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VR, 애니메이션 제작 방식 바꾼다"

산제이 바크시 픽사 기술감독 인터뷰

컴퓨팅입력 :2015/11/16 17:46    수정: 2015/11/16 19:26

픽사의 16번째 장편 애니메이션 굿다이노(The Good Dinosaur)가 내년 1월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굿다이노는 공룡이 멸종하지 않았다면 지금 지구는 어떤 모습일까라는 상상에서 시작한 영화다. 인간이 공룡과 교감을 나누는 감동적인 스토리뿐만 아니라 픽사 기술로 구현한 광활한 대자연을 감상하는 재미도 클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1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오토데스크 유니버시티 서울 행사에서 굿다이노를 제작한 산제이 바크시(Sanjay Bakshi) 픽사 기술감독(Supervising Technical Director)을 만났다. 오토데스크 유니버시티 행사는 3D 디자인 솔루션 업체인 오토데스크의 연례 최대 고객행사로 올해 최초로 서울 행사가 개최됐다. 산제이 감독은 고객 사례발표를 위해 참석했다. 그에게 이번 영화에 적용된 새로운 제작기술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그는 배경이되는 대자연을 3D로 모두 재현한 것이 이번 영화에서 도입된 새로운 기술적 시도라는 점을 강조했다. 산제이 감독에 따르면 굿다이노의 배경은 미국의 와이오밍 지역이다. 그냥 설정만 그런 것이 아니라 실제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서 무려 3만 제곱킬로미터에 달하는 데이터를 가져와 3D로 재탄생시켰다.

지금까지 픽사가 공개한 다른 애니메이션과는 달리 다이소노는 모든 배경을 3D로 구현했다. 산제이 감독에 따르면 이전 영화에서는 '맵페인팅'이라는 배경 연장 기법을 사용했는데 굿다이노는 모든 세트가 3D로 존재하도록 만들었다. 배경 세트는 오토데스크의 3D 모델링 및 랜더링 소프트웨어(SW) 마야를 사용했다. 마야가 풍부한 플로그인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지형을 모델링하는데 적합한 플러그인을 활용해 데이터를 로딩시켜 구현했다고 한다.

그는 “모든 것을 3D로 존재하는 세트로 만들어 놨기 때문에 보다 유연하게 애니메이션을 촬영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영화를 보는 관객들에게 더 생생한 느낌을 전달하는 것은 물론 영화 제작과정에도 마치 실제하는 세트에서 카메라 구도를 이리저리 바꿔보거나 스토리가 조금씩 바뀌었을 때도 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었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우리는 이런 방법으로 더 예술적인 장면들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주인공 캐릭터가 공룡 등에 타고 산에 올라가 광활한 자연을 내려다 보는 장면은 그가 꼽은 명장면 중 하나다. 캐릭터 시각으로 수마일 밖의 풍경까지 담아냈다고 한다. 하늘위에 떠있는 구름이 멀리 있는 것은 흐리게 가까이 있는 것은 선명하게 보이는 차이를 잡아내는 것이나 나무나 풀이 시간이 지나면서 자라는 모습을 찾아내는 것도 영화를 보는 재미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1월 개봉할 픽사의 최신 애니메이션 굿다이노

산제이 바크시 감독에 따르면 픽사는 3D 디자인 기술뿐만 아니라 다양한 최신 기술을 제작 프로세스에 적용해보려고 시도하고 있다. 그는 "3D 그래픽나 모션그래픽, 가상현실(VR) 등의 최신기술을 애니메이션 최종 본을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라 제작 프로세스를 보강하는 차원에서 활용해 보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픽사는 사람에게 센서를 부착해서 캐릭터를 움직이게 하는 모션 캡처 기술도 애니메이션 제작과정에 활용해 보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그는 “모션챕처를 영화 제작 초반에 스토리라인을 잡아갈 때 이렇게 구성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시각화하는데 활용하는 방법을 구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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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VR도 애니메이션 제작 과정에 활용되면 제작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기술로 꼽았다. 그는 “영화의 배경을 VR로 구성해 놓고 애니메이션 감독이 이 배경을 실제 체감하게 되면 영화를 제작하는데 새로운 영감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픽사는 이런식으로 VR을 활용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면서 스토리를 완벽하게 완성시킨 다음에 영화를 제작하는 경우는 없다”며 애니메이션을 제작할 때 다양한 시도를 유연하게 해 볼 수 있도록 더 새로운 기술적인 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