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업계가 핵심 판로인 TV 채널의 지속적인 부진에도 불구하고 올 3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채널인 T커머스의 성장세가 꾸준하고, 베트남 등 동남아 중심의 해외 진출 지역의 성장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업체들은 안정적인 전망 속에서 벤처 투자, 기술 역량 강화, 단독상품 개발 등의 활동으로 장기적인 사업 전략을 그리고 있다.
■홈쇼핑, '동남아+T커머스' 덕 볼까
올해 안정된 실적을 기록해온 홈쇼핑 업계가 3분기를 포함한 하반기도 마찬가지로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IBK투자증권의 안지연 김진영 연구원은 "유통업 상황과 달리 하반기에도 홈쇼핑사 전반에 양호한 실적이 예상된다"며 "상위 업체의 경우 T커머스 채널과 모바일 성장성 회복으로 하반기 실적 안정성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실적 개선을 점쳐볼 만한 호재도 있다. 지난달 29일 롯데홈쇼핑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상대로 냈던 업무정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승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5월 롯데홈쇼핑은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6개월간 '황금시간대'로 불리는 오전·오후 8~11시에 방송을 정지하도록 하는 처분을 받은 바 있다. 해당 시간대에 일 매출의 절반 가량을 올렸던 롯데홈쇼핑 입장으로서는 큰 시름을 덜은 셈이다.
CJ오쇼핑은 적자폭이 컸던 인도 사업을 정리했다. CJ오쇼핑은 지분 절반을 갖고 있던 인도 합작법인 샵CJ와 현지 홈쇼핑 1위 업체 홈샵18이 합병됐다고 밝혔다.
이번 합병으로 CJ오쇼핑은 샵CJ의 지분 전량을 홈샵18 측에 양도하면서 홈샵18의 주요 주주가 됐다. 샵CJ는 지난 2분기 기준 순손실 43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홈쇼핑을 비롯한 유통업계는 최근 동남아에 주목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베트남은 중국보다 상대적으로 덜한 규제 위험, 높은 경제 성장률, 한국에 친화적인 현지 분위기 등의 요인으로 홈쇼핑 업계로서는 드물게 흑자를 내는 해외 시장으로 자리잡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작년 4월 5개년 경제·사회 개발 계획을 발표, 2020년까지 연 평균 6.5~7%의 GDP 성장률을 목표치로 밝혔다. 아시아개발은행도 올해 베트남 경제성장률 예상치로 그와 비슷한 6.3%를 제시했다.
지난 2011년부터 베트남에 진출해 해외 시장 공략을 시작한 CJ오쇼핑은 작년 6월부터 한국 상품 전용 프로그램 '한국 상품 골든존'을 편성, 운영하고 있다. 롯데홈쇼핑도 지난 2012년 베트남 대형 미디어 그룹 닷비엣과 합작법인을 설립, '고급 홈쇼핑'이라는 지향점 아래 주요 도시를 대상으로 24시간 방송을 진행한다. GS홈쇼핑은 지난 2012년 베트남에 진출해 지난 상반기 96억원의 취급고를 기록했다.
CJ오쇼핑 관계자는 베트남 등 동남아 시장의 특징으로 "화장품 등 한국 제품이 우수하다는 인식이 깔려 있고, 높은 경제성장률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시장이 확대되면서 구매력도 자연스럽게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T커머스도 꾸준히 잠재력이 큰 판로로 점쳐지고 있다. 지난 2분기 GS홈쇼핑은 T커머스 취급고가 30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약 3배 가량 늘어난 수치다. CJ오쇼핑도 같은 기간 580억원의 취급고를 기록했다. 작년 3분기 286억원 대비 2배 가량 취급고가 상승했다.
■안정적 실적 바탕으로 미래 투자 활발
업계는 경쟁력 확보를 위해 다각도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다년간 GS홈쇼핑은 미래 성장 동력 확보라는 명목 하에 주방용품 기업 월드키친, 디자인 상품 쇼핑몰 운영 기업 텐바이텐, 헬스케어 스타트업 다노 등 다양한 벤처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9일에는 NHN페이코에 500억원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현재 투자를 진행한 업체는 300여개 수준이다. TV·모바일 상품을 함께 취급하는 통합물류센터도 신규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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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오쇼핑은 상품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체 브랜드 성장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자체 기획한 화장품 브랜드 '셉'은 최근 백화점에 단독 매장을 열기도 했다. 그외 고급 캐시미어 브랜드 '고비'나 속옷 브랜드 '피델리아' 등 다양한 자체 상품 브랜드의 성장을 노리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IT화(化)에 촛점을 맞췄다. 지난 3월 IT전략, 빅데이터팀 등 전문 조직을 신설하고, IT기술과 쇼핑을 접목한 시스템 도입에 집중하고 있다. 이에 지난 29일 모바일 앱에 지문·홍채 로그인 기능을 도입했다. 향후 챗봇 도입으로 맞춤형 상품 추천 등의 서비스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