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혁신 기업 VM웨어 본사 가보니...

아이디어 활성화 위한 다양한 제도 눈길

일반입력 :2014/09/01 17:37    수정: 2014/09/01 17:37

<샌프란시스코(미국)=임유경 기자>스탠포드 대학을 중심으로 페이스북, 테슬라, HP, SAP 랩 등 내로라하는 IT기업들이 모여있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팔로알토. 이 곳은 말 그대로 세계 IT산업의 심장부다.

가상화 전문 업체 VM웨어도 팔로알토에 있다. 일반인들에게 VM웨어는 친숙한 이름은 아니지만 x86서버에 처음으로 가상화라는 개념을 도입한 혁신 기업이다.

x86서버 가상화란 쉽게 말해 한 대의 컴퓨터에 여러 개의 운영체제(OS)를 운영할 수 있게 해 마치 물리적으로 여러 대의 컴퓨터처럼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이 아이디어 하나로 VM웨어는 16년 만에 50억 달러 규모의 비즈니스를 일궜다.

28일(현지시간) VM웨어 연례 글로벌 컨퍼런스 ‘VM월드 2014’에 참석한 아태지역 기자들에게 처음으로 VM웨어 캠퍼스가 공개됐다.

지난해 포브스가 꼽은 100대 혁신기업 중 3위에 이름을 올린 VM웨어에는 어떤 특별한 DNA가 있을까? 샌프란시스코에서 한 시간 가량 차를 타고 달려 팔로알토에 위치한 VM웨어 캠퍼스를 방문했다.◆ 12만평 캠퍼스에 피트니스, 치과 등 다양한 복지시설 갖춰

VM웨어는 12만8천500평(105에이커) 규모 부지에 직원 4천5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건물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제약회사 로쉬의 건물을 매입해 캠퍼스를 더 확장하기도 했다.

캠퍼스 곳곳에는 직원들을 위한 복지 시설이 눈에 띈다. 24시간 운영하는 두 개의 피트니스센터, 직원들이 원하면 이용할 수 있는 이동형 이발소, 치과도 있다. 회사측은 건물 마다 직원들이 머리를 식힐 수 있게 게임 룸을 마련하고 각종 장난감과 오락게임기를 구비해놨다.

VM웨어 곳곳에는 거북이 그림의 푯말도 볼수 있다. 거북이 13마리가 자유롭게 돌아다니기 때문에 조심해 달라는 경고의 의미다. 모두 직원들이 키우던 것들이나 동물보호단체에서 맡긴 거북이들이다. 거북이관련 대회를 일년에 두번씩 할 정도로 VM웨어의 거북이 사랑은 남다르다.

VM웨어 직원들은 키우는 강아지를 데리고 사무실에 출근해도 된다. VM웨어는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하도록 교통비를 지원하고 카풀하는 차량에 대한 지원도 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와 캠퍼스를 오가는 셔틀버스도 하루 2차례 운행 중이다.

카페테리아 두 곳에선 다양한 국가의 음식이 제공된다. VM웨어 직원들에겐 식비 50%가 지원된다. 매주 수요일 저녁은 20불 정도의 저렴한 가격으로 식구과 함께 저녁을 테이크아웃 할 수 있다.

VM웨어의 복지는 실리콘밸리 다른 IT기업에 비하면 다소 평범한 편이다. 그러나 일하는 방식에 있어서는 그들만의 스타일이 엿보인다.

◆ 혁신은 뛰어난 한 사람이 만들어 낸 게 아니다

사무실 안쪽으로 들어오자 제일 먼저 눈에 띈 건 전면 통 유리로 된 2층 건물에서 일하고 있는 VM웨어 최고 경영자(COO) 칼 에센바흐다. 그는 기자들을 보고 힘껏 손을 흔들어 보였다. 그의 사무실 왼쪽 편엔 CEO 팻 갤싱어의 방이 있다. 역시 통 유리로 안이 훤히 들여다 보인다. 전세계 2만 명 직원을 컨트롤 하고 있는 최고 임원들의 방은 화이트보드에 회의하며 적은 글씨가 보일 정도로 오픈돼 있다. VM웨어의 혁신 문화에 대해 소개한 폴 스트롱 글로벌사업 CTO는 “VM웨어의 혁신은 회사 구성원 누구나 쉽게 아이디어를 내고 다양한 배경을 가진 구성원들이 자유롭게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에 살을 붙여 구체화 시키는 문화에서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VM웨어는 테크놀로지 기업이지만 기술 혁신은 꼭 엔지니어들에게서만 나온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누구든지 쉽게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편하게 아이디어를 펼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 혁신을 불러 일으키는 핵심 요소를 ‘다양성’으로 보고 있다는 말이다. VM웨어가 혁신이 전사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번 VM월드2014에서 프리뷰 형태로 공개한 파고(Fargo) 프로젝트도 라디오(R&D Innovation Offsite: RADIO)라는 R&D혁신 프로그램을 통해 나왔다. 라디오는 엔지니어들을 회사 밖으로 불러 모아 1주일간 다른 시각으로 문제를 바라 볼 수 있게 한 프로그램이다.

파고는 가상머신 위에서 애플리케이션을 운영하는데 필요한 모든 리소스를 담은 컨테이너를 더 효율 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이다. 차기 VM웨어의 혁신 기술 개발 프로젝트로 꼽힌다.VM웨어는 혁신을 민주화 하는 방법으로 보라톤(Borathon)이라는 사내 해커톤 행사도 열고 있다. 누구나 쉽게 아이디어를 내고 구체화할 수 있게 엔지니어가 아닌 다른 직군에서도 참여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아이디어를 내면 서로 코멘트를 달고 투표를 해서 발전시키는 ‘소셜캐스트’도 운영하고 있다. 또 VM웨어가 제품화 하지 않았지만 고객에게 아이디어 자체로 제공하는 ‘플링(Flings)’이라는 제도도 있다. 사내에서 나온 아이디어들에 대해 선별적으로 자금을 지원해 발전시키기도 한다.

폴 스트롱 글로벌사업 CTO는 “배경이 다양한 더 많은 사람들을 자꾸 연결 시켜주면 아이디어가 더 커지고 구체화되고 더 좋은 것으로 발전한다는 것”이 VM웨어가 생각하는 혁신 방법이라고 말했다.니콜라 에이컷 VM웨어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부사장은 VM웨어 직원들이 공유하고 있는 문화를 EPIC2(Execution, Passion, Integrity, customers, community)라는 줄임 말로 소개했다.

VM웨어가 추구하는 가치가 실행, 열정, 청렴함, 고객, 커뮤니티에 있다는 의미다. 이 말도 전사 직원들이 모여 다양한 가치에 대해 이야기 했고 직원 누군가가 정리해 만들어 냈다. 아래서부터 만들어 졌기 때문에 직원들이 가치를 체화하고 공유할 수 있었다고 니콜라 부사장은 말했다.

VM웨어는 기술적인 프로그램 이외에도 지적인 호기심이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분위기와 공간을 마련해 주고 있다. 예술가를 초청해 강연을 듣는 프로그램인 러프컷(Rough Cut)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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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아이디어를 내는 것처럼 기부하는 것도 누구나 무엇이든 기부를 할 수 있다는 의미도 직원들에게 전파하고 있다. 이번 VM월드에서는 종이 비행기를 날려 비행한 거리만큼 VM웨어가 기부금을 내는 이벤트도 마련했다. 총 2551개 비행기를 날렸고 25만 불을 모금했다.

직원들이 커뮤니티에 봉사할 수 있게 1년에 5일 정도 유급으로 휴가 쓸 수 있게 해주는 제도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