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 반도체 회사가 세계 최대 통신용 반도체 업체인 퀄컴을 상대로 상표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퀄컴이 중국에서 무단으로 자사의 상표를 브랜드명으로 사용했다는 이유다.
12일(현지시간) 美 지디넷과 중국 현지 외신에 따르면 상하이가오퉁반도체유한공사는 퀄컴을 상대로 중국 브랜드명인 '가오퉁(高通)'의 사용을 금지해달라는 내용의 상표권 침해 소송을 지난 4월 상하이고급인민법원에 제기했다고 5일 발표했다.
가오퉁은 퀄컴이 자사의 사명인 가오퉁을 불법적으로 사용해 사업적인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약 1억위안(약 163억5천만원)의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퀄컴은 지난 1994년 중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Qualcomm'이라는 영문명과 함께 중국어 사명으로 '卡尔康(Ka Er Kang)'이라는 상표를 등록했다. 하지만 1998년부터 퀄컴은 일부 제품과 서비스에 가오퉁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또 지난 2001년 중국에 설립한 자회사인 퀄컴무선통신기술(Qualcomm Wireless Communications Technology)와 퀄컴무선반도체기술(Qualcomm Wireless Semiconductor Technology)의 중국어 명칭도 모두 가오퉁으로 통칭된다.
상하이가오퉁은 퀄컴의 중국 진출보다 2년 앞선 지난 1992년 설립된 회사로 이미 이에 대한 상표권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퀄컴은 지난 2010년 중국 특허청에 가오퉁 상표권 등록을 시도했지만 이미 등록된 상표가 있다는 이유로 거부당했다.
가오퉁은 지난 2002년 변호인을 통해 퀄컴쪽에 가오퉁이라는 명칭의 사용을 중단해달라는 서한을 보냈지만 퀄컴이 이를 무시한채 계속해서 해당 상표를 사용해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양사는 오랜 기간 상표권 협상을 진행해왔지만 최근 협의가 결렬되면서 결국 분쟁이 소송으로 이어지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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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뤼핑 가오퉁 회장은 중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퀄컴이 상표권의 대가로 겨우 5만위안(약 818만원)을 제안해와 모욕감을 느끼고 협상을 중단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앞서 애플 역시 중국에서 프로뷰라는 업체와 '아이패드' 상표권 소송에 휘말리면서 6천만달러(약 610억5천만원)를 지불하고 분쟁을 마무리한 바 있다.