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C·넷앱·IBM 스토리지, SW에 위협받아"

일반입력 :2014/06/09 10:30

올 1분기 디스크 스토리지 상위 5대업체 매출이 모두 하락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올플래시 스토리지의 약진 때문이 아니었다. 스토리지 시스템 수요가 특정 제조사 하드웨어(HW) 중심에서 범용(commodity) 하드웨어에 소프트웨어(SW)를 얹은 제품 쪽으로 이동 중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6일 조사업체 IDC는 2014년 1분기 세계 디스크스토리지 시장 상위 5대업체 매출과 전년동기대비 동향을 공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외장 디스크스토리지 시장 규모가 지난해 59억4천900만달러에서 올해 56억4천200만달러로 5.2% 줄었고, 이를 포함한 전체 스토리지 시장도 78억6천200만달러에서 73억2천300만달러로 6.9% 감소했다.

같은날 월스트리트저널과 자매지인 투자전문 매체 바론스닷컴은 EMC, 넷앱, IBM이 SW에 위협당했다는 제목으로 IDC 조사 결과와 이를 진단한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 케이티 휴버티의 보고서를 인용 보도했다.

즉 기성 디스크스토리지 시장의 위축은 새로 스토리지를 구매하려는 기업들이 제조사별로 특화된 HW보다는 범용 장비에서 돌아가는 SW방식의 스토리지를 대안으로 선택해 비용 절감을 추구하려는 경향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모건스탠리의 애널리스트 케이티 휴버티는 산업 변화에 따라 스토리지 시장 약세가 지속될 전망이라며 고성능 엔지니어드 시스템 수요가 불가지론적(agnostic) 데이터 관리 도구 시스템을 구동하는 범용 HW 쪽으로 바뀌고 있다고 평했다.

이때문에 EMC와 IBM처럼 특화된 스토리지 기술과 HW를 결합한 고성능 장비를 공급해 온 제조사의 타격이 상대적으로 컸다는 평가가 나왔다.

외장 디스크스토리지 시장만 놓고 보면 2014년 1분기 매출(점유율)은 EMC가 16억4천만달러(29.1%)로 여전히 1위지만 이는 1년 전 17억9천800만달러(30.2%)에 비해 8.8% 하락한 결과다. 2위 넷앱도 8억5천400만달러(15.1%)로 전년동기 8억7천900만달러(14.8%)에서 2.8% 감소했다.

HP가 4억9천800만달러(8.8%), IBM이 4억9천700만달러(8.8%), 히타치가 4억9천300만달러(8.7%)로 공동 3위를 기록했다. 다만 1년전과 비교하면 HP는 5억100만달러(8.4%)에서 0.7% 감소로 현상유지한 반면 IBM은 6억4천200만달러(10.8%)에서 22.5%를 잃었고, 히타치는 5억2천900만달러(8.9%)에서 6.8% 하락했다.

미국 지디넷의 닉 히스 수석기자는 기업들이 고성능 스토리지 부문 지출을 억제하고 있다는 보도를 통해 외장 스토리지 시스템 시장의 최대 공급업체 EMC는 전년동기 대비 매출과 점유율 동반 하락을 겪었다고 지적했다. 같은기간 2위 넷앱, 3위 HP는 점유율을 높였다.

외장 스토리지와 내장 디스크를 포함한 전체 시장을 기준으로는 EMC가 16억4천만달러(22.4%)로 1위, HP가 11억800만달러(15.1%)로 2위, 델이 8억7천100만달러(11.9%)로 3위, 넷앱이 8억5천400만달러(11.7%)로 공동 3위, IBM은 7억4천300만달러(10.1%)로 5위를 기록했다.

전체 스토리지 시장에서도 외장 스토리지 시장과 마찬가지로 5대 업체 모두 전년동기 대비 매출 감소를 겪었지만 넷앱, HP의 타격이 적었고 IBM의 손실이 컸다. 델과 EMC의 하락세도 가볍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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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은 9억3천400만달러에서 20.5% 매출을 잃었다. 델도 10억7천400만달러에서 19.0% 줄었다. EMC는 17억9천800만달러에서 8.8% 하락했다. HP는 12억400만달러에서 8.0% 감소했다. 넷앱이 8억7천900만달러에서 2.8%만이 감소해 가장 선방했다.

휴버티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EMC의 점유율 손실은 최근 20분기만의 첫 사례이자 지난 28분기중 최대규모이며, IBM의 점유율 손실은 상당부분 x86 사업을 레노버에 매각한다는 계획 발표로 야기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