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이 올플래시스토리지 시장에서 전문 벤처업체 퓨어스토리지뿐아니라 EMC와 넷앱같은 스토리지 전문업체를 제치고 매출 1위를 기록한 사업자라는 분석이 나왔다. 어떻게 된 걸까.
이는 시장조사업체 가트너가 지난해 개인 및 기업용 플래시 저장장치 시장 현황을 분석한 '2013년도 세계 시장점유율분석,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및 솔리스트테이트어레이(SSA)' 보고서를 통해 내린 결론이다.
지난 13일 외신들은 가트너의 해당 보고서를 인용해 IBM이 올플래시 어레이 최대 출하(매출)를 기록한 사업자가 됐다고 보도했다.
가트너는 자체적으로 각 스토리지 업체별 올플래시 어플라이언스 제품의 범주를 설정하고 그에 맞는 제품으로 지난해(2013)와 전년도(2012) 발생한 매출(점유율)과 그에 따른 순위를 집계했다.
2013년 상황만 보면 IBM이 1억6천435만2천달러(24.6%)로 1위, 퓨어스토리지가 1억1천407만8천달러(17.1%)로 2위, 바이올린메모리가 8천832만1천달러(13.2%)로 3위, EMC는 7천385만2천달러(11.1%)로 4위, 넷앱은 7천103만3천달러(10.6%)로 5위를 기록한 것이다.
스토리지 업계 터줏대감이라 할 수 있는 EMC와 넷앱이 퓨어스토리지와 바이올린메모리처럼 새파란 두 벤처업체에 밀린 결과는 다소 굴욕적일 수도 있지만, 하위권에 속한 시스코나 HP에 비하면 사정이 낫다.
또다른 스토리지 벤처업체 님버스데이터가 4천340만1천달러(6.5%)로 6위를 기록했고 시스코는 2천136만5천달러(3.2%)로 8위, HP는 880만5천달러(1.3%)로 10위에 그쳤다.
영국 더레지스터는 (2012년 바이올린메모리보다 낮은 순위였던) IBM은 지난해 최대의 성공을 거둬 바이올린메모리를 확고히 제치고 시장 1위 자리를 차지했다면서 (2013년 새로 순위권에 진입한) EMC는 4위에서 안정된 출발을 시작했고 넷앱도 그리 뒤처지지 않는 5위로 따라붙고 있다고 묘사했다.
보고서에 제시된 2013년 전체 시장 규모는 6억6천730만달러로 2012년 2억3천650만달러에서 3배가까이 커졌다. 전체 시장 규모가 크게 늘어난만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순위권에 든 사업자들 대부분은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다만 선두를 차지한 IBM과 퓨어스토리지는 1년새 자체 성장세로도 괄목할 수치를 기록했다. 전년대비 성장률도 IBM이 278.1%, 퓨어스토리지가 642.3%로 타 업체를 압도했다. 넷앱도 126.5%로 선전했고 님버스데이터 역시 101.2%로 밀리지 않았다. 바이올린메모리는 22.6%로 시스코의 20.1%와 비슷한 성장률을 보였다. EMC와 HP는 2013년부터 집계돼 비교 대상이 없다.
IT미디어 테크타깃에 따르면 가트너는 이번 보고서를 내면서 전년도와 다른 통계 기준을 적용했다. 전통적인 스토리지 업계 강자들의 틈에서 벤처업체들의 순위가 비교적 높게 매겨진 배경으로 보인다.
2013년도 보고서의 SSA 모델에서 제외된 HDD스토리지 기반의 올플래시스토리지는 원래 2012년도 보고서에 포함돼 있었다. 여기에 해당하는 제품은 히타치 HUS VM, 델 컴펠런트, EMC V맥스, IBM DS8000, HP 7000시리즈, 넷앱 FAS 모델 등이다.
가트너가 내놓은 보고서의 조사 대상은 SSD라는 저장장치 자체와 이를 응용한 개인 및 기업용 제품 시장을 아우른다. 이 보고서에서 정의한 SSA라는 용어의 의미는 업계의 올플래시스토리지 개념과 비슷하지만, 실제 기준은 좀 더 까다롭다. 보고서에서 SSA의 개념을 명시한 부분을 옮겨 보면 다음과 같다.
관련기사
- 플래시 스토리지 가격파괴…HP, GB당 2천원 선언2014.06.16
- "EMC·넷앱·IBM 스토리지, SW에 위협받아"2014.06.16
- HP, 3PAR 올플래시 스토리지에 '중복제거' 투입?2014.06.16
- IBM, 넷앱 스토리지 재판매 손뗀다2014.06.16
SSA는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기술에 맞춰 만들어지지 않고 오로지 데이터스토리지용 솔리드스테이트 반도체 기술에만 기반해 규모 가변적이고 전용화된 솔루션이다. 외장컨트롤러기반(ECB) 스토리지어레이에 딸린 SSD전용 랙과 구별해, SSA는 별도의 (장비)명칭과 모델명으로 불리는 독립형(stand-alone)이어야 한다. (항상은 아니더라도) 통상 솔리드스테이트 기술을 위해 최적화된 운영체제와 데이터관리 소프트웨어를 포함한다.
가트너는 이런 기준을 적용해 지난해 출시된 업체별 SSA장비, 일명 'SSD어플라이언스' 제품을 추려냈다. 이런 기준에 들어맞는 올플래시스토리지 제품은 EMC의 익스트림IO와 VNX-F 모델, 넷앱의 EF540 및 EF550 모델, IBM의 플래시시스템840 및 기존 모델, HP의 3PAR스토어서브7450 모델, 화웨이의 도라도시리즈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