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형 디자인으로 화제를 모은 삼성전자 새 스마트워치 기어S2의 숨은 기술 가운데 하나는 배터리다.
이 제품의 크기는 1.2인치로 지난해 말 출시한 기어S의 2인치보다 크게 작아졌다. 그러나 배터리 용량은 250mAh로 전작 300mAh 대비 50mAh 줄어드는데 그쳤다. 특히 이 제품의 디자인이 부품의 탑재가 까다로운 원형인 점을 감안하면 잘해야 200mAh 배터리를 장착할 수 있었다.
실제로 사각 디자인인 1.2인치 애플워치의 배터리 용량도 205mAh에 불과하다.
이렇게 배터리 용량을 25% 가량 늘인 비법은 삼성SDI가 고안한 비정형(프리폼) 배터리에 있다.
기어S2의 프로젝트명은 '오르비스(orbis)'였다. 오르비스는 라틴어로 '동그라미'를 뜻한다. 이로 인해 출시 전부터 기어S2의 가장 큰 특징이 원형 디자인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기어S2를 원형 스마트워치 형태로 출시했다. 전문가들도 기어S2의 가장 큰 혁신을 원형 디자인 구현으로 뽑고 있다.
보통의 전자 부품들은 사각형 모양으로 설계, 제작되기 때문에, 원형 디자인 제품(세트)에 장착하는 과정에서 공간을 100% 활용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스마트워치와 같이 소형 제품에서는 부품의 디자인까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부품을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따라 부품의 스펙, 제품 성능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부피를 차지하는 부품이 바로 배터리다, 삼성SDI는 지난해 12월 비정형 배터리 개발에 착수해 올해 4월 개발을 마쳤고 8월부터 양산을 시작해 이번 삼성전자의 기어S2에 탑재하며 시장에 첫 선을 보였다.
이번 기어S2에는 250mAh 용량의 프리폼 배터리가 탑재됐다. 만약 기존의 사각 배터리가 적용됐다면 설계 공간 제약 때문에 200mAh의 용량 밖에 담지 못했을텐데 프리폼 배터리의 개발로 공간활용도를 높여 배터리 용량을 약 25% 증가시킨 것이다.
원형 디자인에 최대한 부합하도록 각을 더 만들어 배터리 크기를 키웠다. 궁극적으로는 배터리도 원형을 구현해 제품(세트)의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전망이다.
스마트워치가 사각에서 원형으로 발전했듯이, 최근 출시되는 여러 웨어러블 기기들이 과거 다소 투박했던 모습에서 점점 세련된 디자인으로 변하고 있다.
캐나다 컨설팅 업체인 반드리코에 따르면 현재 348개의 웨어러블 기기들이 출시됐는데 그 중 가장 많이 개발된 유형은 손목형(161개)이다.
특히 이 손목 장착형 웨어러블 기기 시장은 지난해 2천270만 대에서 2019년 1억2천350만 대 수준으로 연평균 40% 성장할 전망이다.
또 웨어러블 기기의 활용 목적으로는 라이프스타일과 피트니스 분야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디자인도 점차 인체 밀착형으로 변해갈 전망이다. 사각 위주였던 지금까지의 IT 디자인에서 점차 곡선이 강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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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는 웨어러블 중심으로 변해가는 IT 시장의 흐름에 따라, 이미 다양한 배터리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개발한 플렉서블 배터리를 비롯해 롤러블, 초슬림, 초경량, 초박형 등 다양한 디자인의 제품에 적용될 수 있는 배터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이번 프리폼 배터리의 첫 적용을 비롯해 앞으로 상상 속에 있는 다양한 기술과 제품을 현실로 옮겨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