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엔지니어링, 경영권 분쟁 일단락…“열린경영 실현”

최종욱 사장, 주총서 대표이사 복귀

일반입력 :2015/04/07 17:24    수정: 2015/04/07 17:24

송주영 기자

“기쁨보다는 태산보다 더 무거운 책임을 느끼며 이 자리에 섰습니다.”

지난 6일 경기도 용인시 참엔지니어링 본사에서 열린 최종욱 참엔지니어링 대표이사의 취임식. 최 대표는 무겁게 첫마디를 꺼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장비 제조기업 참엔지니어링이 지난 4개월 동안 이어진 경영권 분쟁을 일단락지었다. 최 대표와 한인수 회장간의 경영권 싸움은 최 대표의 승리로 끝났다.

최 대표는 지난달 30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 68%, 1천만표의 지지를 얻어 해임안이 부결되면서 4개월만에 참엔지니어링으로 복귀했다.

참엔지니어링의 경영권 분쟁은 지난해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한 회장의 횡령, 배임 혐의가 불거지면서 최종욱 대표는 참엔지니어링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하지만 불과 3개월만인 12월 한 회장은 다시 이사회를 소집해 최 대표를 해임하고 계열사인 참저축은행 매각을 결정했다.

이후 양 측의 대표이사 직무 집행정지 가처분 소송이 이어졌고 주주총회에는 최 대표의 해임안이 상정됐다. 최 대표 해임안은 주총에서 결국 부결됐다.

이날 취임식은 경영권 분쟁 이후 처음으로 최 대표가 참엔지니어링의 비전을 외부에 밝힌 자리였다. 지난해 12월 이후 회사에 출근도 하지 못한 채 비좁은 오피스텔에서 복귀를 위한 작업 끝에 얻은 성과였다.

최 대표는 취임사 서두에서 “회사 근처에 얼씬도 못하고 작은 사무실 하나 얻어 불법 회사 매각을 막기 위해 노력했다”는 말끝에 한동안 취임사를 이어가지 못할 정도로 감정에 복받치기도 했다.

그는 “결코 거짓은 진실을 이길 수 없으며 폭력은 정의를 구속할 수 없다는 세상의 이치를 믿어보겠다고 결심하고 나서 급여 한푼 없이 경영 찬탈자라는 오명 아래 수개월을 싸웠다”며 “경영권 승리가 아닌 진실을 알리기 위해 사실증빙을 찾아 알리는 것에 목표를 뒀다”고 말했다.

참엔지니어링은 최 대표의 취임사를 계기로 새출발을 알렸다. 지난해 12월 이후 거래정지된 유가증권 시장 주식거래도 재개할 방침이다. 다음달 초 거래재개를 목표로 준비 작업이 한창이다.

앞으로 참엔지니어링은 투명경영, 열린경영도 약속했다. 최 대표는 “지금부터 우리 회사의 경영원칙은 투명경영, 열린경영”이라며 “저는 이것을 목숨처럼 여길 것이며 설사 회사가 문을 닫는 한이 있더라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주주, 직원, 협력사, 금융기관 관계자들 모두에게 열린경영을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주주들에게는 조속히 주식 거래를 재개하는 한편 분기 1회 IR을 통해 회사의 경영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최우선적으로 주가 회복에 전력할 것”이라며 “주주들과 약속한 분기 1회 IR을 지속적으로 해나갈 것으로 회사의 경영상황을 투명하게 알릴 것이고 질책과 격려를 겸허히 받으며 회사를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직원들에 대해서는 CEO 독단이 아닌 팀장에 대한 권한 이행을 강조했다. 최 대표는 “CEO 개인의 역량으로 기업을 성장시키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며 “팀장들이 함께 결정하도록 의사결정구조를 과감하게 바꾸고 성과에 걸맞는 보상시스템도 실행하겠다”고 했다.

취임 직후인 지난 2일에는 최 대표 홀로 회사 팀장들 앞에 홀로 섰다. 한달 전까지만 해도 한인수 회장 앞에서 최 대표가 대표이사직에 취임하면 사직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진 직원들이었다. 최 대표는 이 자리에서 팀장들과의 소통, 열린경영을 약속했다.

향후 사업계획에 대해서는 디스플레이 장비군의 발전을 위해 팀장들과 직접 소통하며 중점을 두고 챙겨가겠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매년 1천억원 이상의 신규 수주가 무난할 것이며 기타 장비 외 매출 등을 더하면 매출 확대의 시기가 될 것”이라며 “FPD 장비군의 발전을 위해 직접 팀장들과 소통하면서 가장 중점을 두고 챙겨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참엔지니어링은 리페어 장비군에서는 세계 1위의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스테이지 제어, 레이저 기술은 세계 수준이다. 앞으로는 저온공정 등을 적용한 FPD 차세대 버전으로 AMOLED,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도 시장도 공략할 계획이다. AMOLED 장비 분야에서는 매출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참엔지니어링은 의료장비 시장 진출 계획도 밝혔다. 장비기술을 기반으로 마취심도, 금속 3D 프린터 등 신규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 상품화해 나갈 예정이다. 최 대표는 “현재 의료기기의 45%는 IT 기술로 돼 있고 바이오 테크가 차세대 추세”라며 의료장비를 신성장동력으로 키울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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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 확보에도 나설 예정이다. 계열사인 참저축은행은 상장하고 베트남 자산은 매각을 추진해 자금도 마련한다. 저축은행 상장은 연내 추진할 계획이며 베트남 보유자산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업체를 대상으로 가능한 빠른 시일안에 매각할 예정이다.

최 대표는 “회사는 결코 어느 한 사람의 소유가 아니다”라며 “5천600명의 주주, 300명의 직원들이 진정한 주인이지만 저를 청지기로 임명했으니 그 소임을 다해 더욱 강건하고 성장하는 회사를 만들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