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시장에서 지분 확대를 노리는 VM웨어와 스마트폰 제조 업체간 역학 관계가 상호 의존도가 낮아지는 쪽으로 확 바뀌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VM웨어는 스마트폰 제조 업체들이 제품을 출시하기 전 협력하는데 주력했는데, 올해들어서는 출시 후 협력에 중점을 두는 모습이다.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VM웨어 연례 컨퍼런스 ‘VM월드 2014’ 에서도 VM웨어와 스마트폰 제조사간 달라진 역학 관계를 보여주는 메시지들이 쏟아졌다.
VM웨어는 이번 행사에서 최종 사용자 컴퓨팅(End-User Computing: EUC) 솔루션을 핵심 키워드 중 하나로 내세웠다. 예전같았으면 스마트폰 제조사들과의 협력이 강조됐어야 하는데, 올해는 분위기가 달랐다. 단말기 제조업체와의 협력에 관한 이야기가 거의 없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도 VM월드 스폰서로 참석했지만 후원의 급은 예전보다 낮췄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 VM월드2014에서 각각 골드와 실버 등급 스폰서로 참여했다. 두 회사 최상위 등급인 플래티넘스폰서로 나왔던 예전 행사와 비교된다.
VM웨어 솔루션을 탑재한 모바일 디바이스를 경쟁적으로 선보였던 것과 달리 올해 삼성은 메모리 사업과 관련된 내용으로 부스를 꾸렸고 LG전자는 제로클라이언트 모니터를 전시하는 데 그쳤다.
1년 만에 VM웨어와 스마트폰 제조사간 관계에 큰 변화가 생긴 이유는 뭘까? VM웨어가 모바일 기기 관리(MDM) 전문 업체 에어워치를 인수한 것이 결정적인 계기였다. 에어워치를 인수하기전 VM월드 행사에선 VM웨어와 제조사간 협력이 단골메뉴였다.■ 2011년 스마트워크 뜨면서 끈끈해진 협력
스마트워크라는 개념이 막 떠오르기 시작한 시점에 열린 2011년 VM월드에서 발표된 삼성전자, LG전자와 VM웨어간 협력은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기기에 개인용과 업무용 두 가지 운영체제(OS)를 띄워 줄 수 있는 VM웨어 모바일 가상화 기술 ‘호라이즌 모바일’을 탑재해 시장에 내놓겠다는 것이 협력의 골자였다. 기업용 시장에 단말기를 판매하려는 제조사들의 이익과 스마트워크 관리 솔루션을 공급하려는 VM웨어의 이익이 맞아 떨어진 결과다.
VM웨어가 모바일 가상화 플랫폼을 단말기에 탑재하려면 제조 단계부터 사전 협의가 필요했다. 그런만큼 VM웨어와 제조사간 협력은 기술적인 부분부터 시작하는 매우 긴밀한 관계가 요구됐다.
VM웨어와 제조사간 모바일 가상화 협력은 2012년에도 이어졌다. 삼성전자는 2012년 갤럭시S2, 2013에는 갤럭시S3, LG전자는 옵티머스뷰, LG G2에 호라이즌 모바일을 탑재해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 기존 방식으론 성과 없어…VM웨어 새로운 MDM솔루션 도입
이들의 협력관계가 조금씩 느슨해 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부터다. 협력에 투입한 노력 만큼, 성과가 많지 않았던게 이유였다. 발표는 많았지만 의미있는 결과물은 적었다.
지난해 8월 열린 VM월드에서 LG전자와 VM웨어는 호라이즌 모바일을 탑재해 미국 통신사와 손잡고 출시한다고 밝혔고 그후 다른 제조사 스마트폰에도 기술을 임베디드해 출시했지만 정식 출시가 아닌 파일럿 출시 정도에 그쳤다.
지난 2월 VM웨어의 에어워치 인수는 이같은 상황에서 이뤄졌다. 에어워치는 MDM 시장 1위 업체로 VM웨어는 에어워치에 인수 역사상 가장 큰 베팅액인 15억 달러를 투입했다.
호라이즌 모바일이 제조단계에서부터 디바이스에 탑재돼야 했던 것과 달리 에어워치는 운영체제 위에 애플리케이션을 탑재하면 애플리케이션, 콘텐츠, 브라우저, 이메일 기능 등을 개인용과 업무용으로 나눠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 이런 방식은 제조사에 대한 의존도를 크게 낮췄다.
인수 직후 VM웨어의 킷 콜버트 EUC 부분 CTO는 에어워치에 대해 설명하는 글을 올렸다. 포스팅에 따르면 에어워치는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뿐만 아니라 애플TV도 지원한다. 안드로이드를 지원하는 것은 물론 삼성, LG, 모토롤라, 레노버 등 1천 개 이상의 안드로이드 OEM(제조업체)에 맞춰 확장된 API도 지원한다.
디바이스에 대한 대응이 빠르다는 점도 특징이다. 킷 콜버트 CTO는 “지난 4년 동안 에어워치 팀은 iOS5,6,7,7.1, 삼성 녹스, 윈도폰8, 윈도8.1 등 OS 메이저 업데이트가 있을 때 마다 같은 날 에어워치 지원을 릴리즈 했다”고 설명했다.
VM웨어는 이번 'VM월드2014'에서는 에어워치 기술을 결합해 모바일, 데스크톱과 데이터를 한번에 관리 할 수 있는 '워크스페이스 스위트'를 비중있게 소개하며 공개했다.
■ 에어워치로 변화된 VM웨어와 제조사의 관계
에어워치 인수 이후 EUC분야에서 제조사와 VM웨어간 관계는 실질적인 협력 중심으로 바뀌었다. 에어워치로인해 특정 디바이스에 디펜던시(종속)가 없어지면서 VM웨어는 스마트워크 시장에 마케팅적으로 잘 맞는 제조사를 선택할 수 있게 됐다.
기술적으로 맞추고 제조 물량을 계산해야 했던 과거와 달리 순전히 마케팅과 영업적인 협업만 고려하면 되는 사이로 변했다.
유재성 VM웨어코리아 사장은 VM월드2014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제조사와의 협력은 강화하고 있고 과거보다 실질적인 협력 관계로 발전했다”고 설명했다. 또 “VM웨어가 가지고 있는 솔루션 포트폴리오와 한국 제조사들이 가지고 있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위상을 고려해 보면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결과를 내는 협력관계로 발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전 호라이즌 모바일은 제조사가 기기 제조 단계에서 솔루션을 탑재할 지에 대한 키를 쥐고 있었다면 에어워치를 통해 전세가 역전됐다고 볼 수 있다.
삼성 녹스(Knox)처럼 디바이스 업체들이 자체적으로 MDM을 구축하고 있는 흐름은 제조사와 VM웨어 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 3대 혁신 기업 VM웨어 본사 가보니...2014.09.03
- 데스크톱도 온디맨드 시대 열린다2014.09.03
- VM웨어 "에어워치 인수로 BYOD 제대로 지원"2014.09.03
- VM웨어, 에어워치에 15억달러 베팅…왜?2014.09.03
산제이 푸넨 VM웨어 EUC 부문 수석 부사장은 “한국 제조업체들과는 계속해서 강력한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며 제조사들이 자체적으로 MDM을 강화하는 것은 환영할 일이며 에어워치에서 MDM을 강화하는데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앞서 에어워치가 VM웨어에 인수되기 전인 지난해 2월 삼성 녹스와 에어워치는 통합을 발표하기도 했다. 당시 에어워치 CEO 존 마셸은 삼성 녹스는 서드파트 MDM과 통합되며 에어워치가 첫 번째로 MWC를 통해 통합을 발표한다고 말했다. 또 추가적인 보안과 관리 기능을 직원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삼성 SAFE와 녹스 매니지먼트 지원은 옵션으로 제공되며 특히 BYOD 프로그램 동안 기업 데이터 손실을 방지하는데 쓰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