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가지니 LTE 써보니…AI 삼킨 LTE 라우터

천편일률적 AI 스피커 쓰임새 벗어나

방송/통신입력 :2017/12/03 12:17    수정: 2017/12/03 12:18

내로라하는 국가대표 ICT 기업들이 모두 하나씩 선보이고 있는 음성인식 기반 인공지능(AI) 스피커. 사실 외형과 디자인을 가리고 보면 저마다 큰 차이점을 찾아내기 힘들다.

쓰는 사람들의 이용 패턴도 비슷하다. 스피커 특징부터 부각된 탓에 무선인터넷으로 연결된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만 주로 이용한다. 다른 기능의 이용 빈도는 현격히 떨어진다.

KT가 지난달 말 출시한 ‘기가지니 LTE’는 기존 AI 스피커 이용자들이 볼 때 엉뚱한 시도를 했다. 모델명에 LTE가 붙은 것처럼 LTE 요금제와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LTE 요금제와 결합된 AI 스피커에 LTE 라우터 기능이 더해진 것이 흥미롭다. 에그 단말에 큼직한 스피커와 마이크 센서가 붙어있다고 여기는게 더욱 맞는 설명일지도 모른다.

‘기가지니 LTE’는 기본적으로 LTE와 연결해 써야 한다. 원통형 스피커 하단에는 나노유심을 끼울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동전으로 덮개를 열면 스마트폰에 유심칩을 끼울 수 있는 공간이 보인다.

이 때문에 기존 AI 스피커가 무선인터넷(WiFi) 공유기 주변에서만 쓸 수 있던 것과 달리 LTE 전국망이 구축된 국내서는 어디에서나 쓸 수 있다. 집안 한 곳에만 두고 쓰는 것보다 들고 다니는데 초점을 뒀다는 뜻이다.

반면 스피커 구입 가격 외에도 별도데이터 요금제에 가입해야 한다. 데이터투게더 요금제나 스마트 디바이스 요금제를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유심칩을 끼우지 않고 와이파이 버전으로만 활용할 수도 있지만 제품의 특장점을 살릴 수 없다.

실제 이용해본 시간은 이틀 정도로 길지 않지만 뛰어난 이동성과 휴대성을 알아차리기엔 충분했다.

우선 배터리 걱정은 덜어도 된다. 4천100mAh 배터리를 탑재한 ‘기가지니 LTE’의 실제 사용 기준 배터리 이용 시간은 하루를 훌쩍 넘는다. 오디오 재생 기준 최대 8시간, LTE 라우터 7시간 연속 사용이 가능하다. 이 같은 기능을 최대 시간에 이를 정도로 쓸 일은 없기 때문에 하루 충전을 깜빡해도 큰 무리는 없다.

또 크기나 모양도 들고다니기 적당하다. 회사 측은 텀블러 수준의 크기로 휴대가 간편하다고 설명한다. 실제 텀블러를 들고 다니는 것과 비슷하다. 손에 쥐는 느낌이나 겉에서 본 모양이나 텀블러와 다름 없다.

LTE 통신을 지원하는 점은 단연코 편리하다. 휴대용 AI 스피커 타사 제품을 이용할 때 반드시 거치는 과정이 있다. 주변 무선인터넷 공유기를 찾아보거나 스마트폰의 모바일 핫스팟 기능을 켜야 하는 점이다. 반면 ‘기가지니 LTE’는 전원 버튼을 켜면 곧바로 이용할 수 있다.

‘기가니지 LTE’의 최대 장점은 언제 어디서나 최대 10명까지 접속할 수 있는 무선인터넷 공유기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AI 스피커를 장만하면서 데이터 요금을 추가로 내야 하는 부담이 있지만 LTE 라우터 기능을 더해 이 같은 부담을 만족으로 되돌릴 수 있는 부분도 있다는 뜻이다.

IPTV 셋톱박스에 이어 LTE 에그 단말에 AI 스피커 기능을 끼워둔 점이 소비자 선택 폭을 줄일 수는 있다. 반대로 누군가에게는 특화된 AI 스피커 기능을 실속 있게 쓸 수도 있다. ‘기가지니 LTE’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KT가 최소한 LTE 에그 단말을 교체하는 월 2만명 가량에게 선택지를 넓혔다고 자평하는 점이 충분히 이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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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질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국내 다른 AI 스피커와 달리 유독 기가지니 제품군은 하만카돈과의 협력을 강조한다. 기기 외관에 KT라는 글자는 없지만, 하만카돈의 마크는 스피커 하단에 자리잡고 있다. 그만큼 음질에 신경을 쓴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실제 기기 크기에 못지 않은 웅장한 소리 때문에 공공 장소에서 볼륨 버튼을 줄이기 위해 손이 움직이는 경우가 잦다. 또 웅장한 고출력 음장 안에 세밀한 소리도 단단히 잡아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