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크롬캐스트, SK텔레콤 스마트미러링, 에브리온TV캐스트 등 HDMI 단자를 활용한 스틱형 OTT 제품이 올해 들어 쏟아져나온다. N스크린 서비스를 국내서 처음 시작한 CJ헬로비전의 티빙까지 가세했다.
별도 유료방송에 가입하지 않고 제휴 콘텐츠를 TV에서 볼 수 있고, 모바일 기기에 저장된 영상이나 사진을 미러링 방식으로 TV에 옮기는 기능은 시중 대부분의 제품이 비슷하다. 그 크기와 모양도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이런 가운데 지난주 CJ헬로비전이 출시한 ‘티빙스틱’은 기존 티빙 서비스가 확보한 5만여편의 콘텐츠와 함께 뛰어난 휴대성과 고사양이 장점인 제품이다.
무엇보다 하드웨어 사양은 높였지만, 경쟁사 제품과 비교해 저렴한 가격대가 눈길을 끈다. 현재 티빙스틱은 인터넷 쇼핑몰인 G마켓에서 5만9천900원에 구입할 수 있다.CJ헬로비전에 따르면, 티빙스틱은 이 회사가 방송 서비스를 위해 내놓은 첫 동글형 하드웨어 제품이지만 3년간의 기술 개발 단계에서 준비했던 시제품 수를 따지면 세 번째 완성품이다.
티빙스틱의 출시까지 뜸을 들인 이유를 두고 임동근 CJ헬로비전 티빙사업팀 과장은 “TV를 시청하는 환경과 수요가 다양해지면서 동글형 OTT 서비스를 하기 위해 적합한 UI 등에 고민이 많았다”며 “어느 정도 OTT 시장이 바뀌더라도 티빙스틱 하나로 수용할 수 있는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과 스마트 미디어 서비스의 확산으로 방송 시청 환경은 급변하고 있다. 극장 스크린 크기를 넘어서 개인이 UHD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는 시대도 성큼 다가왔다.
티빙스틱은 고화질 영상 콘텐츠가 늘어나는 점을 고려해 기기 사양을 개발 단계에서 대폭 강화했다.
임동근 과장은 “경쟁사 제품과 비교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의 동영상 처리 능력이 3배 가량 뛰어나다”면서 “풀HD 화질의 콘텐츠를 무리없이 재생하는 것은 물론 UHD 화질도 감안했다”고 밝혔다.
시스템 메모리 1GB와 함께 4GB의 저장공간을 갖춘 점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이용자가 직접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운영체제와 향후 업데이트 패치를 위한 공간이다.
저장공간 중 실제 티빙스틱이 데이터를 읽고 쓰는 부분은 얼마되지 않는다. 즉 추가 업데이트를 위해 남겨둔 공간이 충분하다는 뜻이다.휴대성을 강조한 점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CJ헬로비전은 경쟁사와 달리 여행지 숙소, 캠핑장과 같은 야외에서 HDMI 연결과 스마트폰 데이터 테더링을 통해 빔프로젝터 등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때문에 스틱형 기기를 감쌀 수 있는 케이스와 끈이 달려있는 디자인이 경쟁작과 차별화를 갖는다. 단순히 작은 크기와 가벼운 무게 뿐만 아니라 제품 디자인으로 휴대성을 갖춘 것이다.
나아가 제품 포장 디자인까지 한껏 신경을 썼다. 고가 스마트폰의 포장 박스와 크게 다르지 않다. ‘선물할 수 있는 TV’라는 마케팅 문구를 내세운 점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가격은 저렴하게 내놓은 편이다. 기기 사양이나 포장 박스까지 고려하면 마진이 경쟁사와 비교해 거의 없는 수준이다.
밑지는 장사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에 임동근 과장은 제품 판매 수익을 고려한 제품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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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과장은 “티빙은 결국 방송 콘텐츠의 유통 플랫폼을 담당하는 사업 모델”이라면서 “조금이라도 더 좋은 제품으로 싸게 공급해 방송 플랫폼의 입지를 키우는게 주요 전략이다”고 말했다.
북미에서 전자책 시장을 꽉 잡고 있는 아마존과 같은 방향이다. 킨들파이어를 내세워 저가 태블릿 시장을 위협했던 아마존처럼, 기기 판매 수익보다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는 이용자 층을 갖추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