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 달 ‘쿨프레소’를 출시하고 이동식 냉방기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붙박이형 가전인 에어컨의 한계를 넘어서 여름 가전 분야에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보겠다는 계획이다.
28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쿨프레소는 그동안 실현될 수 없었던 획기적인 기술로 주목받았지만 소비자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쿨프레소는 삼성전자가 올해 초 새로 개발한 콜라캔 크기의 미니 컴프레서를 적용한 1세대 제품이다.
미니 컴프레서는 기존 제품 대비 무게, 크기를 1/4로 줄인 제품이다. 컴프레서는 찬바람을 만드는 핵심 부분으로 에어컨의 심장이라 불린다.
초소형 컴프레서 개발로 에어컨의 크기를 줄여 이동식 냉방기 개발이 가능해졌다. 작아진 컴프레서를 사용해 실외기 설치 없이 자체 냉매순환기술을 통해 찬바람을 생성한다. 쿨프레소는 가전매장에서 이동식 에어컨 카테고리로 팔리고 있다.
도서관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의 저소음과 선풍기 2대를 켜 놓은 정도의 낮은 에너지 소비로 전기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물론 이런 시도는 삼성이 처음은 아니다.
LG 휘센 미니는 이동식 에어컨 카테고리로 분류되지는 않았지만 스탠드형 에어컨 옆에서 찬바람을 보내주는 송풍기 역할로 보조해왔다. 더불어 제습기와 향균 기능을 수행하면서 양판점에서는 제습기로 분류되었지만, 실제로는 에어컨과 함께 찬바람을 만드는 목적으로 사용하는 송풍기로 인식됐다. 휘센 미니만 따로 판매되기도 했지만 현재는 미국 등 일부 해외에서만 판매되고 있다.
중소기업 제품 중에도 이런 시도가 있었다. 다만 호수를 연결시켜 이동성이 떨어지거나, 자체 냉매순환 기술이 없어 얼음을 넣는 번거로움이 있어야만 찬바람이 나오는 방식이었다.
이런 기존 제품들의 한계를 극복한 것이 바로 삼성이 지난 달 출시한 쿨프레소다.
쿨프레소는 자체 냉매순환 기술을 통해 에어컨과 똑같은 찬바람 생성이 가능하다. 또 호스를 연결하지 않아 이동성의 강점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현재 중소 가전 시장에서 쿨프레소에 대한 반응은 미지근하다. 저가형 에어컨이라고 하기에는 냉방 기능이, 1인용 선풍기라고 하기에는 가격이 비싼 탓이다.
실제 가전 양판점 판매직원들은 캠핑이나 부득이하게 실외기를 설치할 수 없는 경우가 아니라면 쿨프레소보다 중저가 벽걸이형 에어컨을 추천한다면서 중저가 벽걸이형 에어컨이 쿨프레소보다 가격도 더 싸고 더 시원하다고 설명한다.
삼성디지털프라자 판매직원은 쿨프레소는 전체 공간을 시원하게 만들어주는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에어컨을 사려면 쿨프레소가 아닌 벽걸이나 스탠드형 같은 큰 에어컨을 사야한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의 반응 역시 마찬가지다.
삼성디지털프라자에서 만난 한 소비자는 생각했던 것 보다 찬바람 나오는 면적이 적다면서 뒤에서 따뜻한 바람이 더 많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 구매자는 냉풍 토출구가 손바닥만 해 몸 전체에 냉기를 느낄 수 없다며 방문을 닫고 사용하라고 하지만 제품 후면에서 나는 열기로 방안은 온도가 급상승한다고 평했다.
또 다른 구매자는 냉장고 문을 열어두면 냉장고 바로 앞은 시원하지만 방 전체 온도에는 변화가 없는 것과 같다며 1m만 벗어나면 선풍기보다 냉풍기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런 소비자들의 불만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쿨프레소는 에어컨이 아니다. 에어컨은 전체 공간의 온도를 낮춰 시원하게 해주지만, 쿨프레소는 사무실과 같은 공용 공간에서 더 시원함을 느끼고 싶은 사람을 위한 개인용 휴대 냉방기라고 설명했다. 전체공간을 시원하게 하고 싶다면 쿨프레소가 아니라 에어컨을 사야한다는 말이다.
실제로 이 관계자는 “삼성디지털프라자에서는 쿨프레소를 판매하기 전에 꼭 이 제품이 전체 공간을 시원하게 해주는 것이 아니라 바로 앞에서 선풍기 대신 에어컨과 비슷한 냉방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는 사실을 고지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가전 양판점 판매 매니저는 “삼성 쿨프레소를 찾아오는 고객들은 이동식 에어컨이라고 인식하고 온다”며 “물론 선풍기보다 빠르게 시원함을 제공하기 때문에 좋은 반응도 있지만, 에어컨으로 생각하고 찾아온 고객들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뒤에서 열기가 따뜻한 바람으로 나오는 문제 보다 앞에서 찬바람이 나오는 부분이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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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관계자는 “이런 부분이 보완되지 않는다면 신기술 미니 컴프레서를 사용한 1세대 제품이라는 의미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기 힘들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쿨프레소를 비롯해 제품의 보완점에 대해서는 항상 고민하고 있다. 쿨프레소는 미니컴프레서 기술을 적용한 첫 제품이기 때문에 이 경험을 바탕으로 좀 더 발전된 제품을 내놓으려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