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 LCD→OLED 세대 교체 고삐

中 과잉공급으로 LCD 가격↓…OLED 수요 급증 원인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7/10/17 09:55    수정: 2017/10/17 10:35

디스플레이 시장의 무게중심이 액정표시장치(LCD)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전환되고 가운데, 삼성디스플레이가 패널 세대 전환 양산에 본격 시동을 걸고 있다.

특히 최근 OLED가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탑재되기 시작하면서, 중소형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의 성장세는 더욱 더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D "연내 LCD 공장 가동 중단"…왜?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연내 5세대 LCD 공장인 'L6'의 가동을 중단할 계획이다. 7세대 LCD 공장 'L7-1'은 이미 가동을 중단해 OLED로 공정을 전환 중에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이 같은 결정은 LCD 패널 가격 하락이 지속되면서 OLED로의 전환 가속화가 절실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디스플레이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는 현재 중소형 OLED 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며 "주력 제품이던 LCD 패널의 가격 하락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이면서 올해부터 대대적인 사업 전환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연내 5세대 LCD 공장인 'L6'의 가동을 중단할 계획이다. 7세대 LCD 공장 'L7-1'은 이미 가동을 중단해 OLED로 공정을 전환 중이다. 사진은 삼성디스플레이의 플렉시블 OLED.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난 2분기 중소형 디스플레이시장에서 31.9%의 점유율을 차지해 1위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위 재팬디스플레이(JDI)의 점유율 15.2%와 비교해도 두 배 가까이 차이나는 수치다.

중국발 물량 공세로 LCD 패널 가격이 계속해 하락 중이라는 점은 지난 3분기 삼성전자의 디스플레이사업부문 실적 성적표에서도 엿볼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디스플레이부문은 3분기 8천억~9천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이는 1조200억원을 기록했던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크게 떨어진 수치다.

모바일·TV OLED 수요 급증도 한몫

자체 발광 방식으로 백라이트가 필요 없는 OLED는 LCD보다 더 얇고 선명한 화질을 구현한다. 이 때문에 하반기 출시되는 플래그쉽 스마트폰 대다수가 OLED 패널을 채택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는 비단 스마트폰 분야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LCD가 아직까지 대세로 여겨졌던 TV 시장에서도 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하반기 출시되는 플래그쉽 스마트폰들 대다수가 OLED 패널을 채택했다. 사진은 5.8인치 OLED 디스플레이를 채택한 애플 아이폰X. (사진=씨넷)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2분기 전세계 LCD TV 출하량은 4천450만대를 기록, 지난해 동기 대비 6.5%나 감소했다. 이는 감소폭만 따졌을 때 역대 최대치다.

반면 OLED TV 시장의 성장세는 가히 폭발적이다. OLED TV는 지난 2분기 시장에서 총 28만대가 판매돼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7% 성장했다. 아직까지 4천만대가 넘게 팔리는 LCD TV 시장과 비교하는 게 어불성설이라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OLED TV는 향후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다.

中 LCD 공급 과잉 지속…'발빠른 세대 전환이 곧 승리'

업계 관계자는 "올 상반기까지는 LCD 패널 가격 강세로 버틸만 했다"면서 "그러나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가격이 점점 떨어지는 게 사실이고, 이 추세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특히 스마트폰 시장이 확대되면서 OLED 선호도가 매우 높아지고 있다"며 "업계 최초로 OLED를 양산한 전력이 있는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세대 전환에 성공한다면 누구보다 유리한 위치에 놓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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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트렌드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재편되면서 삼성디스플레이의 성장세는 더욱 가파를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삼성은 지난 2007년 업계 최초로 OLED 양산을 시작한 바 있다. 당시만해도 OLED에 대한 업계의 기대감은 현저히 낮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당시는 TV, 모바일 할 것 없이 LCD 패널이 주류로 자리매김하고 있던 때다.

그러나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 IHS마킷에 따르면 전체 스마트폰 시장서 OLED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오는 2020년 8억 3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조사됐다. OLED를 채택한 스마트폰이 불과 2년 전만 해도 전세계적으로 2억6천만대 수준이었던 점과 비교하면 괄목할만한 성장이 예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