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늘어나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수요에 설비 증설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충남 아산탕정 디스플레이시티 2단지에 부지를 조성하기 시작했다. 이번 증설 규모는 6세대(1500×1850㎜) 웨이퍼 기준 월 13만5천장으로 내년까지 13조~16조원의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전해졌다.
새롭게 증설되는 A5(미정) 규모는 기존 OLED 생산라인 A3 공장과 유사한 수준이다. 현재 삼성디스플레이의 A3 6세대 생산라인은 웨이퍼 기준 월 3만장 생산 가능하며 올해 말까지 10만5천장의 생산능력을 갖출 전망이다. A5는 오는 2018년 상반기 구축이 완료되며 당해 하반기 양산을 시작할 전망이다.
이번 증설은 올 가을 출시될 예정인 애플의 차기 아이폰 등 스마트폰에 소형 OLED 패널을 공급하기 위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글로벌 1·2위를 다투는 삼성전자와 애플이 플래그십 모델에 OLED 적용을 확대하면서 이를 원활하게 공급하기 위한 포석인 셈이다.
중소형 OLED 시장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압도적으로 주도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중소형 OLED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96.7%의 점유율을 기록해 사실상 모바일용 OLED 패널을 양산하는 곳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유일한 수준이다.
OLED는 기존 LCD에 적용되는 백라이트가 아닌 자발광 소자를 사용해 20% 이상 높은 색재현율과 얇은 두께를 구현한다. 특히 엣지(곡면)를 비롯해 폴더블(접히는), 플렉시블(휘어지는) 등 다양한 형태의 디스플레이를 적용할 차세대 스마트폰의 개발이 이뤄지고 있어 OLED 수요는 더 확대될 전망이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선두 주자인 삼성전자는 모바일 제품 전체 물량의 70%에 삼성디스플레이 제품을 탑재하고 있다. 여기에 초대형 고객사인 애플의 아이폰의 물량이 1억대에 달해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 공급은 빠듯할 수밖에 없다.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매출 비중은 LCD를 넘어서면서 OLED 생산라인 전환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명진 삼성전자 IR담당 전무는 27일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디스플레이패널(DP) 사업에서 OLED 매출 비중이 60%대 초반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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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는 이번 OLED 생산라인 증설로 독주 체제를 더 길게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후발 업체들과 상당한 기술 격차가 있는 데다 양산 체제를 구축하는 데도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단순부지공사를 진행 중인 것은 사실이지만 투자계획은 구체적으로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통상적으로는 아무런 계획 없이 부지 조성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