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승부수…10만원대 태블릿 바람몰이

도시바·에이서, MS 지원으로 초저가 윈도 태블릿 공개

일반입력 :2014/09/05 06:05    수정: 2014/09/05 08:11

저가형 태블릿 시장의 가격 전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안드로이드에 이어 윈도 태블릿 가격도 10만원대로 빠르게 진입하는 모습이다.

지금까지 보급형 윈도 태블릿이 30만원대에 판매되던 것과 비교하면 놀랄만한 변화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윈도 기기 제조단가를 낮추기 위해 OEM업체들에게 지원사격을 아끼지 않은 덕분이다. 안드로이드 태블릿의 단독 무대였던 저가 사장을 뺏어 오겠다는 강한 의지가 엿보인다.

3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IFA 개막을 앞두고 도시바와 에이서가 각각 119.99달러(약 12만원),149.9달러(약 15만원)에 윈도8.1 태블릿을 선보였다.

지난해 출시된 윈도 태블릿은 보급형 제품도 30만원 중후반대에 가격표를 붙이고 나왔다. 지난해 나온 에이서 아이코니아W3만 봐도 379.99(약38만원)에 출시됐다. 단 1년 만에 후속작 출시 가격 200달러이상 낮췄다.

제조사들이 1년 만에 초저가 윈도 태블릿을 내 놓을 수 있었던 이유는 MS의 전 방위 지원 덕분이다. 지난 4월 MS는 9인치 이하 디바이스에 윈도운영체제를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OS를 최적화해 저사양 하드웨어에서도 충분히 구동될 수 있게 하는 기술도 내놨다.

초저가 윈도 태블릿은 OEM 업체들이 MS의 지원을 최대한 활용해 만든 작품이다. 도시바, 에이서 각각 7인치, 8인치 태블릿으로 윈도라이선스 부담을 없앴다. 무료로 제공되는 윈도8.1위드빙(Windows8.1 with bing)은 웹검색 엔진으로 MS 빙이 기본 설정돼 있다는 점 이외에는 일반 윈도8.1과 동일한 기능을 제공한다.

또 MS가 제공하는 윔부트(WIMBoot)라는 기술로 하드웨어 사양을 낮출 수 있었다. 윔부트는 윈도OS가 설치되는 저장공간을 최소화하고 운영될 때 차지하는 메모리도 줄여주는 기술이다.

도시바가 공개한 초저가 윈도8.1 태블릿 앙코르 미니는 메모리 1GB램에 16GB 내부 스토리지를 탑재했다. 에이서는 아이코니아 탭8W는 메모리 1GB램에 32GB 내부 스토리지를 갖췄다.

PC제조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36GB 스토리지에서 윈도8.1을 그냥 설치했다면 사용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저장공간은 5~6GB밖에 남지 않지만 윔부트 기술을 적용한 후 15~16GB까지 여분의 사용 공간이 생긴다. 윈도 설치가 불가능 했던 16GB에서 설치가 가능해 졌다. 부족한 디스크는 MS 오피스365와 함께 무료로 제공되는 1TB 원드라이브 클라우드 저장공간을 활용하면 된다.

다만 메모리 최적화 기술이 적용됐다 해도 1GB램에서 작동이 원활하게 이뤄지기 힘들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OS에서만 500-600MB 정도를 쓰는데 나머지 메모리에서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하려고 하면 퍼포먼스가제대로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한번에 여러 가지 작업을 하는 것도 물론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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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의 공격적인 OEM 정책에는 저가 디바이스 시장에서 재미를 보고 있는 구글과 정면 승부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IDC 발표에 따르면 올해 태블릿 시장은 북미나 유럽 같은 서구 지역에선 성장이 정체되겠지만 신흥 시장에선 12%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흥시장에선 8인치 미만의 소형 태블릿이 낮은 가격을 앞세워 인기를 얻고 있다. MS에게도 저가시장이 매력적인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