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준대형세단 '신형 그랜저'의 내수 시장 질주가 거세다.
지난달 판매 돌입 불과 1주일 만에 4천606대가 팔려 단숨에 준대형시장 선두로 올라선 데 이어, 이달에도 판매 호조 지속으로 월간 베스트셀링카 등극이 유력하다. 업계에서는 국내시장 자동차 최대 월간 판매량을 갈아치울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28일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신형 그랜저의 판매량은 1만4천여대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미 이전 5세대(HG)가 2014년 12월 세운 그랜저의 월간 최대 판매량(1만2천564대)은 뛰어넘었다.
주말과 공휴일을 제외한 영업일 기준 19일 만으로 일평균 700대가 훌쩍 넘게 팔려나간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달 그랜저의 월 판매량이 최대 1만6천~1만7천대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월말에 계약이 몰리는 추세를 감안하면 남아있는 기간 동안 그랜저의 일평균 판매량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이미 연말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한 SK, 한화 등에서 발생한 신임 상무들의 법인차량 교체 수요도 힘을 보태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12월 베스트셀링카 등극은 따 놓은 당상이다. 올해 내수시장에서 월간 1만대 이상 판매 기록은 지난 6월 아반떼(1만2천364대)가 유일하다. 하반기 들어서는 지난달 9천256대가 팔린 기아차 모닝이 유일하게 1만대에 근접한 모델이다.
국내 시장 자동차 최대 월간 판매량을 경신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수입차 브랜드 약진 등으로 국내 자동차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진 이후 월 기준 최고 판매 기록은 2010년 12월 아반떼가 세운 1만7천297대다. 중형세단 이상 차급에서는 쏘나타가 2014년 4월 기록한 1만5천392대가 최고 기록이다. 국내 자동차시장에 선택지가 많지 않았던 1990년대까지 범위를 넓히면 국내시장 단일차종 역대 월간 최대 판매기록은 아반떼가 갖고 있는 2만5천230대(1995년 12월)다.
신형 그랜저의 수요가 몰려들면서 생산 현장도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현대차는 이미 신형 그랜저와 아슬란, 쏘나타를 만들어내는 아산공장의 생산라인을 풀가동해 물량 공급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아산공장은 혼류 생산을 통해 연산 30만대 규모를 갖췄다. 4천여명의 아산공장 생산 직원들이 주간연속 2교대 근무와 주말 특근을 통해 생산할 수 있는 신형 그랜저 물량은 월평균 최대 약 1만2천~3천대 수준이다. 지금 계약해도 신차를 건네받으려면 2월에나 가능하다.
현대차 관계자는 "출시 초반 약 3개월에 달하던 대기 기간이 1개월 정도로 줄었다"면서 "고객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생산량을 늘려 출고 기간을 최대한 단축시키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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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그랜저의 호조는 현대차의 내수 점유율 반등도 견인하고 있다. 현대차는 국내경기 침체와 노조 파업 여파로 지난 10월 내수 점유율 31.9%를 기록, 회사 출범후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하지만 그랜저가 판매에 들어간 지난달 점유율은 34.4%로 상승했다.
형제 계열사인 기아자동차에 위협받고 있는 연간 승용차 내수판매 1위 자리도 수성할 가능성이 커졌다. 올 1~11월 누적 판매량 기준 현대차는 42만9천92대를 판매, 기아차(43만957대)보다 1천928대 뒤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