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린메모리가 자사 올플래시스토리지 제품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낸드플래시 소자인 `트리플레벨셀(TLC)`을 도입하지 않을 방침이다. 저렴한 낸드플래시 도입을 준비 중인 경쟁사들과 상반된 움직임이다.
이영수 바이올린메모리코리아 대표는 27일 제품에 TLC를 도입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2016년 로드맵까지 TLC 낸드플래시를 도입한단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며 TLC는 데이터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언급했다.
바이올린메모리는 국내서 1년반 넘게 올플래시스토리지 제품을 공급해 왔다. 그간 누적 판매 장비 댓수는 50여대 가량이다. 이 대표는 국내 공급된 장비 대당 가격이나 매출에 대해서는 함구했지만 (금융, 제조, 유통 등) 산업군마다 고객사를 확보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바이올린메모리의 올플래시어레이 장비는 `6600` 시리즈같이 고가의 싱글레벨셀(SLC) 낸드플래시를 사용하는 고성능 모델과 덜 비싼 멀티레벨셀(MLC) 낸드플래시 기반 메모리를 사용하는 `6200` 및 `6100` 시리즈같은 모델로 나왔다.
낸드플래시 가격이 하락 중이라지만 여전히 디스크를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라는 인식이 짙고, 기업용 스토리지 영역 안에서 올플래시스토리지 장비 제조사간 경쟁이 치열하다. 사업자에게 저장매체 종류가 중대 변수인 이유다.
이런 업계서 SLC는 낸드플래시 소자 중 데이터 입출력 속도, 안정성과 내마모성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용량당 가격이 너무 비싼 게 흠이다. 고성능을 원해 올플래시스토리지를 찾는 기업들이 선뜻 구매를 결정하기 부담스러워 할 만하다.
용량당 가격이 비교적 낮은 MLC는 이런 상황에 처한 기업과 플래시스토리지 업체들의 대체재다. 부족한 데이터 입출력 속도는 스토리지 아키텍처를 통해 보완 가능하고, 안정성과 내마모성의 제약은 보완 내지 수용할만한 수준이라서다.
TLC는 MLC에 비해서도 저렴한 용량당 가격으로 쓸 수 있지만, 업계엔 기업 입장에서 무시하기 어려운 저장 데이터의 안정성을 장담하지 못한다는 분위기가 남아 있다. 소비자용 제품엔 그럭저럭 넣을만한데 기업용으로는 그렇지 않다는 인식이다.
그래선지 아직까지 기업용 올플래시스토리지 장비에 TLC 낸드플래시 기반 저장매체를 본격적으로 도입한 업체를 찾긴 어렵다. 다만 퓨어스토리지같은 스타트업이나 넷앱같은 일부 기성업체가 비교적 일찍 자사 올플래시스토리지에 TLC를 도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제조사가 올플래시스토리지 핵심 부품인 저장매체 종류를 TLC 낸드플래시로 채택하면 뭐가 좋을까? 원자재 지출을 줄여 이익률을 높이거나, 제품의 용량당 가격을과 출고가를 낮춰 기술적 차별화 이상의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
퓨어스토리지와 넷앱 같은 회사들은 TLC 낸드플래시를 도입한 기업용 올플래시스토리지 장비의 성능이나 데이터 안정성 하락 가능성에 대해서도 각자 나름대로의 대답을 마련해 둔 것으로 보인다.
넷앱은 `플래시레이`라는 자체 개발한 올플래시스토리지 제품 라인을 만들고 삼성전자의 TLC 낸드플래시를 쓰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마스`라는 스토리지 운영체제(OS)를 새롭게 만들어 저렴한 낸드플래시 사용에 따른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스토리지 관리 소프트웨어(SW) 기술 노하우를 투입했다는 설명이다.
한국넷앱 시스템엔지니어링팀의 시스템엔지니어 강연식 부장은 거의 모든 (플래시스토리지) 제조사가 향후 (TLC같은 저렴한 낸드플래시 사용을 확대해) 가격은 낮추고 성능을 높이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며 넷앱의 노하우로 TLC같은 소자의 장점과 효율성으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 바이올린메모리, 스토리지에 종량제 과금 도입2014.11.27
- "지난해 세계 올플래시 스토리지 1위는 IBM"2014.11.27
- SK하이닉스, 美 바이올린메모리 PCIe 카드 부문 인수2014.11.27
- MS, 바이올린과 손잡고 올플래시스토리지 공략2014.11.27
퓨어스토리지 역시 플래시가 직렬부착SCSI(SAS) 디스크라 불리는 데이터센터용 고사양 디스크를 대체할만큼 가격 하락세가 뚜렷하고, 저가 낸드플래시 소자를 사용한 데 따른 안정성 하락 부담은 SW로 해결했다고 주장한다.
최근 마이클 콘웰 퓨어스토리지 아태일본 지역담당 최고기술책임자(CTO)도 올플래시스토리지 업계에서 소비자용 MLC같은 대체 기술의 내마모성이 강화됨에 따라 기업용 MLC의 가치는 줄어들 전망이라며 (TLC를 비롯한) 저렴한 낸드플래시가 저비용과 고신뢰성을 보장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