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방송 3사와 유료방송 진영간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재송신료 문제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가 가이드라인을 마련한다. 지상파와 유료방송 업계 양측이 모두 수긍할 만한 내용을 담아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7일 방송통신위원회는 과천 정부청사에서 ‘2016 방통위 업무계획’을 통해, 지상파와 유료방송 간 '재송신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방통위에 따르면, 재송신 가이드라인은 ‘지상파 방송 재전송 협의체’를 통해 논의 중이다. 협의체는 지상파 방송 콘텐츠를 유료방송사들이 가입자들에게 전송할 때 지상파 방송사에 지불해야하는 재전송료의 기준과 적정 가격 등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해 8월 발족됐다.
최성준 방통위원장은 “협의체 8차 회의에서 가이드라인 초안이 나왔다”며 “초안을 가지고 관계자들의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최종 가이드라인을 제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또 “가이드라인의 주요내용은 협상 절차와 재전송 대가를 산정함에 있어 어떤 요소가 고려돼야 하는지를 규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료방송사들은 현재 KBS, MBC, SBS 지상파 3사에 각각 가입자당 월 280원의 재송신료를 지불하고 있다. 그러나 지상파 3사 측은 지난해부터 재송신료를 430원으로 인상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지상파 측은 콘텐츠 가치에 대한 정당한 저적권료를 산정한 결과라고 주장하지만, 유료방송 업계는 지상파가 요구하는 금액이 지나치게 과도하고, 또 산정 근거도 명확치 않다고 맞서고 있다. 또한 재전송으로 인해 지상파가 얻는 광고 송출효과도 있으므로 재송신료에서 송출료를 상계해야 한다는 주장도 펼치고 있다.
이에 따라, 가이드라인이 양측의 수용할 수 있는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 또 가이드라인이 제정됐을 때 강제성과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는지 여부도 관심사다. 방통위는 현재 지상파-유료방송 간 재송신 협의를 원활히 지원할 수 있도록 협의절차, 대가산정 시 고려요소 등을 명시하겠다는 정도의 큰 방향만 공개한 상태다.
이날 업무계획 브리핑에서는 지상파 VOD 재계약 협상과 관련한 질문도 이어졌다. 지상파와 케이블TV 업체들은 지난해 말 VOD 협상이 결렬되면서 1월1일부터 보름동안 케이블TV에서 VOD 공급이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케이블TV 측이 15일부터 지상파 실시간 광고 중단을 예고하면서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았지만 방통위 중재로 양측이 다시 협상을 재개한 상태다.
최성준 방통위원장은 이에 대해 “양측이 31일까지 협상하기로 했고, 그때도 협상이 되지 않으면 2주간 협상을 연장하기로 했다”며 “가장 좋은 방안은 (방통위 개입 없이도) 자체적으로 협상이 잘 되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방통위의 역할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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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15일 이후 현재까지 양측이 아직 본격적인 협상에 돌입하지 못하면서 정해놓은 협상 시한이 도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성준 방통위원장 역시 “아직 서로 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본격적인 협상 재개가 안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방통위는 방송분쟁조정위원회를 통해서도 이 문제를 다루고 있다. 최성준 방통위원장은 분쟁조정위원회의 역할에 대해서도 “2월초에 쌍방을 불러 의견을 들어보고 가능하면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내고 시청자들에게 피해가 돌아가지 않도록 할 계획”이라며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