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이 IT기술을 만나 핀테크 혁신에 나서고 있다. 금융산업은 IT 기술을 이용해 그동안의 경직된 구조에서 벗어나 열린 플랫폼을 육성하며 영역을 넘어 상생을 통해 산업 변화 속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 27일 서울 잠실롯데호텔에서 열린 ‘클라우드 프론티어 2016’ 행사에서도 이같은 금융기관의 고민과 대응전략을 확인하는 자리가 됐다.
NH농협은행 김봉규 핀테크사업팀 팀장은 이날 “금융을 이용하는 환경 자체가 이제는 달라졌다”며 “사용자들은 금융권 뿐만 아니라 비금융권에서도 업무 경험을 하기 시작했고 은행들도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은 전통 규제산업으로 영역 확대가 어려웠다. 이 가운데 핀테크 스타트업들은 기술과 서비스를 통해 결제, 이체 등 금융기관만이 가능했던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업종 파괴 속 금융기관 소매금융의 위기론도 나오고 있다.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지난해 펴낸 연차보고서에서 10년 후 전통 금융기관 소매금융 60%를 핀테크 분야가 담당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시장도 플랫폼이 좌우하게 될 것”
NH농협은행은 지난해 초 시대 변화에 발맞춰 핀테크 대응 전략을 마련했다. 작년 4월 오픈플랫폼을 발표하며 비교적 이른 시기부터 기술을 이용한 금융 혁신 사업을 추진했다.
금융기관이 내부 용도로 개발해 왔던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를 외부로 공개하고 핀테크 업체들과 협력해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는 동시에 금융 혁신 상생모델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김 팀장은 “네트워킹 시대는 초연결사회”라며 “상호작용, 주고받는 것이 가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NH농협은행 오픈플랫폼은 빠른 대응 덕에 평가도 좋다. 지난 8월 디지털경영혁신대상 국무총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 팀장은 “플랫폼에 상당한 의미를 두고 하나의 전략으로 가져가고자 한다”며 “앞으로 시장은 플랫폼이 좌우한다고 확신한다”고도 강조했다.
NH농협은행이 개발한 NH핀테크 오픈플랫폼은 은행 API를 이용해 핀테크 서비스를 쉽게 개발할 수 있도록 금융환경을 제공한다. 금융 API 39개, 서비스관리 API 18개를 합해 총 57개 API를 금융 오픈플랫폼으로 공개했다.
출금?입금이체부터 예금주조회, 금융조회, 개인카드조회, 기업카드조회, 핀-어카운트 관리, 핀-카드 관리까지 금융 거래, 조회 기능을 API로 구현해 핀테크 업체가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가령 생활비 관리 기능을 개발한 앱 업체가 농협 잔액조회, 거래내역조회 API를 이용하면 생활비 관리와 계좌조회 기능을 하는 스마트 가계부를 손쉽게 만들 수 있다.
■클라우드로 진화한 오픈플랫폼 생태계 구현
NH농협은행의 오픈플랫폼 서비스는 꾸준히 늘고 있다. 오는 12월 경기도 지능형 스마트 고지서 서비스 시스템도 개통할 계획이다.
스마트 고지서 서비스는 스마트폰에서 납부와 출금정보 확인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용자는 납부하기를 선택하고 이후 출금정보를 확인해 핀번호를 입력하면 간편하게 공과금을 납부할 수 있게 된다.
NH농협은행 핀테크 전략은 다시 클라우드로도 연결됐다. NH농협은행은 지난 8월 KT와 제휴해 NH핀테크 클라우드 서비스를 오픈했다. 클라우드를 통해 핀테크 업체에 금융 보안 요건을 충족한 금융 인프라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월 기본료 70만원도 농협은행이 대신 부담한다. NH핀테크 클라우드 서비스는 이용 기업은 이달 기준 15개 기업이다. 미술품 중개 업체, 회계서비스, P2P 대부출부터 ERP, 자산관리 등 다양한 영역의 업체가 농협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전망으로 12개 업체가 서비스 적용을 확정하고 준비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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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은행은 앞으로 핀테크 서비스를 계속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API 금융플랫폼을 B2B 지원으로 확대하고 은행 뿐만 아니라 농협금융지주 내 보험, 증권, 카드 계열사와 연계해 상품 중심의 API를 구현해 제공할 예정이다.
김 팀장은 “농협은 내년, 그 이후에도 오픈플랫폼 2.0, 3.0 형태로 꾸준히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