 상황이다. LG전자는 올해 MWC에서는 상반기 주력 프리미엄폰인 G 시리즈 후속 제품을 공개하지 않을 예정이다.

대신 전체 라인업(G, V, Q, K, X 시리즈) 조율과 제품 포지셔닝, 브랜드 개명, 마케팅 등 스마트폰 사업 전반에 대한 큰 변화가 예상된다. 이와 관련 황정환 신임 MC사업본부장이 직접 MWC 현지에서 내실을 기할 수 있는 새로운 스마트폰 사업 전략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사장이 '갤럭시 언팩 행사 2017'에서 '갤럭시노트8'을 소개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아이폰 사태로 날개 단 ‘갤S9’…성능 기대감도↑

삼성전자는 MWC에서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9' 시리즈를 공개한다. 삼성전자의 휴대폰 사업 수장인 고동진 삼성전자 IT모바일(IM) 부문장(사장)은 이달 개최된 세계 최대 전자전시회 CES 2018에서 "갤럭시S9은 오는 2월 MWC에서 발표할 예정"이라고 출시 시기를 공식화했다.

이는 지난해 전작인 갤럭시S8의 공개일보다 한 달 가량 빠르게 앞당겨진 셈이다. 삼성전자는 매년 2월 말 MWC에서 갤럭시S 시리즈 신제품을 공개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2016년 '갤럭시노트7' 단종 여파로 사태 수습과 차기작 정비에 시간을 투입하면서 한 달 가량 늦은 시점에 미국 뉴욕에서 언팩 행사를 갖고 갤럭시S8을 첫 선보였다.

상반기 출시된 갤럭시S8이 베젤리스(테두리가 없는) 인피니티 디스플레이와 처음으로 선보인 인공지능(AI) 음성인식 비서 빅스비 등으로 주목을 받았다. 하반기 '갤럭시노트8'도 한층 업그레이드된 대화면과 펜 사용자 경험(UX)으로 갤럭시노트 시리즈 팬의 수요를 끌어내면서 최고 예약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갤럭시S9은 갤럭시노트7의 여파를 말끔하게 씻어낸 삼성전자가 온전히 집중할 수 있었던 제품인 만큼 더욱 관심이 쏠린다. 갤럭시S9은 5.8인치 QHD 디스플레이와 주변 환경에 따라 빛을 자동으로 조절해주는 F1.5-F2.4 가변 조리개, 전면 800만 화소, 후면 1천200만 화소 카메라와 듀얼카메라(갤럭시S9플러스)와 퀄컴 스냅드래곤845, 엑시노스9(9810) 등 최신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가 탑재될 전망이다.

아이폰 배터리 논란도 갤럭시S9에 날개를 달아줄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지난해 말 아이폰 배터리 성능을 고의적으로 저하시킨 것을 인정, 아이폰 사용자들의 집단 소송이 나날이 확대되고 있다. 애플이 지난해 갤럭시노트7 단종 여파로 수혜를 입었던 상황과 반대로 재현되는 모습이다.

'갤럭시S9' 콘셉트 이미지.(사진=레츠고디지털)

또 삼성전자는 이르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차세대 제품으로 꼽히는 폴더블(접을 수 있는) 스마트폰를 앞세워 왕좌 수성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고동진 사장은 지난해 올해 출시를 목표로 폴더블 스마트폰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이번 CES 2018에서도 제품의 연내 공개 여부에 대해 확정적인 답을 내놓지 않았다.

고 사장은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 시기를 판단하기에는 아직 좀 이르다"며 "가능한 빨리 선보이고 싶지만 현재 폴더블 스마트폰의 사용자 경험(UX)이 숙제로 남아 있고, 이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치열하게 공부하고 주기적으로 보고 있다. 눈길 한 번 끄는 수준의 제품은 시장에서 오랫동안 지속되지 못 한다"고 말했다.

■LG G·V 브랜드 재정비…"강점 살려 내실 다질 것"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기존의 브랜드를 재정비할 것으로 보인다. 조성진 부회장은 CES 2018에서 "LG전자의 G와 V 라인업 나눠야 할 필요성이 있는지 보고, 최근 선보였던 시그니처 에디션 등 경험을 정리해 브랜드에 있어 필요한 부분은 바꿀 수도 있지 않나 생각한다. 경쟁사 출시 시기에 따라가지 않고 필요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며 스마트폰 브랜드 변화에 대한 가능성을 내비췄다.

LG전자의 원톱 수장인 조성진 부회장이 스마트폰 브랜드 변화를 꾀하는 것은 LG전자 휴대폰 경쟁력의 현주소를 받아들이고 잘해왔던 부분을 기반으로 불씨를 살리기 위해 극약처방을 두는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의 MC사업부는 지난해 3분기까지 10분기 연속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분기까지 적자를 기록할 경우 11분기째 손실을 입게 된다.

회사는 매년 상반기에 G 시리즈, 하반기에 V 시리즈 신제품을 출시해 왔다. 지난해에는 대화면 풀비전 디스플레이와 전후면 광각 카메라 등을 탑재한 G6와 하반기 프리미엄 멀티미디어 기능들을 탑재하면서도 가벼운 무게를 구현한 V30 선보였다. 작년 말에는 성공 DNA를 계승하겠다는 전략으로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 '시그니처'를 적용한 200만원대의 초고가 한정판 'LG 시그니처 에디션'을 국내에 출시하기도 했다.

독일 베를린 마리팀 호텔에서 LG V30을 공개하는 조준호 전(前) LG전자 MC사업본부장 사장.(사진=지디넷코리아)

LG전자 스마트폰 신제품들이 시장의 호평을 받으면서도 가시적인 매출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회사 내부적으로는 LG전자의 브랜드 이미지 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V30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완성도가 전작보다 눈에 띄게 높아지면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지만, 과거의 LG전자 브랜드 이미지를 탈피해야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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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작년 연말 인사에 모바일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의 수장을 조준호 사장에서 황정환 부사장으로 교체하면서 쇄신을 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는 사업전략 수정을 통해 삼성이나 애플뿐 아니라 중국 업체들이 치고 올라오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브랜드를 무리하게 끌고가기보다 그동안 강점을 가져왔던 중가 브랜드를 중심으로 힘을 줄 것으로 보인다"며 "LG 가전제품들처럼 스마트폰의 플랫폼화와 모듈화를 통해 재료비, 투자비 등을 절감하는 등 시장을 의식하지 않고 회사 스마트폰 사업에서 철저하게 집중해 내실 강화에 나설 것"이라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