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돌이’ 세탁기의 재발견

전자동 세탁기 '인기'…상반기 시장 전면에 부상

일반입력 :2015/04/09 14:51

이재운 기자

다시 ‘통돌이’의 시대다. 드럼세탁기에 프리미엄 입지를 내주고 조용한 행보를 이어가던 전자동 세탁기, 이른바 통돌이 제품이 올해 상반기에는 시장 전면을 장식하고 있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세계 세탁기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국내 제조사들이 전자동 세탁기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곳이 삼성전자다. 올해 상반기 삼성전자는 애벌빨래를 세탁기 위에서 바로 할 수 있는 ‘액티브 워시’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 제품은 주부들이 흰 옷 등 애벌빨래가 필요한 세탁물을 별도 빨래판에서 한 뒤 옮길 필요 없이 세탁기 상부에 탑재한 빨래판에서 전용 물 분사 시스템인 워터젯을 이용해 세탁한 뒤 곧바로 세탁조로 넘길 수 있도록 한 제품으로 출시 3주 만에 국내에서만 1만5천대 이상 판매했다.

지난해 인도 시장에서 시범적으로 선을 보인 이 제품은 현재 삼성전자 세탁기 라인업을 대표하고 있다. 반면 드럼세탁기 신제품에 대한 소식은 아직 전해지지 않고 있다. 대신 기존 출시한 제품들을 위주로 조용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의 흐름과는 상반된 처지다.

동부대우전자도 재도약과 세계 시장 공략 강화를 위한 ‘글로벌 플랫폼’ 전략의 첫 번째 결과물로 전자동 세탁기 신제품 ‘공기방울 4D 세탁기’를 선보였다.

글로벌 플랫폼은 동부대우전자가 전 세계 소비자에게 ‘고품질 실용가전’을 선보인다는 목표로 준비한 신제품 개발 프로젝트로, 세계 시장을 향한 출발점(Platform)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전략이다.

공기방울 4D 세탁기는 동부대우전자가 세계 15개국에 특허 출원한 ‘공기방울 세탁기술’을 기본 채택하고 다양한 기능들을 추가해 제품 본연의 기능인 세탁력과 헹굼력을 강화하는데 주력했다.

동부대우전자의 설명에서 알 수 있듯이, 전자동 세탁기는 드럼세탁기 대비 세탁과 헹굼 등 기본 기능에서 더 높은 성능을 보인다. 그 동안은 공간을 많이 차지하고 세탁물을 꺼내기 힘들다는 여러 단점 때문에 드럼세탁기에 비해 ‘구식’이라는 반응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차지하는 공간이 줄어들고 각종 편의 기능이 더해지면서 세탁 기능 측면과 함께 다시 주목 받고 있다.

롯데하이마트에 따르면 전자동 세탁기의 용량도 점차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유는 제품 크기 자체가 줄어들면서 용량을 늘려도 차지하는 공간이 그리 크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2013년 15%에 그쳤던 16kg 이상 대형 전자동 세탁기 비중은 지난해 30%를 넘어섰고 올해 들어서는 50%에 육박하고 있다. 매출액도 전년 동기 대비 130%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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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마트 관계자는 “전자동 세탁기의 단점으로 꼽혀오던 세탁물 엉킴이나 옷감 손상이 과거에 비해 크게 보완된 것도 인기 지속의 한 요인”이라고 전했다.

드럼세탁기를 전면에 내세운 LG전자도 전자동 세탁기에 대한 수요와 기술력을 결합한 ‘트윈 워시’ 기능을 적용한 세탁기를 조만간 출시할 계획이다. 올해 초 열린 CES2015에서 처음 선보인 이 제품은 상단부에는 드럼세탁기가, 하단부에는 소형 전자동 세탁기를 각각 탑재해 동시에 두 개의 세탁조를 이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