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게임사, 모바일 시장으로 간다

모바일 게임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PC, 콘솔 등 기존 주요 플랫폼에 주력하던 게임 업체들마저 모바일 게임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시작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외 대형 게임 업체들이 속속들이 모바일 게임 사업 강화를 선포하고 있다. PC 온라인 게임 및 콘솔 게임 분야에서 소위 잘나가는 업체들이 연이어 사업 방향을 전환하자 그 배경에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최근 두 달 사이 콘솔 게임 부문에 집중하던 일본 업체 두곳이 모바일 게임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바로 콘솔 게임기 ‘닌텐도’로 이름을 알린 닌텐도와 ‘메탈기어 솔리드’, ‘위닝일레븐’ 등 인기 콘솔 게임 개발사 코나미 디지털엔터테인먼트다.

콘솔의 왕국이라 불리는 일본의 대형 콘솔게임 업체들이 연이어 모바일 게임 사업 진출을 결정하는 데는 실적 부진이 큰 역할을 했다. 닌텐도의 경우 지난 2011년부터 지난 2013년까지 3년 연속 연간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영업이익 248억 엔(한화 약 2천200억 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나 이는 ‘포켓몬’ 시리즈 등 인기 게임의 흥행 덕으로 콘솔 게임기기는 판매 부진을 벗어나지 못했다.

코나미 역시 최근 계속되는 실적 악화를 겪고 있다. 코나미의 콘솔 게임 부문 매출은 지난 3년 동안 30% 이상 하락했다. 지난 3월 본사 운영 시스템 전반에 대한 구조조정 계획을 밝혔으며 지난달에는 자체적으로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폐지를 결정했다.

이에 닌텐도는 지난 3월 디엔에이(DeNA)와의 업무 제휴를 통한 모바일 시장 진출 계획을 발표했다. 가지고 있는 유명 IP(지적재산권)을 활용해 모바일 게임을 선보이겠다는 것.

아직 상세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슈퍼마리오’ ‘포켓몬스터’ 등 닌텐도의 인기 IP가 어떤 모습의 모바일 게임으로 재탄생할 관심을 모은다. 닌텐도는 내년 초까지 모바일 게임 5개를 출시할 예정으로 모바일 게임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중국 진출까지 연기한 상태다. 이어 코나미가 이달 초 주력 플랫폼을 기존 콘솔에서 모바일로 바꿔 모바일 게임 사업에 진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닌텐도와 마찬가지로 ‘메탈기어 솔리드’ ‘위닝 일레븐’ 등 보유 IP를 모바일 게임화 할 것으로 보인다.

히데키 하야카와 코마니 신임 대표가 모바일 게임 사업 진출 계획에 대해 “코나미는 앞으로 모바일 게임 시작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것”이라며 “우리는 ‘메탈기어 솔리드’, ‘위닝 일레븐’ 등 기존 게임이 잘 해나가기를 바라는 동시에 항상 우리의 게임들을 어떻게 모바일로 옮길 수 있을지 고민한다”고 설명했기 때문이다.

국내 게임 업체들도 하나둘 사업 개편을 통한 모바일 게임 사업 강화에 나서고 있다. 지난 2월 넷마블게임즈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글로벌 모바일 게임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 엔씨소프트와 지난달 와이디온라인에 ‘이카루스’ ‘미르의 전설 2’ 등 온라인 게임 3개의 국내 서비스 판권을 넘긴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 등이다.

이들은 모바일 게임에서 게임 산업의 미래를 본다. 현재 스마트폰 게임으로 설명되는 모바일 게임이 추후 게임 산업 전반을 지배하게 될 거라는 판단이다.

모바일 게임 사업 강화를 결정한 히데키 하야카와 코나미 대표는 “게임이 다양한 플랫폼에 확산됐지만 우리 곁에 항상 있는 건 결국 모바일로 모바일에 게임의 미래가 있다”며 “앞으로 모바일이 일반 대중과 게임 세상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그런 움직임이 이미 시작됐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지난 1분기 모바일 게임 분야에서의 승패가 게임 업체들의 경영 실적을 결정했다. 국내 대표 모바일 게임사 넷마블게임즈는 엔씨소프트를 밀어내고 넥슨에 이어 매출 및 영업이익 2위에 올라섰다. 컴투스, 게임빌 등 타 모바일 게임사들도 글로벌 흥행을 바탕으로 견실한 실적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