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연합을 메모리 반도체 사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도시바가 웨스턴디지털(WD) 및 홍하이정밀공업(폭스콘) 등과도 협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일본 NHK에 따르면 쓰나카와 사토시 도시바 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산업혁신기구(INCJ) 등과의 합의 성립을 목표로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목표 기일 내 합의하지 못했기 때문에 다른 곳과 병행해 협상하고 있다"며 "내년 3월 말 매각 완료를 목표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쓰나카와 사장은 "채무 초과 상태에 빠진 현재 회사의 재무 상태를 개선하고, 상장폐지를 피하기 위해 매각 협상을 서두를 것"이라면서 "반독점 심사(독점금지법)를 생각하면 쉽진 않겠지만, 열심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도시바가 그간 우선적으로 협상을 진행해온 한미일연합 외 '다른 곳'에 대해선 미국의 WD와 대만의 폭스콘이라고 명시했다.
도시바 사장이 직접 이 사실에 대해 확인시켜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도시바 히라다 마사요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11일, 채권 은행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에서 "우선협상대상으로 선정된 한미일연합과의 계약이 난항을 겪고 있다"며 "WD, 폭스콘과도 반도체 사업 매각 협상을 계속 진행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도시바 관계자에 따르면 회사는 한미일연합과 우선협상을 진행할 방침을 바꾸지는 않았지만, 연합과의 계약이 어려울 경우에 대비해 인수에 의욕을 보였던 다른 진영과도 물밑 협상을 진행 중이다.
도시바는 지난 6월 고심 끝에 한미일 컨소시엄을 매각 우선협상대상으로 선정했지만, 매각 협상이 두달여 간 진척되지 못하고 있다.
한미일연합 컨소시엄엔 SK하이닉스와 일본 민관펀드 INCJ, 일본정책투자은행(DBJ),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털 등이 참여 중이다.
그러나 당초 융자 형태로 컨소시엄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SK하이닉스가 도시바의 지분을 취득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협상은 교착상태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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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도시바는 "한미일연합과의 최종 계약 조건과 관련해 협상자와 이견이 있다"는 이유를 들며 정식 계약을 8월 이후로 미뤘다.
이와 관련, 니혼게이자이신문은 "WD의 인수 제안가가 상대적으로 낮고, 폭스콘은 (일본) 정부가 기술 유출 우려로 반대하고 있다"며 "한미일연합을 주축으로 계속 협의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