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공룡 생존 비밀은 청소년기 폭풍 성장

과학입력 :2016/01/22 12:00    수정: 2016/01/22 14:04

공룡이 전체 수명에서 청소년기가 매우 길고, 그 기간 하루 2kg씩 몸무게가 늘어날 만큼 폭발적으로 성장했기 때문에 거대 몸집을 가질 수 있었다는 사실이 국내 공학자에 의해 밝혀졌다.

인간의 노화 패턴을 해석하는데 사용돼 온 수학 모델을 공룡에 적용해 생애주기와 몸집 사이의 관계를 밝혀냈다. 이번 연구는 공룡의 성장과 노화에 대한 비밀을 풀 단초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성균관대 원병묵 교수가 미래부 기초연구사업 과제를 통해 공룡의 거대 몸집과 수명간의 관계를 규명했다고 22일 밝혔다.

원병묵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인간의 생명표와 노화 패턴 해석에 사용되는 수학모델을 적용해 티라노사우루스의 생명표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티라노사우루스의 생명표 분석 결과 유아기, 청소년기, 성인기로 나뉘는 생명주기 중 청소년기가 매우 길었다는 사실을 수학적으로 밝혀냈다. 해당 수학 모델은 '수정된 늘어진 지수 함수(Modified Stretched Exponential) 모델'로 원 교수가 2002년 처음 제안한 것이기도 하다.

사진=원병문 교수 발표자료 캡처

원 교수는 공룡이 거대한 몸집을 가진 이유가 생존 우위를 획득하기 위한 것이며 그 결과 노화를 겪었을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의 수명은 28년 정도로 알려져 있는데 그 중에서 유아기가 2년, 청소년기는 18년까지로 보고 있다. 특히 14~18년까지의 청소년기에 하루 2kg씩 몸무게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는데, 이 때문에 엄청난 속도로 몸집이 커져 다른 포식자를 피할 수 있었으며, 이는 생존에 유리한 요소가 됐다고 분석했다. 또한 청소년기가 길었던 만큼 성체가 되는 시기도 늦어졌지만 새끼를 낳고 기르는 종족 보존의 기간이 필요했기 때문에 그 기간 동안 생존하며 자연스럽게 노화를 겪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앞서 플로리다 주립대 에릭슨 교수팀은 2006년 티라노사우루스의 나이와 수명을 재조합하여 최초로 티라노사우루스의 생명표를 완성했고 공룡의 생존율 곡선이 인간과 유사하다는 것을 발견해 사이언스지에 논문을 발표했다. 이번에 원 교수는 수학 모델을 이용해 인간과 공룡의 생명표는 유사해 보이지만 공룡의 생존 전략과 노화 패턴은 인간과 파충류와는 달리 몸집이 큰 조류에 가깝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이다.

이 연구는 새로운 수학 모델이 공룡의 생명표를 해석하는데 매우 유용했음을 증명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갖는다. 공룡과 조류의 유사성을 해부학적 증거 외에 통계학적 증거를 최초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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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교수는 “티라노사우루스 생명표를 통해 공룡의 생존율 곡선이 인간과 유사하다는 선행 연구를 발표한 에릭슨 교수의 논문은 수학적 우연”일 뿐이며, “이번 연구는 공룡의 거대 몸집에 대한 고생물학의 난제를 푸는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 준 것”이라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21일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Nature)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