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그랜저 역습에 준대형 시장 '흔들'

한주 판매량 만으로 선두 탈환…독주할듯

카테크입력 :2016/12/02 09:39    수정: 2017/02/01 19:23

정기수 기자

현대자동차 그랜저가 뒷심을 발휘하며 준대형 시장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본격 판매에 돌입한 6세대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인 '신형 그랜저(IG)'의 신차 효과에 힘입은 탓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그랜저는 지난달 국내 시장에서 전월 대비 126.4% 급증한 7천984대(구형 모델 3천145대, 하이브리드 모델 233대 포함)가 팔려나가며 기아차 K7(4천72대)를 큰 차이로 따돌리고 단숨에 준대형 1위에 올랐다. K7도 전월 대비 4.1% 판매량이 증가했지만 신형 그랜저의 기세를 따라잡기엔 역부족이었다.

르노삼성 SM7(465대)과 한국GM 임팔라(459대)가 각각 전월 대비 26.8%, 21.5% 판매가 감소하며 반등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는 데다, 모델 간 누적 판매대수 차이를 감안하면 사실상 남은 기간 준대형 시장의 선두 다툼은 그랜저와 K7의 경쟁으로 압축될 전망이다.

신형 그랜저(사진=현대차)

다만 신형 그랜저의 신차 효과가 거센 만큼, 올해 준대형 시장의 판도는 사실상 판가름 났다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관측이다. 신형 그랜저는 지난달 말 판매에 돌입한 지 단 1주일 만에 4천606대가 팔렸다. 신형 모델의 판매량 만으로 경쟁 모델들의 판매대수를 모두 추월한 셈이다.

신형 그랜저의 계약대수를 감안하면 앞으로도 지속적인 판매 확대가 예상된다. 지난달 2일 사전계약에 돌입한 신형 그랜저는 같은달 22일 출시일까지 2만7천491대의 계약고를 기록했다. 판매 개시 이후에도 계약 추이가 꺽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3만2천대에 육박하는 계약대수를 기록하고 있다. 판매 돌입 이후 일평균 560여대의 계약이 밀려들고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신차의 경우 사전계약 초기 기다리던 대기 수요가 한꺼번에 몰린 뒤, 출시 이후 급격한 하락세를 보인다"면서 "신형 그랜저처럼 판매가 시작됐는데도 계약 수요가 꾸준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객 충성도가 워낙 높은 차종인데다,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에 대한 신차 효과가 예상보다 오랜 기간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신형 그랜저 실내(사진=현대차)

올해 준대형 누적 판매대수 순위도 자리 바꿈을 했다. 올 1~11월 국내 준대형 누적 판매 순위 선두는 그랜저(5만1천486대)다. 이어 K7(4만9천897대), 임팔라(1만834대), SM7(6천513대) 순이다. 10월까지 국내 준대형 누적 판매 순위는 K7이 4만5천825대로 가장 많이 팔렸고 그 뒤를 그랜저(4만3천502대)가 바짝 쫓고 있는 상황이었다.

현대차는 기업들의 임원 정기인사가 몰려있는 연말·연초 '인사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만큼, 신형 그랜저의 법인차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내심 기대를 걸고 있다. 현대차는 삼성그룹 신규 임원을 겨냥해 3.0 모델에 최고급 트림에 들어가는 일부 옵션을 탑재한 '삼성 에디션'도 준비 중이다.

관련기사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 상무급 임원들의 법인차로 절대적인 지지를 받아온 차가 그랜저"라면서 "새로 별을 단 임원들의 유력한 선택지 중 하나로 부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현대차는 전국 800여개 지점에 신형 그랜저를 전시하고 , 지난달 말부터 29개 시승센터 및 주요거점에서 시승을 진행해 신형 그랜저에 대한 고객 접점을 늘려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